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곳은 비전동에 위치한 족발집. 이제 운영한지 1년 6개월, 정식 간판도 없지만 알음알음 오는 손님들이 줄을 잇는 이곳은 여행을 좋아하는 주인이 독일에서 맛보고 온 족발을 응용해 직접 개발한 특별한 족발전문점이다.

  여행을 좋아하고 음식을 좋아하는 주인은 다른 음식점에서 한 번씩 느꼈던 아쉬운 점들을 보완해 부족함 없는 음식점을 만들어 보기로 결심한다.

  “재료가 좋으면 서비스가 부족하고, 서비스가 좋으면 분위기가 안 좋고... 이런 점들을 항상 느껴왔죠. 그래서 저는 어느 한 부분에서도 손님들이 부족함을 느끼지 않도록 하는 것이 저의 경영 목표입니다”

  그가 생각한 좋은 음식점이란 저렴한 가격, 양질의 음식, 편안한 공간이었다. 그래서인지 ‘비전족발’은 손님이 편안함을 느낄 수 있도록 인테리어에 많은 신경을 쓴 것이 눈에 보인다. 손님들이 소지품을 놓을 수 있게 마련된 공간부터 공기를 생각해 온풍기를 없애고 만든 온돌바닥 등 세심한 부분도 놓치지 않는 주인의 센스가 돋보인다.

   가게 내부에는 일체 플라스틱류는 사용하지 않는다. 나무 또는 흙으로 만든 자기들뿐이다. 음식을 내놓는 그릇부터 조리하는 식기까지 오로지 손님 만을 생각했다. 물병과 물잔 등 쉽게 지나칠 수 있는 사소한 곳까지 이곳에 오는 손님들은 모두 이런 세심함에 반하고 만다.

  그렇다면 가장 중요한 음식의 맛은 어떨까? 이곳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메뉴는 ‘비전학센’이다. 학센은 독일어로 돼지다리를 의미하는데 원래 족발은 유럽에서 더욱 인기가 좋은 음식이라고 한다. 그들의 파티에서 빠지지 않는 음식이 바로 이 족발 이다. 주인은 독일에서 직접 맛본 독일식 족발을 보고 아이디어를 얻었다고 한다. 그는 한국식 족발을 만드는 방법과 결합하여 새롭고 독특한 족발을 창조해 냈다.

   일단 족발은 신선한 국내산 앞다리를 12시간 이상 핏물을 뺀다. 그리고 엄나무와 당귀, 대추 등 오로지 국내산 약재와 된장만을 사용해 끓여 잡냄새를 없앤다.

  이렇게 90여 분간을 삶고 40분간 숙성을 시킨다. 그리고 이틀간 흑맥주에 숙성을 시킨다. 흑맥주는 고기를 부드럽게 해주고 기타 남아있는 잡냄새를 없애며 풍미를 더해주기 때문이다. 그렇게 48시간 숙성을 시킨 후 이제 구워내는 일만이 남았다. 굽는 동안에도 계속 흑맥주를 발라 구워낸다. 이렇게 하면 인공색소를 사용하지 않아도 저절로 맛있는 색감의 족발이 완성된다. 이렇게 갖은 정성이 들어 간 후에야 손님 상에 오를 수 있다. 이토록 정성을 들이는 이유는 단 한 가지. 소스 없이도 고기 자체가 맛 좋은 족발을 만들고 싶었기 때문이다.

 독일식 족발  비전족발 
  실제로 독일손님들이 이 메뉴를 맛보고는 독일식 족발보다 맛있다고 칭찬을 했을 정도이다. 이렇게 특별한 족발을 찍어 먹는 소스 또한 아주 특별하다. 총 세 가지의 소스가 나오는데 검은색 소스와 레몬소스, 레드 소스이다. 검은색 소스는 발사믹 식초와 레드와인, 젓갈 등의 갖가지 소스를 혼합해 무려 7시간 정도 불에 끓여서 만든다. 레몬 소스 또한 유자청과 레몬즙을 혼합해 만드는데 두 소스를 만드는 시간만해도 총 11시간이 걸린다.

  이곳의 특별한 맛은 재료를 아끼지 않는 것, 그리 고 원재료에 충실하는 것 이 두 가지가 관건이다. 양파, 마늘, 대파, 생강 등의 재료를 두 배로 넣으면 다른 조미료는 필요가 없다는 것이 주인의 설명. 음식은 언제나 바르고 건강해야 한다는 것이 이유이다.

  이곳에서 맛볼 수 있는 특별한 메뉴가 또 한가지 있는데 점심에만 파는 갈비탕이다. 이 갈비탕은 만드는 데만 해도 이틀이 걸리는데 기름이 많은 갈비의 기름을 없애기 위해서 삶은 후 기름을 걷어내고 냉장고에 넣어 굳힌 기름을 다시 걷어내는 과정을 6번에 걸쳐서 진행한다.

  이런 과정이 지난 후에야 비로소 갈비탕이 만들어 진다. 그래서 이곳의 갈비탕은 담백하고 깔끔한 맛이 특징이다. 가격은 단돈 6천 원이며 밥까지 무한 리필로 제공된다.

  후식으로는 주인이 직접 만든 차가 준비되어 있는 데 추운 겨울을 위해 생강과 배를 끓인 생강차와 대추차, 당귀차 등을 마련해 놓았다. 음식을 다 먹은 후 식당의 문을 나서는 순간까지 손님의 마음을 사로잡는 주인의 배려이다.

  이곳의 또 한가지 특이한 점은 오픈식 주방인데, 손님들이 음식 만드는 과정을 직접 지켜보고 믿음을 가지게 하기 위해서란다. 스스로도 손님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음식을 만드니 더욱 신경쓸 수밖에 없다는 것이 주인의 생각이다.

  이렇듯 오로지 손님을 위해 아낌없는 정성이 있는 곳. 건강하고 정성된 음식만이 손님상에 오를 수 있다는 주인의 마음을 닮은 곳. 오늘의 저녁은 이 곳에서 풍미 가득한 족발을 마음 놓고 즐겨도 좋을 것 같다.

비전족발   경기 평택시 문화촌로11번길 7 ☏ 031)618-2525
메        뉴   비전학센 38,000원 비전바흐(보쌈) 32,000원 반반족발(정통족발+매운양념족발) 45,000원
                      비전족발 대(大) 34,000원 / 중(中) 29,000원 냉채족발 34,000원
점심메뉴  갈비탕 6,000원 오징어덮밥(2인이상) 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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