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때 전 세계가 동서로 갈라져 이념 대결을 하며 냉전 체제로 갔던 시대가 있었다. 이 시절에는 서로 이념이 다른 국가 간에는 국교도 교류도 없었고 일반인들은 여행도 금지되었다. 그러다가 이 이념의 한 축인 우두머리였던 소련이 붕괴되면서 동서 냉전체계는 무너지고 평화 공존의 시대로 지금에 이른 것이다. 그러나 아직도 지구촌 구석구석에서는 내전과 대립으로 긴장 분위기 속에 앞을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다. 그 중에 한 곳인 한반도. 여전히 이념과 체제의 대립 속에서 말로는 평화 통일을 부르짖으면서도 군사적 위협은 날로 심해져 가고 있는 실정이다
지금 우리 대한민국은 경제, 정치, 문화, 사회 각 분야에서 세계에서 유례없는 단시일 내에 급성장을 한 나라로, 자타가 인정하는 선진국 대열에 선 나라가 되었다. 우리의 뿌리가 지구 곳곳에 안 내린 곳이 없고 우리의 발길이 안 닿은 곳이 없을 만큼 우리의 국력은 막강해 진 것이다. 일반 시민들도 세계어느 곳이든 자유롭게 여행도 하고 유학도 하고 의지에 따라서는 이민도 갈 수 있다. 반면 외국인들의 귀화와 여러 형태로의 입국 체류도 허용되는 등 다문화 국가가 될 정도로 개방된 나라가 되었다.
그러나 북한은 어떤가? 세계 최빈국 대열에 끼어 인민들의 최소한의 식생활마저도 위협을 받는 처지가 되지 않았는가. 저들 자신이 ‘고난의 행군’이라고 표현했지만, 이때 200만 명이나 아사한 것은 이미 알려진 사실이다. 지금도 인권 탄압과 굶주림에 못 견디어 사선을 넘어 탈북이 이어지고 있지 않은가. 그런 가운데서도 군사력을 계속 증강하여 군사력 면에서는 우리보다 앞서며 세계적으로도 선두그룹에 서 있을 정도다. 과연 무엇을 위해 인민의 삶은 도탄에 빠트리며 오직 군사력 강화에만 집중하며 외부 세계와 단절된 폐쇄국가로 전락하고 있는가. 이는 오직 그들의 낡아 빠진 이념과 3대 세습체제 유지 때문이 아니겠는가.
그쪽은 그렇다 치고 우리 대한민국 내에서는 이 땅에서 태어나서 자라고 교육받고 이 나라의 모든 혜택을 받으며 이 나라의 문화 환경에서 살아 왔고 지금도 살고 있는 사람들이건만, 어째서 이 나라를 부정하고 마치 북쪽이 조국인양 그 체제를 흠모하고 그 사상에 젖어 단체를 조직하고 버젓이 그 노선을 따라 활동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인가.
며칠 전 범민련 남측본부 부의장이라는 인사가 법을 어기면서까지 중국을 통해 북한에 입국하여 석 달가량 머물다가 판문점을 통해 입국하는 모습을 TV를 통해 보았다. 그는 북한 각지를 다니며 남한을 비방하고 북한 3대 세습체제를 찬양하는 발언을 하고 글귀도 남기고 김정일 영전에 가서 애도의 조문을 하는 등 감동과 감격의 나날을 보내다가 올 때는 버젓이 판문점을 통해 저들의 열렬한 전송을 받으며 넘어 왔다. 거기까지는 좋았으나 분계선을 넘자 대기하고 있던 통일부 연락관들에 의해 양팔이 끼어 당긴 채 끌리듯 끌려나오는 모습을 보면서 연민과 분개의 마음이 교차했다. 그의 신병은 곧 우리 공안당국에 넘겨져 조사를 받고 법에 따라 처벌을 받을 게 뻔한 일이다.
그도 처자식이 있는 가장이겠거늘 이런 결과를 예측했을 것임에도 어찌 이런 행동을 할 수 있었을까? 대한민국의 보통 국민으로서는 상상도 못할 일이다. 이에 앞서 한상렬 목사, 더 멀리는 임수경 등도 이런 전철을 밟았다. 이들은 마치 일제 강점기 때 부모 처자식도 버리고 자신을 희생한 채 오직 국가와 민족을 위해 일제에 항거한 독립투사와 같은 모습이다. 그렇다면 그들의 조국은 어디인가? 북한인가? 그 곳이 조국이고 그 곳이 좋다면 그 곳에 가서 살면 되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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