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8일 오후 18시, 안성시 일죽면 송천리의 어느 음식점 건물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버너가 폭발하고, 벽에 불이 옮겨붙었다. 큰 인명피해와 재산피해가 발생할 수 있는 순간, 일죽 남성의용소방대 김유청 대원과 김용환 반장이 소화기를 들고 나타나 눈 깜빡할 새 화재를 진압했다. 

김유청 대원은 4년 2개월, 김용환 반장은 8년 6개월 동안 동에 번쩍, 서에 번쩍하며 지역 사회를 안전하게 지키고 있었다. 위험하고 힘든 사고 현장을 용감한 마음과 희생 정신으로 무장한 채 누구보다 먼저 뛰어들어 이웃을 지켜주는 그분들, 우리 마을 슈퍼맨을 만나고 왔다.

Q. 당시 화재 상황은.

김유청 : 화재가 난 곳이 마침 김용환 반장님 사무실 근처였다. 그곳에서 장비를 수리하고 있는데 갑자기 식당에서 큰 소리가 났다. 종업원들이 불났다며 밖으로 뛰어나오고 있었다. 연기가 피어오르는 것을 보고 소화기를 들고 진화하러 현장으로 갔다. 

숯 피우는 버너가 폭발한 상황이었다. 불길이 커진 이유는 버너와 샌드위치 판낼 사이 이격이 부족해 불꽃이 옮겨붙었기 때문이다. 방열판이 없었다. 벽에 옮겨붙은 불길을 잡고 주변 박스에 붙은 불을 끄고 가스를 잠갔다. 가스가 바로 옆에 있어서 위험했다. 

김용환 : 김유청 대원이 사무실에 있는 소화기로 완벽하게 초기 진화를 해 큰 불길을 잡을 수 있었다. 벽에 불이 붙어 사람들이 우왕좌왕하며 소화기를 쏠 생각을 못하고 겁을 먹고 있는 상황이었다. 대형 화재가 나기 전 초기 진화가 가장 중요하다. 가스가 옆에 있어서 위험한 상황이었다. 

김유청 : 무서운 것보다는 크게 안 번질 것 같아 보였다. 몇 분 더 지체했으면 옆으로 번졌겠지만 우선 불 붙은 곳부터 진화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 식당이 예전에 전소된 적이 있었다. 주인이 바뀌고 리모델링 됐는데 다시 불이 났다. 

Q. 의용소방대원 훈련은.

김용환 : 훈련은 매달 있고, CPR, 화재 진압과 소방호수 취급 등 교육도 받는다. 산불 예방이나 불조심 캠페인도 진행한다. 겨울철에는 한 달에 한 번씩 야간 근무도 밤10시부터 아침 6시까지 서고 있다.

일죽면 지역 소방대 2층에 의용소방대 사무실이 있다. 사이렌이 울리면 소방관들과 함께 소방차에 탑승해 소방장비를 날라주고, 교통통제도 진행한다. 겨울철에 특히 화재가 많이 발생해 우리도 겨울에 바쁘다. 

Q. 다른 사례도 있는지.

김유청 : 근처 산속 절에서 화재가 발생했 때도 의용소방대원들이 도왔다. 소방차가 진입할 수 없어서 의용소방대원들이 물통에 물을 채워서 산 중턱까지 물을 날랐다. 불길을 잡는데 시간이 많이 소요돼 식사 준비도 하는 등 소방관들을 보조하는 역할을 했다. 

사건이 큰 현장의 경우 소방서에서 의용소방대에 도움이 필요한 부분을 요청한다. 지역사회는 다 아는 사람들이고, 지인들 재산이 위험에 빠지는 상황이라 최선을 다해 도움을 주려고 노력한다. 

김용환 : 의용소방대 소속감이 있어서 불을 보면 진화해야 한다는 생각이 늘 든다. 대원들과 함께 훈련과 교육을 항상 받고, 캠페인도 같이 진행하면서 안전을 지키려는 태도가 몸에 배는 것 같다. 내 소유의 포크레인도 소방 장비로 등록돼 있어 화재 현장에서 철거를 도울 때도 있다. 마을 사람들의 생명과 재산을 지킨다는 보람과 자부심을 느낀다. 

Q. 바라는 점.

김유청 : 우리 마을이 번화가에서 거리가 멀어 위급한 일이 발생했을 때 소외감이 느껴지는 부분들이 있다. 예를 들면 우리 마을에는 구급차가 없다. 구급차를 사용해야 할 일이 있으면 다른 마을에서 출동한다. 화재는 초기 진압이 가장 중요한 것처럼, 인명 사고도 골든타임을 지키는 것이 가장 중요한데, 구급차가 멀리서 오니 그런 부분이 안타깝다. 

김용환 : 소방서도 오래돼 노후가 많이 진행됐다. 소방서에 소방차도 한 대밖에 없다. 아직 다행히 큰 화재가 발생한 적은 없지만, 소방서도 신축됐으면 좋겠다. 구급차도 시급히 해결돼야 할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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