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미 베네수엘라는 19세기 초 독립국이 된 후 세계 5위의 석유 산유국의 지위와 풍부한 천연 자원으로 특별히 산업을 일으키지 않아도 될 만큼 부유한 국가 였다.

  하지만 내분(內紛)·독재와 정정(政情) 불안정으로 제2차 세계대전 직후까지 군인 지배 시대가 계속되면서, 부의 불평등한 분배로 인해 인구의 80%는 여전히 빈민으로 살아가고 있었다.

  이 가난 속에서 살아가는 저소득층 가정의 아이들 중에는 총을 소지하며 술과 마약을 판매하는 등 사회적으로 많은 문제가 발생 되었다.

  이런 가운데 1975년 베네 수엘라 카라카스에서 경제학자이자 오르가니스트인 Jose Antonio Abreu(호세 안토니오 아브레우) 박사는 어려운 환경의 아동,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마약이나 총 대신 악기를 무상으로 제공하고, 음악을 가르쳐 주는 예술교육 시스템 ‘엘 시스 테마(El Sistema)’를 처음 창시 하게 된다.

  처음 빈민촌 아이들 10여 명으로 시작했던 음악 교육원이 이제는 30여만 명의 음악가를 배출, 120여 개의 청소년 오케스트라로 성장되어 베네수엘라는 물론 전 세계에 그 감동을 전해 주고 있다.

  특히 마약과 범죄에 노출되기 쉬운 아이들에게 음악 교육을 통해 보호하는 역할을 해, 전 세계적인 사회교육의 모범 사례로 꼽힌다.

  우리나라에서는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에서 베네수엘라 ‘엘 시스테마(El Sistema)’와 협약을 맺고 한국형 ‘엘 시스테마’ 인 ‘꿈의 오케스트라’라는 이름으로 2010년 8개 지역을 시범적으로 시작하여 현재는 33개 지자체 및 문화재단에서 운영되고 있다.

  평택에서도 지난 2013년 평택문화원이 공모에 선정돼 국비와 시비를 포함, 연간 1억 5천만 원의 예산으로 청소년문화센터와 북부복지타운에서 취약계층을 포함한 120명의 학생을 대상으로 매주 2회에 걸쳐 두 시간 씩 수업을 하며 필요한 모든 과정은 무료로 이뤄진다고 한다.

  김은호 평택문화원장은 “오케스트라의 수업은 음악적 성취가 궁극적인 목적이 아니라 그를 통한 아동의 자존감 고취와 지역사회의 문화공동체 활성화를 목적으로 교육 프로그램 및 특별 프로그램을 구성하여 취약 계층 또는 문화적 기반이 약한 아동들이 함께 어우러져 지역공동체의 건강한 일원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사회통합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며 지자체와 지역사회의 많은 관심을 당부하고 있다.

  예전과 달리 최근 고교 2, 3학년 과정에서 음악, 미술 과목이 제외되고 각종 경연 대회의 입상 전력이 학생기록부의 등재가 불가 되면서 학생과 학부모의 예능교육에 대한 관심이 점차 시들해지고 있는 중에 꿈의 오케스트라’와 같은 사회적 통합을 위한 공적 교육은 매우 바람직한 일이다.

  경제와 교육, 더불어 문화, 예술의 도시로 발전해 나갈 평택시에 우리 아이들의 행복한 미래를 위해 앞서 살고 있는 우리는 무엇을 해줄 수 있는지 다시 한 번 생각해 볼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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