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칭(呼稱)을 국어사전에서는 ‘불러 일컬음’, ‘이름 지어 부름’으로 설명하고 있다.

이 지구상의 모든 물체는 생물이고 무생물이고 다 각 각 나름대로 고유의 이름(名)이 있다.

하늘의 별까지도 이름이 있다. 이 이름들은 다 사람이 지은 것이다. 그 이름 중에는 개체마다 고유한 이름이 있고, 또 같은 종류에는 공통된 이름이 있다.

그 이름의 품사를 명사라 부른다. 그래서 고유한 이름을 고유명사라 하고 공통된 이름을 보통명사라 부른다. 

그 중에서도 사람의 이름은 같은 사람이라도 그 사람의 신분, 직업에 따라 따로 붙는 이름이 많다. 태어나서 부모가 지어준 이름을 아명(兒名)이라 한다. 예전에는 남자가 성인이 되어 지어주는 이름을 자(字)라고 해서 장가를 가거나 시집간 후에 새로 본이름 대신 지어 부른 이름이었다. 그리고 이런 명(名)이나 자(字) 말고 호(號)라 하여 본인 스스로가 짓거나 다른 사람으로부터 받아서 부르는 이름이 있다. 그러나 이 호는 일반 서민들 보다는 벼슬을 했거나 학자 등 신분 계급이 있는 계층에서 주로 호를 가졌다. 또 드믄 경우지만 사후에 부르는 이름으로 시호(諡號)라 하여 생전의 공덕을 칭송하여 임금이 추증하는 칭호가 있었다.

다른 나라는 호칭에 대하여 어떻게 다른지는 모르겠지만 우리는 동방의 예의지국으로 살아와서인지 이름 하나에도 이렇게 여럿이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명(名)과 호(號)만 남아 있는데 사실상 호는 아주 유명 인사들에게만이 가지고 있을 뿐, 대체로 이름만 가질 뿐이다. 그런데 그 이름도 친한 동료 간이나 윗사람이 손아래 사람에게나 자유롭게 부르지 그렇지 않을 경우에는 함부로 부르지 않는다. 그만큼 우리에게는 상대방의 이름을 존중히 여긴다.

가령 선배를 부를 때에도 이름을 못 부르고 성씨에나, 선배 뒷자리에 ‘님’자 까지 달아서 ‘선배님’이라고 부른다.

지난 날 히딩크 국가대표축구 감독이 대표 팀 선수들 간에 단합과 친교를 위해 선후배 가리지 말고 서로 이름을(홍보, 지성…등)부르라고 하지 않았던가.

늘 보는 조그마한 동내 가게 주인에게도 차마 이름을 못 부르고 OO사장님이라고 부른다. 또 호칭을 하기가 애매할 경우에는 성 다음에 또는 이름 다음에 ‘씨’ 또는 ‘선생’을 붙여 OO씨, OO선생 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그리고 요즘은 친족 이외에는 아저씨, 아주머니, 할아버지 같은 호칭도 거의 쓰지 않는다.

아저씨 아주머니 대신 아버님, 어머님이라 부르고 할아버지는 어르신이라 부른다. 한 때 총각은 영어로 ‘미스터 김’, 아가씨는 ‘미스 김’, 기혼 여성에게는 ‘미시즈 김’ 등으로 부르기도 했다.

어떻게 보면 이름은 바로 그 당사자를 나타냄이기에 그만큼 상대편을 경시하지 않고 인격적으로 존중한다는 상징적인 의미가 우리나라 사람들의 마음속에 자리 잡고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우리의 이 독특한 호칭법, 잘 계승해야함도 바람직 한 일이다. 하지만 악의 찬, 상대를 비하하는 XXX 같은 막말 호칭은 쓰지 말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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