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3일, 따뜻한 햇살을 앞세워 봄이 찾아오던 날, 안성맞춤시장 상인회장을 만났다. 고세영 회장은 안성맞춤 시장에 먹거리 코너를 새로 형성해 시민들에 새로운 매력으로 찾아가고 싶다고 했다. 이를 위해 마늘, 파, 가지, 딸기 등 많은 농산물을 시장에 들여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옥수수를 가장 좋아한다는 그. 그에게 어떤 복안을 갖고 있는지 물어봤다. 

 ▲ 안성맞춤시장 상인회의 김은해 총무(左)와 고세영 회장(右)
 ▲ 안성맞춤시장 상인회의 김은해 총무(左)와 고세영 회장(右)

■ 안성맞춤시장 

    활성화 계획이  있다면.

 

전통시장이다 보니까 옛것에 머물러 있는 것도 사실이잖아요. 물론 오래된 문화를 지켜나가는 게 전통시장의 방식이기도 하고요. 

모자란 부분을 보완하기도 하고 앞으로는 신·구 문화를 연계하기 위해 젊은 청년 농부들을 입성시켜 새벽 시장을 구성해보려 노력 중이에요. 외부에서 판매자를 유입해 동네 마켓처럼 운영하려고 해요. 매출이 괜찮아지면 시장 활성화에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매니저하고 저하고 고문님들하고 협의를 찾는 거죠. 그런 것부터 시작해보려고 노력 중이에요. 큰 것부터 생각하는 게 아니라 현실 가능한 것부터 차근차근 하려고 합니다. 

안성이 농업 분야가 발달은 돼 있어도 좋은 물건은 외부로 뺏겨요. 백화점이나 농협이나 대형 마트 쪽에 입점을 하잖아요. 제가 농부일 경우에도 최고 값어치의 농산물을 생산, 판매하고 싶지, 소규모 마켓에 내 물건을 준다, 이거는 드물거든요. 그래서 청년 농부들은 시행착오가 많잖아요. 그런 분들을 초대하면 좋지 않을까.

저희가 고려하는 방식은 점포 유입이 아니고 프리마켓식이에요. 새벽 5시를 기점으로 점포 상점이 문 열지 않는 7시까지, 그 시간을 활용하는 거죠.

그때는 상점 주인분들도 충분히 할애를 할 수 있다고 합의를 봤어요. 처음에는 그런 식으로 판매자를 유입해서 청년 농부들이 여기도 괜찮겠다 싶으면 빈 점포에 들어오셔서 본격적으로 판매하실 수 있는 거예요.

■ 지원받고 싶은 부분이

    있다면.

시장은 큰데 주차장이 작아요. 상인회 몇 대에 걸쳐 숙원 사업이었어요. 근데 이루어진 적이 없어요. 옥상에 주차장을 마련하려고 했었어요. 시, 단체, 기관, 국회의원에 연락해 추진해봤는데 건물 자체가 노후화된 데다가 앉히기에는 부실해 붕괴 위험이 있어 무산됐어요.

아무래도 예산 문제가 가장 큽니다. 주차장 설치에 비용이 한 두푼 필요한 게 아니다 보니 예산이 가장 관건이었던 거죠. 저희가 가장 불편하다고 생각하는, 지원이 절실한 분야는 공영 주차장인 거예요.

주차장이 없으니까 외부에서 오셨을 때 불편함이 많아 유입도 안 되는 것도 마찬가지예요. 대중교통으로 전통시장 가면 물건을 사서 집에 가기가 어려워요. 요즘 시대에 전용 공영 주차장이 없는 시장은 안성맞춤 시장만 없을 것 같아요. 그게 가장 큰 문제예요. 저희한테는 가장 큰 숙제고, 풀기도 어려워요.

■요즘 시장 매출은 어떤지.

작년하고 올해하고 너무 달라요. 심지어 외국인 고객도 없어요. 작년까지는 안성에 거주하는 외국인 분들이 많이 방문해주셨는데, 올해는 그렇게 매출을 기대해볼 수 있는 부분조차 전혀 없어요. 

체감적으로 화폐 값어치가 떨어지는 현상에 영향을 받는 게 아닐까 싶어요. 지금 경제가 먹고 살기 어렵잖아요. 물건값이 너무 많이 치솟아 내가 아껴야되는 상황이 된 거죠. 내가 조금 덜 먹고 덜 써야되니 시장에 덜 나오시는 것 같아요. 그러다 보니 더 사람들이 유입도 안 되는 거고 오시지도 않는 상황이예요.

■안성맞춤시장의 자랑거리는. 

우리 시장은 상인들이 굉장히 호의적이고 친절해요. 시장에 들어오셔서 경험을 하면 좋으실 것 같은데 전통시장이 낙후됐다는 이미지가 강하다 보니 선입견 때문에 두려워하시는 것 같아요. 

그런 생각들이 점차 깨졌으면 좋겠어요. 

저도 상점을 가지고 있잖아요. 오시면 하시는 말씀들이 연세 드신 분들은 옛날 것, 자기 것을 소중하게 생각해서 자부심을 가지고 설명을 해주는 부분을 좋아하시는 고객들이 있으세요. 우리 시장이 가지고 있는 장점이예요. 친근감을 가지고 부연 설명을 해주는 상인들이 많이 계시다고 할 수 있어요. 할머니 느낌.

요즘은 단절돼서 살다 보니, 타인과 소통하는 기쁨을 쉽게 찾기 어렵죠. 우리 시장에 오셔서 이런 얘기 저런 얘기하다 보면 1시간 뚝딱 가고 한나절이 그냥 가는 즐거움이 있어요. 

상인들이 좋은 말씀도 많이 해주시고요. 그런 장점을 만나고 경험하시면 좋겠죠.

그렇게 소통하다 보면 덤도 주시고, 안 주실 것도 주시고, 할인도 더 많이 해주시고 그러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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