그릇장 선반 맨 위에서 잠자고 있는 보온도시락을 꺼낸다. 작은 아들은 오늘 점심 도시락으로 부드러운 미역국과 밥을 주문하였다. 미역국!? 수학능력시험을 보는 날의 식사메뉴로는 글자의 어감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 새벽에 일어나 반찬도 밥도 담백하게 준비하여 담는다. 올해 수능시험은 작년보다 조금 늦은 11월 세번째 목요일로 정해졌다. 언어영역이라는 이름이 국
태양력으로 새해는 1월 1일입니다. 달을 중심으로 날을 계산하는 태음력(음력)은 그로부터 약 한 달 여 뒤에 구정명절을 새해로 계산합니다. 교회에는 교회력이 있습니다. 교회력은 다른 말로 예수 그리스도력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예수탄생 2016년을 보내고 새롭게 맞이하는 교회력의 새해는 2016 년 11월 27일입니다. 며칠 전 이었던 11월 27일
은행나무 노란 가로수 길을 걸어간다. 감정적이고 이상적으로 사물을 대하는 마음 상태를 낭만이라고 정의를 내리듯 발아래 나무들의 울음인지 웃음인지 또는 허탈감인지 도무지 알 수 없는 후드득 흘러내리는 모습을 지켜보노라면 나 또한 상념의 눈물 한 방울 더하고 싶다. 나이와 무관하게 마음 안에 소년과 소녀들이 살고 있어 어떤 감정이라도 이입되는 순간 사람들은 눈
사랑에도 길이가 있을까요? 한쪽 끝에서 다른 한쪽 끝까지의 거리가 길이임을 감안한다면 사랑의 길이란 사랑을 시작할 때로부터 마칠 때까지의 시간을 말하는 것이겠지요. ‘긴 사랑’은 맞춤법에는 맞지 않는 말이지만 오랫동안 지속되는 사랑을 말하는 표현입니다. 쉽게 만나고 쉽게 헤어지는 것이 익숙한 현대 사회에서 오랫동안 사랑할 수 있다는 건 참 복된 일입니다.
만삭(滿朔)이란 달이 꽉 찼다는 의미이다. 그런데 삭(朔)이란 글자의 뜻을 찾아보니 “초하루”란 뜻이다. 새롭게 시작되는 한 달의 첫날이기도 하지만 달리 해석을 해보면 온전한 하루를 뜻한다. 그 하루하루가 오롯이 충실한 나날이 거듭 되어야 한 달이 차는 것이다.그리고 그 열 달이 지나야 비로소 우리 생명도 완성이 이루어져 세상에 나올 수 있다. 참으로 경망
때로는 하나님이 참 가혹하시다는 생각이 듭니다. 매년 추수감사절을 11월 셋째 주일로 지키면서 11월에는 한 해 동안 하나님의 돌보심에 감사하자고 설교해야 하는데, 올11월은 감사보다는 분노 혹은 절망이 앞서기 때문입니다. 대한민국의 현재 상황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감사합시다.’라고 말했다가는 현실을 외면하는 목사로 낙인찍힐 것 같은 분위기입니다. 그도 그
초등학교 졸업을 앞둔 둘째가 제게 말합니다. “아빠 이제 곧 중학교에 들어갈 텐데 아무리 생각해봐도 초등학교 때가 좋았던 것 같아요.” 내년에 고3이 되는 큰아이 역시 중학교 시절이 행복했다고 말합니다. 대학을 졸업한 청년들은 대학시절이 좋았다고 하고 취직을 앞두고 마음 졸이는 남자 청년들은 심지어는 군 생활할 때가 좋았다고도 합니다. 결혼 후에는 연애하던
토요일 이른 아침에 순천을 향해 출발했다. TV 속 갈대를 향한 갈망으로 피곤한 줄도 모르고 갔다. 다행스럽게 주말의 고속도로는 한산했다. 4시간을 달려 도착한 곳은 이미 점심때였다. 식당에서 간단히 점심을 해결하고 기대하고 고대하던 갈대밭으로 달려갔다. 가족끼리, 연인끼리, 혹은 친구들과 갈대밭에서 사진을 찍고 웃는 그곳은 눈이 부셨다. 갈대 사이사이에
뿌리로 보아서는 흰 꽃 도라지인지 보라 꽃 도라지인지 알 수가 없다. 지난주에 시골 친구집에 들렀다가 밭에서 방금 캐어 온 도라지 뿌리를 주는 대로사 가지고 왔다. 기침이 잦은 남편에게 약이 될까 하여, 그리고 쌉싸래한 도라지나물도 당겨 가져오긴 하였는데, 이거 원! 다듬는 일이 엄두가 나지 않는다. 평소에 도라지를 구입할 때는 시장에서 허옇게 몽땅 다듬어
성경에서 빛은 어둠을 밝히는 좋은 것으로 묘사되어 있습니다. 예수님은 제자들을 향해서 “너희는 세상의 빛이라”고 말씀하셨고 어떤 곳에서는 예수님 자신을 빛이라고 하셨습니다. 신약성경의 절반이상을 기록한 바울도 에베소 교회에 보내는 편지에서 이제는 빛의 자녀가 되었으니 빛의 자녀들처럼 행하라고 권면하는 가 하면 로마교회에 보내는 편지에는 어둠의 일을 벗고 빛
