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학인 목사
김학인 목사

 

요한계시록에는 ‘흰 옷’을 입은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가 자주 등장한다. “이기는 자는 이와같이 흰 옷을 입을 것이요 내가 그 이름을 생명책에서 결코 지우지 아니하고 그 이름을 내 아버지 앞과 그의 천사들 앞에서 시인하리라”(계 3:5).

어떤 이단 사이비 종파들에서는 이 말씀들을 근거로 공식적인 집회뿐 아니라, 심지어 일상생활에서도 흰 옷을 입도록 강요하는 일도 있다. 이것은 성경의 본래 의미를 저버리고 문자적으로 지키려는 오류에서 비롯된 것이다.

흰 옷은 요한계시록에서 여러 상징적인 이미지 중 가운데 하나이며, 성도의 현재와 미래의 상태를 규정하는 중요한 개념이다.

요한계시록에서 말하는 흰 옷은 크게 ‘정결’, ‘거룩’, ‘승리’라는 세 가지의 중요한 상징적 의미를 지닌다.

정결함

먼저 흰옷은 정결을 상징한다. 사도 요한이 수를 헤아릴 수 없이 많은 무리가 통치의 보좌에 계신 하나님과, 인류의 죄를 위해 십자가 희생을 치른 어린양 예수그리스도에게 예배하는 환상을 본다. 그들은 모두 흰 옷을 입고 있다(계 7:9).

사도 요한은 그 흰옷을 입은 자들의 정체가 무엇인지를 듣게 된다. “이는 큰 환난에서 나오는 자들인데 어린 양의 피에 그 옷을 씻어 희게 하였느니라”(계 7:14).

붉은 피에 옷을 씻었는데 희게 되었다는 것은 언뜻 이해하기 어렵다. 이것은 죄인이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에서의 피 흘림의 공로로 죄 용서받아 정결하게 되었다는 것을 말한다.

2. 거룩함

이렇게 그리스도의 공로로 죄 용서 받은 사람들은 순결한 삶을 살도록 요청받는다. ‘흰 옷’의 또 다른 의미는 거룩한 삶이다. “사데에 그 옷을 더럽히지 아니한 자 몇 명이 네게 있어 흰 옷을 입고 나와 함께 다니리니 그들은 합당한 자인 연고라”(계 3:4).

여기서 옷을 더럽히지 않았다는 것은 세속에 물들지 않았음을 상징적으로 묘사한 말이다. 그런 순결한 삶을 살아간 자들에게 흰 옷이란, 죄용서 받아 정결함을 받은 자들로서의 마땅한 행실이 뒷받침된 것이다.

3. 승리자

흰 옷은 또한 ‘이긴 자’ 혹은 ‘승리자’의 상징이다. 앞에서 언급한 계시록 3:5의 경우 흰 옷과 이긴 자를 연관지어 설명한다.

이 세상에서 예수 그리스도의 보혈의 공로로 죄 씻음 받아 정결하게 된 사람들로서 신실한 삶을 산 사람들은 결국 이긴 자가 된다. “또 보좌에 둘려 이십사 보좌들이 있고 그 보좌들 위에 이십사 장로들이 흰 옷을 입고 머리에 금관을 쓰고 앉았더라”(계 4:4).

천국에서 흰 옷을 입고 머리에 금관을 쓴 사람들은 이미 이 세상의 선한 싸움을 다 마치고 천상에 있는 자들에 대한 묘사이다. 그들은 승리자가 되어 하나님의 인정을 받는다.

요한계시록에서 ‘흰 옷’을 입는다는 것은 이렇게 정결, 거룩, 승리의 세 가지 의미를 모두 포함한다.

이 세 가지는 논리적 순서가 있다. 즉,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보혈로 죄 용서받아 구원함을 입는 것이 그 이후 거룩과 승리를 위한 전제가 된다. 죄 용서와 구원 없이는 거룩한 삶과 최종적 승리란 불가능한 것이다.

그리스도인들은 이 세상에서 거룩하고 순결한 삶을 살도록 부르심 받은 존재들이다. 좁고 험할지라도 끝까지 인내하며 걸어가야 하는 길이다. 단순히 예수를 구주로 믿고 죄 용서받은 신자가 된 것으로 그쳐서는 안 된다.

요한계시록에서 흰 옷을 입게 된 사람이란 결국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구원으로 원리적으로 거룩하게 된 사람들이 성령의 능력을 힘입어 거룩한 삶을 살았던 사람들을 말한다.

영원한 나라에서 그들은 흰 옷을 입고 승리의 관을 쓰게 될 것이다. “주를 향하여 이 소망을 가진 자마다 그의 깨끗하심과 같이 자기를 깨끗하게 하느니라”(요일 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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