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 신문이 발간되어 읽힐즈음에는 지방선거를 통해 새로운 일꾼들이 이미 세워졌으리라 생각합니다. 세월호 참사로 인해 유세기간이 짧았기 때문에 급하게 자신을 알려야 하는 어떤 후보들은 여러 가지 무리수를 두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매번 선거 때마다 지적되는 일입니다만, 후보 들의 공약을 자세히 알 수 없었다는 점에서 아쉬움이 많이 남습 니다. 또, 여러 가지 선거의 과정 에서 진행된 무리수들로 인해서 불편한 마음이 여전히 있습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선거가 치러 지기 전에 벌어지는 그런 공방들은 오히려 그 후보를 더 자세히 볼 수 있는 기회도 되기 때문에 긍정적인 측면도 있습니다.

이번 선거에는 가족들을 동 원하여 상대 후보를 비방하는 일들이 많았습니다. 심한 일이지요. 하지만 다소 치사한(?) 그런 일들까지 선거의 한 부분 입니다. 세계 어느 곳이든 완벽 하게 포지티브한 공약만 있는 선거는 없습니다. 관건은 선거후에도 계속 그래 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선거 전에는 각종 방법을 동원하여 후 보의 결점을 지적할 수도 있고 흠집을 낼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렇게 최선을 다해서 선거에 임했다가 자신이 떨어졌으면 깨끗 하게 사과하고 그걸 받아들여야 합니다. 선거에 참여해서 떨어진 바로 그 사람이 피켓을 들고 부정선거 운운하는 모습은 눈 뜨고 보아줄 수 없는 추태입니다. 국민을 우롱하는 처사입니다. 자기 철학과 자기 세계관이 국민보다 더 우위에 있다고 생각하는 교만입니다. 우리는 가까운 역사 속 에서 ‘경선불복’이라는 못된 짓을 한 사람들이 어떻게 대한민국 정 치에서 떠나게 되었는지를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국민의 투표로 새 일꾼이 선출된 이상, 이제는 그 지도자들이 잘 일할 수 있도록 힘을 모아 도와야 합니다.

돕는 길은 여러 가지입니다. 찬성하여 도울 수도 있고, 반대하여 도울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어떤 경우에도 지도자들은 대한민국 국민이 세운 일꾼임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나는 새로 세워진 지도자들에게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특별히 개신교회의 목사로서 성경 속의 이야기를 근거로 한 가지만 부탁하려고 합니다. 부디 섬기는 지도자가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성경 말씀에 남 에게 대접을 받으려면 먼저 남을 대접하라는 말씀이 있습니다. 국 민이 지도자를 일방적으로 섬기 는 시대는 지났고, 지도자가 국민을 일방적으로 섬기겠다는 것 도 그저 공허한 소리일 확률이 높 습니다. 서로 섬겨야 합니다. ‘서로 섬김’을 위해서 우리는 세워진 지도자를 우리의 지도자 로 인정해야 하고, 지도자들은 국민 앞에 머리를 숙여야 합니 다. 그래야 서로 섬기는 것입니다.

제발 목숨 걸고 화재진압하는 소방관들 또는 매일 국민들의 원성을 들으면서도 웃음으로 일하는 공무원들에게 전화 걸어서 자기 목소리 못 알아듣는다고 타박하고 그러지 마십시오. 당신이 근무자세를 점검하겠다는 바 로 그 사람으로부터 당신이 가진 권력이 나왔습니다. 부디 가까운 곳으로부터 먼저 섬기는 지도자가 되시기를 기대해 봅니다.

기독교인들은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서 산다’라는 말을 많이 합니다. 이 고백의 이면에는 ‘모든 것이 하나님으로부터 왔다’는 고백이 있습니다. 모든 것이 하나님으로부터 왔기 때문에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서 살겠다는 것 입니다. 똑같은 논리로 모든 권력은 국민들로부터 나왔습니다. 마땅히 국민들을 위해 사용되어 야 합니다. 그래야 좋은 지도자 입니다.

무더위가 시작되었습니다. 국민들의 마음을 시원하게 해 줄 얼음냉수 같은 충성된 일꾼으로, 감동을 주는 지도자로 이 나라 대한민국을 4년 동안 잘 이끌어 가시기를 기대합니다. 기도로 돕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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