중국의 어선들이 서해 바다, 우리의 어장에 떼를 지어 들어와 꽃게를 비롯해서 각종 고기들의 씨를 말릴 정도로 마구 잡아가는 행위는 어제 오늘의 얘기가 아니다. 그동안 우리의 해경 경비정이 이들 중국 어선들의 불법어로 현장에 달려가 제지하려 하면 이들 어부들은 쇠파이프, 몽둥이, 망치, 칼등 각종 흉기들 들고 우리 해경을 향해 마구 휘두르는 장면을 TV화면을
10년전 수요일 저녁 풍경입니다. 수요일 저녁예배 마치고 아버지 댁에 들러서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누고 집으로 돌아갑니다. 아버지께서는 성도들이 가져다 주신 쌀을 제게도 나눠 주셨습니다. 20킬로그램은 그리 어렵지 않게 들 수 있는데, 40킬로그램쯤 되면 주차장에서 아파트 입구까지 가는 계단을 오르기가 쉽지만은 않습니다. 무겁습니다. 잘 안하던 일이라서 그런
단풍을 보기 위해 내장산 국립공원을 찾았다. 가을산의 붉은 절경을 기대하면서 떠난 여행이라 마음은 너무나 들떠 있었다. 굽이진 산길을 걸어가면서 내장산 국립공원의 산세에 눌려 심호흡을 다시 했다. 걱정과 격정적인 삶의 무게를 벗어던지고 또한 허세와 헛된 욕망들을 산의 정령들께 경건하게 부려 편안한 사람의 모습으로 돌아오고 싶은 게 내심이기도 한 이번 여행은
무궁화 삼천리 화려강산 우리나라 만세! 한반도 만만세! 가을 문턱에서 한반도는 온통 축제 중이다. 삼천리 방방곡곡이 단풍을 앞세워 비단물결로 변해 가고 있다. 들판엔 아직 황금물결이 넘실거리며 늦은 가을을 장식하듯 붉은 노을을 따라 하루의 일과를 마무리한다. 화려했던 가을 저녁처럼 잠들기 어려웠던 까닭일는지 새로운 하루하루가 온통 축제 분위기로 새날을 맞는
한국 월드비전의 해외 사업장 모니터링으로 아프리카 말라위의 음페레레 지역을 돌아보았습니다. 우리 팀은 총 다섯 명이었습니다. 오래전부터 알고 있는 분들이 아니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아주 오랜 친구처럼 또 선후배처럼 맡겨진 미션을 기쁘게 감당하였습니다. 그곳에서 만난 사람들 역시 최고였습니다. 음페레레 지역 책임자인 오슬리는 우리가 오목사님이라고 부를 정도
요즘 난 ‘미안합니다.’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산다. 주먹만 하던 아이가 커가며 산책을 해야 하는데 강아지를 싫어하는 사람이 그렇게 많은지 몰랐다. “냄새나는 개를 어떻게 집안에 키워?”하고 물어 오시는 분은 참 얌전하신 분이다. 개는 개 냄새가 난다. 사람도 자신 만의 체취가 난다. 다만 사람은 날마다 샤워를 하는데 강아지는 피부가 약해 10일에 한번 목욕
스위스 출신의 천재작가 알랭드 보통의 “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라는 책이 있습니다. 한 남자가 한 여자를 운명적으로 만나게 되고 사랑하게 되고 헤어지는 과정 속에서 얻게 된 통찰들을 24개의 꼭지로 기록한 책입니다. 작가의 천재적인 감수성과 인간 내면에 대한 심리학적인 분석들이 잘 드러나 있습니다. 읽고 나면 사랑에 대해 조금은 더 깊게 생각하게 되는
경북 선산에는 종일 가을비가 내렸다. 아버지 산소에 벌초를 위해 길을 나섰다. 남동생과 작은 언니와 셋이서 기차를 타고 구미역에 내려 장천 가는 시내버스를 타고 한 시간을 가면 시골마을이 있다. 산으로 에워싸여 점점 작아져 가는 마을, 아버지의 흔적을 매년 찾아가는 자식의 발걸음은 오늘도 살아있다. 들길을 지나는 좁은 산길 나무 숲에는 밤과 도토리가 누렇게
예수는 가는 곳마다 그를 곤경에 빠뜨리려는 자들과 만났습니다. 예수께서 하는 일을 못마땅하게 여긴 사람들은 많은 대중앞에서 모욕을 주어서 그의 인기를 떨어뜨리려고 하였던 것입니다. 하루는 이런 일도 있었습니다. 바리새인이라고 불리는 일단의 사람들과 헤롯당원 몇몇이 예수를 찾아왔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그들의 대결을 지켜보고 있는 가운데 바리새인들은 미리 준비
전북 전주에 있는 덕진공원에는 이 지역 사람들이 훌륭한 법조인으로 존경하는 세 분의 삶을 기려 건립된 법조삼성(法曹三聖)의 좌동상이 있다. 이 세 분을 법조상성이라 한 데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었다. 한 분은 순창 출신 김병로 초대 대법원장이시고 또 한 분은 김제출신 김홍섭 전 대법원 판사이시고 다른 한 분은 익산 출신 최대교 전 서울고등검찰청장이시다. 이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