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자(老子)의 사상은 훗날 장자(莊子)의 사상과 합쳐져 노장사상, 혹은 도가(道家)를 탄생시킨 인물로 알려져 있다. 그는 초나라 고현이란 곳에서 태어난 것으로 알려져 있고 주나라에서 장서를 관리했던 인물이었다. 

그가 유명해진 것은 도덕경(道德經)때문이기도 하였으나 중국 최고의 성인(聖人)으로 알려진 공자(孔子)가 그에게서 가르침을 받은 것으로도 널리 알려져 있다. 공자가 주나라를 방문했을 때 노자를 만나 예(禮)에 대해 물었다. 

노자는 “뛰어나고 훌륭한 상인은 물건을 깊숙이 감춰두고 아무것도 없는 것처럼 보이고, 군자는 아름다운 덕을 갖추고 있어도 그 모양은 어리숙한 것처럼 한다고 알고 있습니다. 당신은 교만과 욕망, 위선적인 표정과 야심을 버리시오. 이런 것들은 당신에게 어떤 도움도 되지 않을 것입니다”라고 했다. 

공자에게 노자가 말한 핵심은 눈으로 보이거나 상대방을 지나치게 의식하여 자신을 드러내려고 하는 것은 예가 아니라는 것이다. 공자는 그 말을 듣고 큰 깨달음을 얻었다고 한다. 

공자는 제자들에게 돌아와 “새는 하늘을 날고 물고기는 헤엄을 치며 짐승은 들판을 달린다. 달리는 짐승은 그물로 잡을 수 있고, 물고기는 낚시로 잡을 수 있고 새는 활로 잡을 수 있다. 그러나 용이 하늘로 올라가는 것을 나는 알지 못하는데 바로 노자가 그 용과 같은 사람이었다”라고 말했다.

  이렇게 공자에게 가르침을 준 노자는 자신의 삶 역시 그 말대로 살았다고 전해진다. 그는 도와 덕을 쌓았으며 스스로 자신의 학문을 드러내지 않고 이름을 알리려고도 하지 않았다. 주나라의 관리로 있었으나 주나라가 점차 쇠락해지고 왕이 정사를 바르게 펼치지 못하자 관직을 서슴없이 던져 버리고 주나라를 떠났다. 우리의 주변에는 올바르지 못한 것을 보고도 자신의 자리에 연연하면서 떠나지 못하고 안주하거나 오히려 기회를 틈타 올라가려고 하는 많은 사람들을 보게 된다. 그러나 2500년전의 노자는 그 모든 것을 버릴 줄 아는 지혜와 용기를 가진 인물이었다. 

그가 주나라의 수도를 떠나 함곡관(函谷關)이란 곳에 도착했는데 이곳을 지키던 관리가 노자에게 “선생님께서 이제 은둔 생활을 하시려고 떠나시는데 남겨지는 저를 위해 지혜롭게 살 수 있는 글을 한편 주십시오”라고 부탁했다. 노자는 그의 부탁을 거절하지 못하고 글을 써주었는데 그것이 바로 도가의 기본이 되는 도덕경이었다.   

도덕경은 후한의 삼국시대에 왕필이란 사람이 정리한 것으로 널리 알려져 사람들에게 읽혀졌다. 이후 1973년에 중국의 장시성에서 발견한 마왕퇴란 고분에서 또 도덕경이 발견되었는데 이것은 왕필의 것보다 연대가 훨씬 앞서 있었고 내용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한국에서도 삼국시대 이후에 유입되어 학자들에게 널리 알려지게 되었고 지금도 인문 철학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 

도덕경은 모두 5천여자에 불과하지만 그 의미가 심오하고 해석하는 사람에 따라 그 뜻이 달라지기도 한다. 그 첫 번째 원문의 내용은 “도가도, 비상도(道可道, 非常道, 名可名, 非常名, 無名天地之始, 有名萬物之母)로 시작한다. 도덕경은 81장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아주 짧은 글들로 만들어져있다. 그중에 우리에게 익숙한 부분은 바로 ‘상선약수(上善若水)’란 말이 담긴 제 8편이다.

노자는 최고의 선을 물과 같은 것이라고 말하고 있는데. 물은 만물을 이롭게하고 다투지 않으며 모두가 싫어하는 곳, 즉 낮은 곳에 임한다는 뜻이다. 그리고 물은 낮은 곳에 머물면서 마음은 고요하고 사귐에 어질고, 듬직하고 일을 잘 처리하고 때맞추어 움직이는 특징이 있다. 특히 물의 특징을 높게 평가한 부분은 ”그저 다투지 않으니 허물도 없다“ 라고 맺고 있다. 세상이 각박해지고 힘들수록 노자의 도덕경을 펼쳐놓고 그 뜻을 헤아려 보는 것도 좋은 힐링의 방법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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