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 속 공원인 배다리 생태공원은 소사벌지구 인근에 위치한 까닭에 시민들의 쉼터이자 다양한 동·식물의 보금자리로 불리기도 한다.

이곳에는 멧토끼, 고라니 등과 같은 포유류 동물들이 서식하고 있어, 동물들의 안전한 이동을 위한 ‘생태통로’가 설치돼 있다. 생태통로를 설치하면서 야생동물들의 보금자리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생태통로로써의 실효성이 있는지에 대한 의문이 든다. 국립생태원에 따르면, ‘생태통로’는 도로 및 철도 등에 의해 단절된 생태계의 연결 및 야생동물의 이동을 위한 인조 구조물로 정의한다.

또한, 설치 및 관리지침에는 야생 동·식물의 이동 등 ‘생태계의 연속성’을 유지해야 하는 생태적 공간이어야 하는데, 배다리 생태통로는 공원과 도로를 이어주고 있다.

당초 생태통로가 야생동물과 차량과의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한 목적이 있는 구조물임에도 불구, 배다리 생태통로는 생태공원과 도로가 연결돼있다. 동물들의 도로 진입을 유도하고 있는 셈이다.

또 다른 문제도 존재한다. 배다리 생태통로는 동물들만 이용하는 것이 아닌, 사람과 함께 이용하는 ‘겸용생태통로’라는 것이다. 일부 전문가들과 국립생태원은 도시에 설치된 겸용생태통로는 보행자인 사람의 이동 편의 위주로 설계돼 야생동물들의 이동이 어려우며, 생태통로로써는 부적합하다고 입 모아 말하고 있다.

생태통로의 조성은 생태통로 조성 기준에 부합하지 않다면 실효성 자체가 떨어져 효과를 보지 못한다는 것이다. 현재 배다리 생태통로가 그런 상황이다. 

생태통로 조성 기준에 따라 설치된 것이 아니기도 하고, 동물보다는 사람이 더 많이 이용하기 때문에 ‘생태통로’라는 이름이 무색할 정도다.

배다리생태공원 및 생태통로가 야생 동·식물과 어우러져 조성된 만큼, 실효성 있는 유지·관리가 이뤄져야 한다. 

평택시에서 생태공원과 생태통로가 무엇인지 고민하고 또 고민해 동물과 조화를 이루면서 살아갈 수 있는 환경을 조성했으면 한다.

우리는 인간 때문에 단절된 야생동물 생태계를 보존해야 할 책임과 의무가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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