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일의 시작은 열쇠를 손에 쥐면서부터 그 효력이 발생 하는 것 이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수없이 많은 열쇠를 손에 쥐었다가는 버리기도 하고 포기하기도 하고 또는 오래도록 지니고 다니기도 한다. 혹은 열쇠를 구하지 못하여 일의 실마리를 풀지 못 하는 경우도 허다했었다. 그런가 하면 예기치 않은 행운의 열쇠를 얻어 기적적으로 문제가 풀리기도 하는 것을 경험 한 적도 있다.

그 어떠한 경우의 열쇠이든지 세상의 모든 일을 시작 하려면 반드시 필요한 것이 열쇠이다. 물리적 기능을 지닌 열쇠 일 수도 있고, 마음속으로 다짐하여 난제를 해결 해 나가는 능력이 배가되는 신념의 열쇠도 있을 것 이다.

구태여 순서를 정한다면 마음의 열쇠를 먼저 지니고 그 후에 물리적 기능의 열쇠를 소유함이 맞지 않는가 생각 해 본다. 어떠한 경우이든 매 순간마다 닥쳐오는 문제들을 해결 해 나가지 않으면 세상의 시계는 한 발짝도 돌지 못할 것 이다. 우선 집을 나설 때부터 마감의 열쇠가 필요하다. 그리고 나면 출근을 위해 자동차의 문을 또 다시 열어 시동을 걸기위한 열쇠가 바로 준비 되어 있어야 한다. 사무실 문을 열어 책상 앞에 앉아 어떤 일을 먼저 처리해야 할지를 정하는 순번의 열쇠가 필요하게 되고, 모니터 속에서 밤새 나를 기다린 암호의 해독을 위한 해결의 키가 필요하다.

이러한 일상의 과정들이 열쇠가 없이는 진행되지 못하는 이치 인 것을 종종 잊고 살아가고 있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전혀 경험하지 못했던 새로운 분야에 종사하기 위해 커다란 열쇠 뭉치를 받아 들었다.

여러 개의 열쇠가 주렁주렁 매달린 열쇠 꾸러미였다. 한 가지 일의 주변에 더불어 필요한 조력을 위해 반드시 풀어야 할 또 다른 열쇠들이 매달려 있는 것 이다. 한 개의 열쇠만으로는 모든 상황이 말끔히 해결되지 못 한다는 진리를 말해 준다. 물론 이 열쇠 꾸러미를 받아 들기 위해 몇 날 며칠을 가슴앓이를 하면서 준비하고 고민 하면서 대비했던 고난의 시간들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 했었다.

그러나 이는 일차적으로 내 마음의 열쇠를 먼저 준비 했었기 때문 이었다. 그리고 얻어진 행운의 열쇠처럼 묵직한 이 열쇠 꾸러미는 앞으로의 수많은 일들을 해결해 나가는데 필요한 열쇠 들 이기에 더욱 값진 보물이기도 하다.

마음의 준비와 내일로의 역정에 대한 뜨거운 열정이 준비 된 사람에게만 열쇠가 주어지는 것 또한 세상의 이치이기도 하다. 매달린 열쇠의 명령에 따라 한발 두발 준비하고 실행 해 나가면 될 것을 확신 한다. 처음이지만 두렵지 않은 마음의 열쇠가 먼저 준비 되어 있기에 더욱 더 소중한 열쇠 꾸러미 앞에 정중히 머리를 조아려 본다.

진정한 열쇠란 열쇠를 얻기 위한 처절한 마음의 각오로 점철된 준비에서 시작 되는 것 이란 생각으로 한주먹 열쇠 꾸러미를 힘껏 집어 들고 일어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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