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원전 13세기쯤 그리스는 트로이로 쳐들어간다.

  전쟁을 일으키게 된 원인은 다양하지만 그중에서 가장 신빙성이 가는 설은 그리스의 왕비 헬레네를 트로이 왕자 파리스가 유괴 하자 아내를 빼앗긴 메넬라오스 가 형 아가멜논과 함께 트로이를 침공했다는 내용인듯 하다.

  10년동안이나 계속된 이 전쟁은 오디세우스의 계책으로 그리스군의 승리로 끝나게 된다. 그리스군은 거대한 목마를 남기고 철수하는 위장전술을 폈고, 이에 속아 넘어간 트로이군은 목마를 성 안으로 들여 놓고 승리의 기쁨에 취하게 된다. 새벽이 되어 목마 안에 숨어 있던 오디세우스 등이 빠져 나와 성문을 열어 주었고 그리 스군이 쳐들어와 트로이성은 함락되었다.

  이것이 그 유명한 트로이 전쟁이고, 이때 등장하는 ‘트로이의 목마’는 외부에서 들어온 요인에 의해 내부가 무너지는 것을 가리킬 때 쓰여지게 되었다.

  이렇게 장황하게 ‘트로이 전쟁’ 과 ‘트로이의 목마’에 대해 설명한 것은 얼마전에 있었던 평택시의 승진과 전보인사를 두고 시중에 떠도는 비아냥 거림에 대해 다뤄 보려는 이유 때문이다.

  평택시는 2015년 1월 6일자로 4급 국장 5명, 5급 과장 13명, 6급 팀장 23명, 7급 주무관 36명, 8급 주무관 36명 등 총 113명의 승진자 명단을 발표하고, 4~5급 국,과장 36명에 대한 전보인사를 단행 했다고 밝혔다.

  평택시 개청이후 가장 큰 규모의 승진인사였던 이번 인사에 대해 평택시는 “여성공무원의 약진과 경력직공무원과 소수직렬에 대한 배려, 젊고 유능한 인재의 발탁을 강조하며 내편 네편 구분없이 능력과 적극적인 마인드를 가진 젊은 읍·면·동장을 과감하게 발탁시키는 탕평인사를 단행 했다”고 밝히고 나섰다.

  이에 대해 전직 국장이었던 A 씨는 “관례적인 인사경로와 직책경험 등을 무시한 이런 인사는 듣도 보도 못했다며, 전임 시장때부터 요직을 두루 거치며 인사청탁에 능한 정치적 성향의 일부 공무원들이 승진하고 영전 하는 것에 대해 도저히 납득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으며, 지 난 지방선거에서 공시장을 지지 했다는 B씨는 “이번 인사에서 우대받은 공무원들 중 상당수는 지난 선거에서 노골적으로 정치적 편향성을 보인바 있다”며 “적어도 정치적 중립성을 훼손한 공무원들이 승진하고 우대받 는 일이 있어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

  물론 내편 네편 구분없이 탕평 인사를 펼치겠다는 공시장의 인사정책에 대해 비판할 생각은 없다. 하지만 탕평이라는 미명하에 공무원의 신분과 본분을 망각 하고, 정치적 중립성을 훼손했거나 자신의 ‘입신영달’만을 꿈꾸며 이리 붙었다 저리 붙었다하는 자들을 중용하여 시민을 불행하게 하는 사태가 발생한다면 자칫 3000여년전의 ‘트로이의 목마’ 와 같은 돌이킬수 없는 부메랑이 되어 돌아오지 않을까 하는 염려가 기우가 아니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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