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에서 지난 24일부터 후쿠시마 원전 오염 처리수의 해양 방류를 시작했다.

방류는 총 134만 톤의 처리수를 30년 동안 지속 방류할 예정으로, 국제원자력기구(IAEA)에서는 방류 시설 오염수 안정성 등을 조사한 최종 보고서를 발표하고, 오염수를 방류해도 문제가 없다는 결과를 공개했다.

우리 정부 또한, 일본 측의 방류 계획이 과학·기술적으로 문제가 없다는 것을 발표함과 동시에 국내 전문가들이 후쿠시마 현장의 IAEA 사무소에 정기적으로 방문해 오염 처리수 방류가 앞선 계획과 다르게 진행된다면, 즉각 방류 중단을 요청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세계 최고의 원자력 권위 단체의 검증과 정부의 향후 대책 발표에도 불구, 국내 정치계와 일부 시민단체 등에서는 여전히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는 모양새다.

야당 측과 일부 시민단체들은 연일 정부를 향한 날 선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일본이 해양 방류를 결정하는 데 있어, 우리 정부가 방패 역할을 했으며, 후쿠시마 원전 오염 처리수 방류로 인해 수산물 오염이 심각하게 우려된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국민들의 수산물 기피 현상이 극대화되면서 수산업계 전체에도 피해가 막심해질 것이라는 의견과 주장을 제기하고 있는 것이지만, 이를 뒷받침할 만한 명확한 과학적 근거는 전무(全無)한 상태다.

오히려 이러한 과학적 근거 없는 주장들은 국민에게 불안으로 다가오고 있다. 오염 처리수 방류로 인해 일어날 수 있는 모든 경우의 수를 고려한 대책 마련은 필요한 절차지만, 이는 모두 과학적 근거 하에 이뤄져야 한다.

실제 IAEA 보고서에 따르면, ‘다핵종제거설비(ALPS, 오염수에 녹아있는 각종 방사성 물질을 제거하기 위한 장치)’ 처리수 방류는 국제안전기준에 부합해 인체와 환경에 미칠 방사능 영향은 무시할 만한 수준이라고 보고 있다.

인류는 점차 과학적으로 발달해 가고 있다. 세계 원자력계 최고 권위기관인 IAEA에서 검증을 통해 발표한 과학적 결과를 신뢰할 수 없다면, 무엇을 믿어야 할지에 대한 최소한의 근거와 검증 기관 등을 제시해야 한다.

일부 정치계에서는 IAEA의 이번 검증 결과를 보고 용역 발주 보고서 수준 뇌물 받고 쓴 보고서 등이라며, IAEA의 결과를 신뢰할 수 없다고 비판만 하고 있다.

만약, 국제적 권위를 인정받는 기관의 검증 결과를 믿지 못한다면, 과학적 근거를 제시하며 논의해야 하는 상황이지, 국민 불안을 야기시키는 언행과 행동을 해서는 안 될 것이다.

불안과 공포를 상대해 이길 수 있는 건 과학이 가진 진정한 힘이다. 과학적 결과에서 나오는 오차에서 비롯된 근본적인 불안을 해소하기 위한 과정도 분명히 필요한 부분은 맞다.

정부와 일부 정치계는 불안과 공포, 괴담이 난무하는 불필요한 정쟁을 멈추고, 국민의 마음을 헤아려야 한다.

과학계 일각에서는 해당 오염 처리수로 인해 큰 피해가 예상된다면, 일본 정부에서 본토에서 불과 1km밖에 떨어지지 않은 해상에 방류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주장도 제기된다. 객관적으로 생각해 보면, 이 말도 일리는 있어 보인다.

현재는 원전 오염 처리수 방류가 시작돼 돌이킬 수 없는 만큼, 정치계에서는 불필요한 정쟁을 멈추고 앞으로 우리 정부가 취해야 할 대책 등의 논의에 나서야 한다.

근거 없는 주장은 때로는 독이 되는 법. 현재는 과학적 근거에 따라서 행동해야 한다. 기존의 과학적 결과를 뒤집을 수 있는 건, 말뿐인 의혹 제기가 아닌, 과학적 근거뿐이라는 점을 우리는 분명히 명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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