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택시 박정인 학예연구사
평택시 박정인 학예연구사

흔히 일반적인 시민들이 말하고 생각하는 박물관은 어쩌면 조금 딱딱하고 전형적인 분위기라고 할 수 있다. 박물관 업무에 종사하는 나로써는 그렇게 생각되는 것이 조금은 안타깝고, 허무할 정도였다. 그래서 항상 박물관은 어떻게 시민들에게 즐겁고 재미있는 존재로 다가갈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이 동반되었던 것 같다.

지난 7월 개최되었던 평택박물관 포럼을 들으면서 그 부분에 대한 고민이 조금은 해소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강연을 해주신 서해성 선생님은 독립운동 100주년 기념사업을 주도적으로 진행하시면서 일상속의 독립 운동을 스며들게 한 장본인이다. 서울에서 익히 들을 수 있는 버스 정류장과 지하철역의 이름에 독립운동과 관련된 부제를 삽입하여 시민들이 독립운동에 관한 궁금증 유발과 독립운동의 관심을 유도할 수 있게 하였다. 이와 관한 나의 일화를 한가지 소개하자면 작년 서울 성북선잠박물관에서 근무를 할 때 혜화역 근처에 있는 여운형 활동 터라는 버스 정류장 이름이 있어서 왜 이런 정류장 이름을 지었을까 하는 궁금증이 생겼던 기억이 있다. 이렇듯 역사란 우리의 생활과 동떨어지고 어려운 것이 아니라 시민들의 일상에 스며들어서 궁금증을 유발할 수 있게 만드는 것이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를 실행하기 위한 박물관의 역할은 무엇일까? 단순히 역사적인 사실들을 전시하고 그것과 관련된 교육, 보존을 하는 것이 진정한 박물관의 역할일까? 한때 나는 박물관이란 모름지기 역사적 사실만을 전달하고 일반시민들이 아닌 연구자들을 위한 공간이라고 생각했던 적이 있다. 최근 나는 과연 시민들에게 박물관이란 존재는 연구자만을 위한 공간이어야만 하는가에 대한 생각이 들었다. 이제 우리는 박물관이 시민들에게 어떻게 다가가야 좀 더 친근하고 재미있는 공간으로 인식될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을 해야 한다. 역사적인 사실을 바탕으로 유물들의 이야기들을 어떻게 풀어내야 할까? 나는 이번 포럼에서 약간의 답이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시민들이 일상적으로 방문하는 곳이나 우리가 뜻하지 않게 지나치는 곳에 역사적인 사실들과 인물들의 이야기들을 배치한다면 사람들은 일상속에서 역사적인 인물들을 만나고, 이야기들을 듣게될 것이다.

그렇다면 앞으로 건립될 평택박물관의 정체성에 대한 생각도 해보지 않을 수 없다. 평택에 최초로 건립되는 평택박물관은 평택의 전체적인 역사를 아우를 뿐만 아니라 흥미와 재미라는 요소도 함께 고려되어야 한다. 단순히 전시를 위한 전시, 교육을 위한 교육이 아닌 진정한 시민들의 요구를 파악하여 건립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박물관이 진정한 의미를 찾고, 시민들의 문화공간으로써의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박물관과 관련된 사람들, 즉 연구자와 공직자의 노력도 중요하지만 일반적인 시민들의 우리 역사에 대한 관심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역사에 관한 재미있는 공간, 이야기들을 만드는 우리들의 의무가 아닐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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