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택시청 공원 녹지과장 및 진위면장 퇴직
성균관 유도회 평택지부 한문전임 강사
평택시립도서관, 안중도서관, 평택남부노인 복지회관,
팽성노인 복지회관 등에서 10년간 한문 강의 (과목: 동
몽선습, 사자소학, 소학, 대학, 논어, 맹자, 중용, 한문
문법, 고사성어 등)



  일장춘몽(一場春夢)의 뜻은 한바탕의 봄꿈이라는 뜻으로, 인생의 부귀영화가 덧없이 사라짐을 비유하는 말이다. 출세하여 돈 많이 벌고 권력이 아무리 좋다 하더라도 죽게 되면 한 줌의 흙으로 돌아가는 허무한 인생을 비유하기도 한다.

  일장춘몽은 송대(宋代)의 후청록(侯鯖錄)에서 유래한 말이다. 이와 유사한 말로 남가태 수전(南柯太守傳)의 ‘남가일몽(南柯一夢)’과 함께 침중기(枕中記)의 ‘한단지몽(邯鄲之夢)’ 이 있다. 남가태수전은 당(唐)나라의 이공좌(李公佐)가 지은 전기(傳奇)소설이다.

  순우분이라는 사람이 술에 취하여 선잠이 들었다. 그는 꿈속에서 괴안국(槐安國) 사신의 초청으로 집 마당의 홰나무 구멍 속으로 들어갔다. 그곳에서 왕녀와 결혼하고 남가군(南柯郡)의 태수(太守)가 되어 호강을 누렸다. 왕녀가 죽어 고향으로 돌아와 깨어보니 자기 집이 었다. 마당으로 내려가 홰나무를 조사해 보니 꿈속에서의 나라와 같은 개미의 나라가 있었다. 꿈이란 허탈한 것이다.

  한단지몽(邯鄲之夢)은 역시 당나라의 심기제(沈旣濟)가 지은 전기소설이다. 옛날 중국의 당나라에 노생(老生)이라는 사람이 있었는데 그는 큰 부자가 되는 것이 소원이요 출세하여 이름을 날리는 것이 소원이며, 예쁜 아내를 얻어 아들, 딸 낳고 영화롭게 사는 것이 소원이 었다.

  어느 날 노생은 한단(邯鄲) 지방으로 사냥하러 가다가 신선도(神仙道)를 닦는 여웅(呂翁) 을 만나 자기의 소원을 하소연하였다. 묵묵히 듣고 있던 그 할아버지는 배낭 속에서 목침 (木枕)을 꺼내주면서 쉬기를 권하였다. “고단 할 테니 이 목침을 베고 잠깐 눈을 붙이게 나는 밥을 준비할 테니” 목침을 베고 누운 노생은 금방 잠이 들었고, 그 순간부터 그의 인생은 새롭게 전개되었다.

  그의 소원대로 과거에 급제하여 높은 벼슬을 얻고 절세미모의 여인을 아내로 맞이하여 아들딸 낳고 부귀영화를 누리면서 참으로 행복하게 살았던 것이다. 그것도 무려 80년의 세월이라고 한다. 그런데 누군가가 “밥 먹게” 하는 소리에 눈을 번쩍 떠보니 모두가 한바탕의 꿈이었다. 80년 동안의 부귀영화가 잠깐 밥 짓는 사이에 꿈이었던 것이다.

  여기에 나타난 꿈의 공통점은 모두 인생의 덧없음을 암시한다는 것이다. 현실과 꿈의 세계에서 갈피를 못 잡는 주인공의 모습만이 있다. 혼돈 속에 꿈꾸는 인간의 운명은 얼마나 허무한 것이며, 그동안 추구한 부귀영화는 또 얼마나 덧없는 것이었던가. 사람의 일생은 한바탕 봄꿈에 지나지 않는 것이다. 미국 보스턴주의 뉴포트에는 어업에 종사하던 부자가 지었다는 어마 어마한 집이 있다.

  그는 8년 동안 세계 각처를 다니며 최고급 대리석을 비롯한 좋은 건축자재를 모았고, 10 년 동안 온갖 심혈을 기울여 초대형 호화별장을 완성 시켰다.

  그 뒤 그는 얼마나 오랫동안 호화별장에서 살았을까? 불과 8개월 만에 죽고 말았다니 얼마나 억울한가. 더욱이 그는 뒤를 이을 사람이 없는 독신자였기 때문에, 죽자마자 그 호화 별장은 보스턴주 정부로 넘어가게 되었다.

  하지만 주(州) 정부도 그 집을 유지하는데 필요한 경비를 감당할 수가 없어, 관광객들에게 집을 공개하여 관광수입을 올리기로 결정하였다고 하니 “2미터도 되지 않는 몸뚱이를 겨우 8개월 동안 살기 위해 그렇게 많은 돈을 들여 집을 짓다니.”.. 가만히 주변을 둘러보면 이 세편의 이야기처럼 사는 사람들이 너무나 많다.

  인생은 일장춘몽인데 한 푼이라도 더 벌려고 발버둥 치고 한 단계라도 더 높이 오르려고 온갖 부정한 방법을 사용하다가 세인의 비웃음을 받으며 감옥으로 가는 그 사람들을 바라 보라. 모두가 고개를 푹 숙이고 있지 않은가? 아무리 많은 것을 가지고 있다 해도 입고 갈 수의에는 주머니가 없으니 모두 버리고 갈 수밖에 없는 것을 손가락질 받으며 살아야만 하겠는가? 이 짧은 세상 살아가면서 베풀고, 양보하고, 덕을 쌓으며 정의롭게 살다가 죽어야 이름이 남을 것이다. 어차피 인생은 일장춘몽이요 공수래 공수거(空手來 空手去) 이다.

漢字 뜻풀이   場 마당 장, 春 봄 춘, 夢 꿈 몽, 侯 임금 후, 鯖 청어 청, 柯 나뭇가지 가, 枕 베개 침, 邯 마을 이름 한, 鄲 조나라 서울 단, 槐 홰나무 괴, 翁 늙은이 옹, 空手來空手去 빈손으로 태어나 빈손으로 죽는다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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