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의 여왕 오월이 찾아왔다. 초록빛 신록을 찾아 들로 산으로 마실 다녀야 하는 이 계절에 우리 가족 나들이 장소로 적당한 곳은 어딜까? 유럽식 정원, 예술공원, 대문호의 숨결이 깃든 문학의공간 그리고 목가적인 풍경이 눈앞에 펼쳐지는 종마목장까지. 싱그러운 오월을 만끽할 수 있는 나들이 터를 추려 보았다.

 
 

 굴봉산 자락에서 만나는 유럽식 정원

마치 철지난 대중가요의 노래 제목처럼‘춘천 가는 기차’는 여전히 북 한강을 따라 흐른다. 복선화로 인해 예전의 낭만은 퇴색했지만 달캉달 캉 경춘선 열차가 지나는 춘천 초입의 북한강변에는 남이섬을 비롯해 자라섬, 경강역 레일바이크, 강촌유원지등 새록새록 추억을 되새김질 할만한 명소들이 줄을 잇는다. 그중에서도 신경춘선 터널이 뚫린 굴봉 산 자락에는 3년 전인 지난 2011년에 문을 연 유럽식 정원 제이드가든 이 가장 눈에 띈다. 춘천시 남산면에 들어선 제이드가든 수목원은‘숲 속의 작은 유럽’을 테마로 만든 이국적인 정원으로 영국식 보더가든,이탤리언 가든, 키친가든, 고산온실 등 유럽 각국을 대표하는정원들로 가득하다. 제이드가든의 가 장 큰 미덕은 다양한 산책로가 조성돼 있다는 점이다. 맑은 물이 졸졸 흐르는 계곡을 따라 나무내음길, 단풍나무길, 숲속바람길 등 거미줄처럼 얽 혀있는 탐방로들은 저마다 다른 풍경을 선보이며 사람들을 맞이한다. 또 한 수목원 입구에 있는 레스토랑에서는 강원도 곳곳에서 가져온 청정 식 재료로 만든 다양한 메뉴를 선보이고 있다. 산나물 숙채 비빔밥, 연잎밥, 닭갈비 막국수 정식, 양지머리 버섯국 밥 등의 먹거리가 있다.

POINT  춘천 제이든 가든 / 강원 춘천시 남산면 서천리 햇골길 80 / 어른 8천원, 어린이 5천원 / 033-2608-300 www.jadegarden.kr

 

 
 

낙후된 유원지에서 지붕 없는 미술관으로 변신

과거 안양유원지로 불렸던 안양예술공원 일대는 관악산과 삼성산 사이 를 흐르는 물 맑은 계곡을 따라 포도밭으로 가득했다고 한다. 포도밭이 점 차 사라져 가고 1950년대 이후로 행락객들이 몰려들면서 계곡 주변에는 무허가 음식점과 유흥업소들이 난무했고 안양유원지는 낙후된 유원지들의 전철을밟으며 시민들의 기억 속에서 잊혀져 갔다. 안양유원지에 변화 의 바람이 불기 시작한 것은 지난 2007년 공공예술프로젝트가 진행되면 서부터다. 안양시는 이 프로젝트를 통해 안양유원지의 아름다웠던 옛 모 습을 되찾고 더불어 시민들에게 휴식공간으로 되돌려 주었다. 무질서하 던 상가들은 말끔히 정리되고 인공폭포, 야외무대, 산책로, 야간조명시설 등을 설치했다. 또한 1평 타워, 하늘다락방, 물고기의 눈물이 호수로 떨어 지다 등 유명작가들의 독특한 예술작품 54점을 곳곳에 설치해 휴식과 예 술이 공존하는 공공의 공간으로서의 역할을 강화했다. 그 결과 발길을 끊 었던 시민들이 다시 찾아오는 것은 물론 안양예술공원의 명성이 입소문을 타고 전해지면서 수도권 곳곳에서 찾아오는 외지인들의 수가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지금은 주말에는 발 디딜 틈도 없을 만큼 많은 사람들이 찾는 안양 최고의 명소로 자리매김했다.

POINT  안양 예술 공원 / 경기 안양시 만안구 예술공원로 131 / 031-8045-5552 atprark.anyang.go.kr

 
 

한국 문학의 걸작, 소설<토지>를 잉태한 그 곳

강원도 원주시는 어쩐지 여행지로는 낯선 고장이다. 백두대간 너머 평창 이나 강릉에 가기 위해 잠시 스쳐지나가는 곳일 뿐. 그마저도 영동고속도 로 새말휴게소가 아니라면 굳이 차를 멈출 필요도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들 이 많다. 그러나 원주시가 우리 문학사에 길이 남을 소설 <토지>를 잉태한 도시임을 아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원주시내에서 가장 번화한 지역인 중앙동과 일산동을 지나 단구동에 접 어들면 대하소설 <토지>의 문학혼이 살아숨쉬는 박경리문학공원에 다다 르게 된다. 통영 태생인 박경리 선생은 결혼과 함께 남편의 직장이 위치한 인천에서 살다가 스물다섯이 되던 해인 1950년 남편과 사별하게 되면서 창작에 전념하게 된다. 소설 <토지> 4부와 5부는 이곳 원주시 단구동에 마 련된 자택에서 집필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 2008년, 박경리 선생은 떠났지만 그가 남긴 흔적들은‘박경리문학공원’이라는 이름으로 우리곁에 남아있다. 1만1천여 제곱미터의 부지에는 박경리 선생이 기거하던 정원이 딸린 옛집과 집필실등이 원형 그대로 보존되어 있으며, 주변에 평사리마 당, 홍이동산, 용두레벌 등 3개 테마공원이 조성돼 있다. 또한 지난 2010년 개관한 박경리문학의집까지 선생의 삶과 문학을 한 곳에 집대성했다

 POINT  원주 박경리문학공원 / 강원 원주시 토지길 1 / 입장료 없음 / 033-762-6843 www.tojipa.rkcom

저작권자 © 평안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