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일 (사)한국공정무역마을위원회가 인증하는 공정무역마을인증 <공정무역실천기관> 최종 심사에서 안성시 사회적 기업 ㈜마을도시락이 선정됐다. 마을도시락은 로컬푸드를 활용한 도시락 및 맞춤 케이터링 등 건강한 지역 먹을거리를 생산한다. 로컬푸드와 함께 공정무역까지 확산하고자 앞장서는 안성시 대표기업인 유정화 대표를 만났다.

사업은 어떻게 시작하게 됐나.

유 대표는 23살에 결혼해서 24살에 자녀를 출산한 경력 단절 여성이었다고 본인을 소개했다. 그는 육아 중 학교 선생님들과 공동체 밥상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맞벌이 가정 아이들에게 방학 때 식사를 제공하는 역할이었다. 

맞벌이 가정 엄마들이 이렇게 좋은 재료로 식사를 제공해주면 돈 내고라도 사 먹고 싶다는 피드백을 줬다. 그는 이 활동을 지속하기 위해 2019년 기업을 창업했다. 2022년에 사회적 기업으로 인증을 받았다. 공정무역 활동도 2019년부터 꾸준히 해왔다. 

공정무역을 운영하는 방법은.

그는 공정무역을 안성 생산자들의 판로 확대에 기여하기 위해 시작했다. 공정한 거래를 거쳐서 제품을 생산하고, 물건을 구매하는 것 모두를 공정무역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안성, 경기도 등의 로컬 푸드를 사회적 기업에서 공정한 가치로 구매, 활용하는 것도 공정무역에 해당한다고 여긴다. 

“공정무역으로 해외 제품을 수입할 때 10가지의 공정무역의 원칙도 갖고 오는 것이다. 로컬 푸드를 사용하는 것과 공정무역의 제품을 사용하는 것은 공정한 거래를 하는 방법 중 하나이기 때문에 양립 가능하다. 이를 로컬 페어트레이드라고 하는데, 우리 회사는 수입되는 공정무역 제품과 현지 로컬푸드를 함께 원재료로 사용하는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유명한 안성배에 공정무역 원당을 사용해서 배잼 만드는 수업도 하고, 제품 출시도 계획하고 있다. 원데이 클래스나 케이터링 행사 때 배잼이나 배 에이드를 활용해 공정무역과 안성의 로컬 푸드를 함께 홍보한다. 로컬푸드 배와 꿀을 연결하고 공정무역 계피로 차도 만드는 등 방법은 다양하다”

공정무역으로 실현하고 싶은 가치는

유 대표는 개발 도상국 생산자들과 공평보다 공정의 가치를 나누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생산자가 공정한 값을 인정받아 생산을 더 잘할 수 있고, 더 잘 살아갈 수 있게 하는 단계를 만들어주는 데서 공정무역의 존재근거를 찾는다. 그는 공정무역은 기업 스스로에게도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공정무역의 10가지 원칙 중 하나가 환경을 파괴하지 않는 것이다. 환경 보호는 우리에게 이득이다. 작은 기업들이 함께 지속가능한 경제생태계를 구성하는 것도 중요하다. 대기업만 생존하면 산업 전체의 밸런스도 무너질 것이다. 공정무역을 하는 게 궁극적으로 나를 돕는 거라고 생각한다. 

기업에 이득이 될 ESG 경영을 실천하는 것도 중요하다. 사회적 기업의 가치 평가 항목 중에 SVI 부문에서 좋은 성적을 받은 기업들은 혜택이 있다. 우리가 안성시에서는 처음으로 SVI 지표에서 우수를 받았다. 공정무역을 지속할수록 우리 회사는 성장한다고 생각한다”

다음 행보는.

그는 식품 제조 공장을 확장하는 행정절차를 진행 중이다. 현재 도심에 있는 회사를 교외로 옮기고, 생산 능력도 올리려고 한다. 마을도시락은 지역 도시락도 제공하고 있지만 냉동도시락도 OEM으로 다른 공장에서 생산하고 있다. 유 대표는 도시락을 안성 로컬 푸드로 채우고 싶었는데 그게 안 돼서 아쉬웠다.

“본 사업이 잘 운영돼야 한다. 우리 회사는 사회적 기업이라는 한계점에서 머무르지 않고 계속 커나가는 기업이 되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다. 보조금 지원은 회사의 지속가능성 측면에서는 나쁜 영향도 있다. 국가 지원이 마냥 계속되지 않는다. 

사회적 기업은 5년 정도의 인건비를 지원받는다. 국가 지원에만 머무르고 안주하면, 지원이 끊길 때 자립할 수 없어 회사 존립이 힘들어진다. 우리 회사는 그 자립을 논하고 마침내 극복하고 싶다”

안성시는 올해 10월에 2주간 진행될 2024년 공정무역포트나잇 축제 개막 도시로 선정돼 행사를 계획 중이다. 공정무역포트나잇은 1997년 영국에서 시작됐다. 축제는 공정무역 인식확산 및 다양한 시민 참여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마을도시락도 이 행사에 참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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