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해 전부터 25년 지기 친구인 강릉의 김명섭 목사가 책을 써야겠다고 말하더니 급기야 쓰고 말았습니다. 추천의 글을 써 달라기에 그건 이름이 알려진 유 명한 분들에게 부탁하는 것이 좋을듯하여 사양하였습니다. 그러나 거듭 부탁하는 것을 거절할 수도 없고, 또 몇몇의 친구들도 추천사를 함께 쓴다기에 허락하였습니다.

그래서 추천사를 쓰기 위해 책을 다시 읽었습니다. 사실 나는 몇 년 전 이미 이 책의 초판 원고를 미리 보았었습니다. 그리고 그 때의 감동을 아직 도 생생하게 기억합니다. 맞춤법도 정리하지 않았던 A4지에 쓰여진 친구의 설교문을 받아 읽었던 그 때, 나는 마치 다시 꿈 많았던 신학교 시절로 돌아간 것 같았습니다. 가슴이 두근거렸습니다.

누가는 친구의 설교문을 통해 다시 한번 내게 ‘다른 세상 이 얼마든지 가능하다’라고 말하 고 있었습니다. 아니 예수께서 누가를 통해, 김목사를 통해 그 렇게 말씀하시는 것 같았습니다. 추천사를 쓰기 위해 다시 책을 읽었을 때, 비록 초고에 쓰였던 거친 단어들이 곱게 정리되어서 처음 느꼈던 야성이 제한된 면이 없지 않지만, 나는 그리스도인으 로서 내가 걷고 있는 길을 다시 묻고 되짚어 보게 되었습니다. 펜을 들고 아래와 같이 추천사를 썼습니다. 사랑하는 벗 김목사의 글은 ‘신발 속의 돌멩이’ 같습니다.

인생이라는 여행길에서 작은 돌멩 이 때문에 발이 아프지만, 그 돌 멩이 털어내는 동안 잠시 멈춰 서서 내가 어디로 가고 있는지 다시 보게 하니 말입니다. 2천 년의 시간을 넘어 김목사를 통해 다시 들려주시는 누가의 예수님 이야기가 참으로 귀합니다. 한국 교회를 붙들고 눈물로써 내려간 주옥같은 설교들이 전혀 공허하 지 않은 이유는, 설교한 대로 살 아가려는 그의 강직한 삶 때문입니다.

하나님 나라를 꿈꾸는 자 들의 일독을 강력하게 권합니다. 사랑하고 축복합니다. 출판을 앞두고 출판사와의 마 지막 회의가 끝난 뒤 저자인 김 목사는 제게 전화를 했습니다. 책 제목을 정했다는 것입니다. ‘루카스, 단 한 사람을 위한 복음서’ 입니다. 본래 그가 생각했던 책 제목은 ‘기독교 아직도 믿을 만한가?’였습니다. 예수님을 사랑하지만 자정능 력을 상실한 교회에 실망하고 눈물을 흘리며 교회를 떠날 수밖에 없었던 사랑하는 친구들을 위해 쓴 책입니다.

비판적인 내용들이 많습니다만 그가 하는 비판은 입 달린 사람마다 시비를 거는 그런 비판이 아닙니다. 오히려 쓰러져 가는 교회 공동체를 붙들고 여전 히 교회는 희망이라고 말하고 싶 은 것입니다. 지금은 비록 교회를 떠났지만 중고등학교 시절, 까까머리를 하 고 문학의 밤에서 시를 낭송하고, 중창단을 만들어서 함께 사랑을 노래하고, 수련회에 참석해서 기 타를 치며 노래를 부르던, 캠프 파이어의 불꽃 속에서 예수님을 사랑한다고 수줍게 고백했던 이 시대의 데오빌로들을 말씀 가운데로 초청합니다. 아직도 예수님을 사랑하는 여러분들에게 강력하게 일독을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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