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게 숙면을 취한 기억이 없다.

어린 날은 너무 가난해서 공부보다 집안일 도우는 게 우선이었고, 잦은 질병과 수술로 사는 일이 버거웠다.

살아가면서 의도하지 않게 발생하는 일이 많았다. 뿅망치로 아무리 쳐도 튀어나오는 두더지잡기 게임기처럼 삶은 다양한 경로로부터 오는 피할 수 없는 경험의 연속이다. 

고요한 새벽시간, 돌확에 두 마리 금붕어도 가만히 자고 있다.

절간의 스님이라면 새벽예불 올리며 자신의 마음과 모든 생의 복락을 위해 정진할 시간이다.

불면증 사용을 잘못하면 어딘가 오류가 나고 만다.

오지 않는 잠을 억지로 청하기보다 효율적 사용을 하면 좋겠지만 밤이면 침침해지는 눈은 더욱 피로를 준다.

세상이 안과 밖으로 시끄럽다.

노니는 새들의 노래도 아니니 그 소리는 거북하고 거슬린다.

부정에 들지 않기 위해 누군가 남긴 긍정의 말들을 찾아 읽는다.

그것이 습관이고 어쩌면 마음 평정을 독려하는 나만의 예법인지 모른다. 

독립 운동가이면서 대한제국의 군인이자 정치 사상가인 안중근 의사가 남긴 명언 18목록모음을 보고 또 본다.

하나 같이 가슴에 닿는 깨인 말들로 어지러운 시대 자신을 이끌 지침서와 멀어진 우리들에게 절실히 들려주고 싶은 말이다.

“나라를 위해 헌신하는 일은 군인의 본분이다, 하루라도 글을 읽지 않으면 입안에 가시가 돋는다, 글공부를 널리 하고 예법을 단속하라, 황금 백만 냥도 자식 하나 잘 가르침만 못하다, 세월을 헛되이 보내지 마라(청춘은 다시 오지 않는다), 스스로를 사랑하라, 국가의 안위를 걱정하며 애태우다, 가난하지만 아첨하지 않고 부자지만 교만하지 않는다, 스스로 잘난 체 하는 것보다 더 외로운 것은 없다, 해마다 같은 꽃이 피건만 사람들은 같지 않고 변하네.”<묵돌언어문화연구소 안중근 의사 명언 일부인용>

“스스로를 보배와 같이 사랑하라”고도 했으며 ‘국가안위 노심초사’, ‘견리사의 견위수명(이익을 보거든 정의를 생각하고 위태로움을 보거든 목숨을 바쳐라’는 유묵을 대하면서 그의 정신과 사상이 주는 힘이 가만히 눈을 감고 있어도 크게 느껴진다.

지금 세상에서 일어나는 일들은 다 무엇 때문인가.

불교 팔정도에 ‘바른 생각 바른 말 바른 행동’이 있다.

바른 것의 반대 개념이 나쁘고 옳지 않은 일일진대 그것이 난분분한 세상을 장악하고 있으니 어찌 어지러운 난세가 아니겠는가.

국론의 분열이 국운을 쇠하게 하고 민심은 봄꽃을 보아도 향기를 맡지 못하게 되는, 오늘은 나도 필묵을 들어 평화와 화합의 평온을 그려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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