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평택시청 공원 녹지과장 및 진위면장 퇴직
* 성균관 유도회 평택지부 한문전임 강사
* 평택시립도서관, 안중도서관, 평택남부노인 복지회관,
   팽성노인 복지회관 등에서 10년간 한문 강의 (과목: 동
   몽선습, 사자소학, 소학, 대학, 논어, 맹자, 중용, 한문
   문법, 고사성어 등)


  목불견첩(目不見睫)은 자기 눈으로 자기 눈썹을 보지 못한다는 말이다. 이것은 자신(自身)의 허물을 잘 알지 못하고 남의 허물을 잘 안다는 것을 비유한 말이다.

  이 고사의 유래는 중국의 한비자(韓非子)라는 책의 유노편(喩老篇)에 나오는 말이다. 내용은 춘추시대, 초(楚)나라 장왕(莊王)이 월(越)나라의 내부 혼란을 틈타 월나라를 공격하려고 하였다. 이때 신하인 두자(杜子)가 장왕에게 간언하기를 "왕께서 월나라를 치려고 하신다는 말을 들었는데, 사실입니까?"하니 장왕이 대답하였다. "지금 월나라는 내부 혼란으로 병력이 약화되었기 때문에 공격하기 좋은 기회다.

  " 두자는 웃으면서 장왕에게 말했다. “왕께서 잘못 생각하신 것입니다. 신은 어리석은 사람입니다만, 사람의 지혜라는 것은 눈과 같아서 [신우환지지여목야(臣愚患智之如目也)], 능히 백 걸음 밖을 내다 볼 수는 있으나 자기의 눈썹은 보지 못합니다[능견백보지외이 불능자견기첩(能見百步之外而不能自見其睫)]. 지금 왕의 군대는 진(晉)과 진(秦)나라에게 패 하여[왕지병자패어진.진(王之兵 自敗於秦·晉)] 수 백리의 땅을 잃었는데, 이것은 병력이 약하다는 증거입니다[상지수백리 차병지약화(喪地數百里 此兵之弱也)]. 또한 나라 안에는 장교(莊蹻)와 같은 도적들이 날뛰고 있어도 이를 막지 못하고 있습니다[장교위도어경내이 리불능금(莊蹻爲盜於境內而吏不能禁)]. 이것은 정치가 어지럽고 왕의 군대가 약하여 혼란한 것이며[차정지란야 왕지약란(此政之亂也 王之弱亂)], 월나라 무력만 못한데도 월나라를 정벌하시겠다고 하시는 것은[비월지무야이욕벌월(非越之武也而欲伐越)], 이것은 눈이 눈썹을 보지 못함과 같습니다.[차여목불견첩야(此如目不見睫也)]” “이에 장왕은 신하 두자의 간언을 듣고 월나라 공격을 포기하였다[왕내지(王乃止)].”고 합니다. 여기에서 목불견첩 (目不見睫)이라는 고사성어가 유래 된 것이다.

  우리속담에 “등잔 밑이 어둡다[등하불명(燈下不明)].” 내 똥은 구린 줄 모른다[자시불각취(自屎不覺臭: 자기 똥은 냄새를 느끼지 못한다)]와 같으며,

  또 명심보감(明心寶鑑) 성심편(省心篇)에 “불한자가급승단(不恨自家汲繩短: 나의 집의 물 퍼 올리는 바가지 줄이 짧은 것을 한탄 하지 않고)이요, 지한타가고정심(只恨他家苦井深: 다만 남의 집 우물이 깊다고만 한탄한다)이로다.” 와 같이 자기 잘못을 탓하지 않고 남의 잘못만 말하는 것을 목불견첩이라고 한다.

  우리나라에는 장관급 이상은 대통령이 임명하지만 사전에 국회의원이 자질을 검증한 후 큰 문제점이 없으면 대통령이 임명하도록 되어있다. 자질 검증은 청문회를 열어 국회의원이 장관급 후보자에게 일문일답 형식으로 청문회를 연다. 그런데 어떤 국회의원은 죄인을 심문하듯 호통도 하고 거친 언어로 질문을 하고 있다. 질문자는 자신의 잘못은 생각지 않고 남의 잘못만 헐뜯고 있는 것을 보면 우리 속담에 “똥 묻은 개가 겨 묻은 개 나무란다”와 같다. 바로 이것을 “목불견첩”이라고 할 수 있다.

   명심보감(明心寶鑑)의 존심편(存心篇)에 보면 범충선공(范忠宣公)이 제자에게 훈계하기를 “인수지우 책인즉명(人雖至愚 責人則明: 사람은 비록 어리석더라도 남을 꾸짖는데는 밝고), 수유총명 서기즉혼(雖有聰明 恕己則昏: 비록 총명함이 있더라도 자기 잘못을 용서 하는 것은 어두우니), 이조 단당이책인지심 책기(爾曹 但當以責人之心 責己 :너희들은 다만 마땅히 남을 꾸짖는 마음으로 자기잘못을 책망하고), 서기지심서인(恕己之心 恕人: 나의 잘못을 내가 용서하는 마음으로 남을 용서한다면), 불환부도성현지위야(不患不到聖賢地位也: 성현의 지위에 이르지 못할까봐 근심하지 않아도 자연히 성현이 되니라),”라고 훈계하였다.

  누구든지 자기 잘못은 생각지 않고 남의 잘못만 말하기 좋아하고 내 잘못은 너그럽게 덮어두고 남의 잘못만 파헤쳐 꾸짖는 것은 적반하장(賊反荷杖)하는 격이라고 본다.

  그러므로 청문회는 역지사지(易地思之)하는 마음으로 예의 있는 발언이 필요하다고 생각되어 금주에는 목불견첩을 오늘의 고사로 정하였다.

 漢字 뜻풀이 目 눈 목, 不 아니 불, 見 볼 견, 睫 속눈썹 첩

저작권자 © 평안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