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지역마다 고장을 상징하는 출렁다리가 많이 건설되어 특유의 풍광을 즐기며 특색 있는 먹거리 볼거리들이 즐비하다.

계곡과 계곡을 이어 긴 현수교를 만들어 하늘을 나는 듯 보행할 수 있고 깎아지른 절벽을 가로로 깎아 길을 내 짜릿함을 맛보며 트레킹을 즐길 수 있는 곳들도  상당히 많다. 강줄기를 가로 질러 건설 된 출렁다리가 있는가 하면 바다를 건너 설치된 해상 현수교나 케이블카 들이 많이 있고, 울릉도처럼 농사를 위해 가파른 산을 오르는데 사용 되던 모노레일이 관광명소가 되기도 했다.   

그런가 하면 해안을 건너 달리는 길고도 장엄한 다리들이 전국 곳곳에 산재해 있고 바다 밑을 달려 지역을 이어주는 해저 터널도 즐길 거리를 더하고 있는 현실이다. 

윗마을과 아랫마을을 이어주던 돌다리와 건넛마을로 통하던 섶 다리부터 개울 하나 사이의 이웃집을 건너다니던 외나무다리에 이르기까지 우리는 수많은 다리들을 건너며 살아오고 있는 것 같다. 

이렇게나 많은 다리들을 이용하여 서로 소통도 하고 물류도 교환하고 왕래를 하면서 살아온 우리 들 이기에 그 다리가 주는 의미가 참으로 심오함을 느끼게 되는 여름밤 이다.

잠시 거실 에어컨을 끄고 테라스에 앉아 여름 하늘을 바라보고 있자니 장마구름사이로 보일 듯 말 듯 한 별 몇 개가 나를 내려다본다.

오늘이 칠월 칠석이다. 음력 7월 7일 저녁을 칠석이라 불러왔다.

그리고 이날이 되면 까마귀와 까치가 서로를 엮어 은하수 건너에서 서로를 그리워하며 만나지 못하던 견우와 직녀를 만나도록 했다는 전설의 오작교이야기가 있다. 지그시 눈을 감고 저 하늘 높이 연결되어 질 칠월칠석의 오작교를 상상해 보았다. 소를 몰아 농사를 짓는 선남 견우와 베를 짜서 생활을 하던 직녀의 사랑이 은하수라는 수많은 별들에 가로막혀 자주 만나지 못하는 것을 어여삐 여긴 까마귀와 까치들이 칠석날 저녁 한데 어우러져 긴 다리를 만들고 그 위를 걸어 서로의 만남을 이루고 깊이 감명하여 눈물을 흘리는 까닭에 칠석날 저녁엔 반드시 비가 내린다는 전설이다. 세상과 세상을 이어주는 소통의 다리들이 만들어진 기원이 된 전설이 아닐까 싶기도 하다. 하늘과 하늘을 이어 사랑을 통하게 하던 오작교처럼 따뜻함에 눈시울이 젖어드는 그런 다리들이 아쉬운 요즘이다. 

그렇지만 아무리 넓고 높아 경사가 심해도 어디에든 다리를 건설해 여유를 즐기는 우리들이 아닌가. 출렁다리를 건너 잔도를 거슬러 오르고 나면 아득히 높은 곳에 전망대가 있어 한눈에 세상을 내려다보며 여유를 즐기는 우리들이다. 

오작교의 전설처럼 출렁거려도 오히려 더욱 단단한 현수교처럼 서로의 마음과 마음을 이어주는 소통의 다리들이 사람과 사람 사이에 거미줄처럼 이어졌으면 좋겠다. 매일 매일이 칠석날 이었으면 좋겠다는 맹랑한 생각을 하게 되는 아쉽고도 무더운 여름밤 시원한 등목으로 마음을 식혀가며 오작교 위를 밤새 걸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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