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 믿으면 구원 받는다” 혹은 “예수 믿으면 천국에 간다”는 말은 아마 기독교인이 아니라도 어디서 많이 들어본 이야기일 것이다. 기독교는 실제로 죄인을 위해 모든 죄를 지고 고난당하신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 종교다. 예수 그리스도를 진실하게 믿는 사람에게는 죄용서와 구원을 약속한다. 

하지만 이것은 기독교가 말하는 복음의 전반부에 불과하다.

어떤 이들은 예수를 믿으면 모든 죄가 해결되고 그 후에는 어떻게 살아도 그 구원은 취소되지 않는다는 착각 속에 살아간다. 물론 진정한 구원은 취소되는 법이 없다. 그러나 진실한 믿음은 과거의 죄를 회개하고 예수를 믿는 것에서 그치지 않는다. 진실한 믿음은 변화된 삶을 자연스럽게 불러온다. 

바울사도는 하나님의 뜻이 담긴 ‘율법’이 죄인들에게는 저주가 되었다고 했다. 그 율법대로 살 능력이 타락한 인간들에게는 근본적으로 없기 때문이다. 아무리 율법이 선하고, 그 율법대로 살면 구원을 받는다고 해도, 결국 그 율법대로 살 실력이 없는 사람들에는 절망일 뿐이다. 우리가 죄인임을 여실하게 폭로하는 역할 밖에는 하지 못하는 것이다. 

율법이 해결할 수 없는 죄의 문제를 하나님이 해결해 주셨다. 바로 하나님이 예수 그리스도를 이 세상에 보내시고, 우리를 대신하여 십자가에서 희생제물이 되도록 해주셨다. “육신으로 말미암아 율법이 미약해져서 해낼 수 없었던 그 일을 하나님께서 해결하셨습니다. 곧 하나님께서는 자기의 아들을 죄된 육신을 지닌 모습으로 보내셔서, 죄를 없애시려고 그 육신에다 죄의 선고를 내리셨습니다.”(롬 8:3). 

그런데 이렇게 예수 그리스도를 이 땅에 보내어 죄인들을 대신하여 속죄의 제물이 되게 하신 것은 단지 우리가 지은 과거의 죄를 해결해 주려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육신을 따라 살지 않고 성령을 따라 사는 우리가 율법이 요구하는 바를 이루게 하시려는 것입니다.”(롬8:4). 

즉, 하나님이 죄인들을 구원하시는 목적은 이제 죄를 벗어나 하나님의 선한 뜻을 이루며 사는 사람이 되게 하려는 것이다. 

예수 그리스도는 그를 따르는 자들에게, “너희 빛을 사람에게 비추어서, 그들이 너희의 착한 행실을 보고, 하늘에 계신 너희 아버지께 영광을 돌리게 하여라”(마 5:16)고 명하신다. 

예수 그리스도는 죄인들을 옭아매었던 율법을 철폐하러 오신 것이 결코 아니었다. 오히려 완성시키러 오셨다. “내가 율법이나 예언자들의 말을 폐하러 온 줄로 생각하지 말아라. 폐하러 온 것이 아니라, 완성하러 왔다.”(마 5:17). 

진정으로 구원받은 사람이라면 이제는 선하신 하나님의 성품을 온 세상에 반사하는 존재로 살아가도록 요청받는다.

교회는 열심히 다니면서 이기적으로 행동하고, 세상 사람들과 전혀 다를 바 없게 행동한다면 과연 그것을 진정한 구원이라 할 수 있을까? 그것은 하나님의 명예를 더럽히는 것이며,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희생을 모독하는 것이다. 

신자는 육신을 따라 살지 않고 성령을 따라 살아서 선한 율법이 요구를 이루어 가는 길로 부르심 받았다. 예수 믿어 구원받았다는 자랑과 배타성이 아니라, 오히려 그 은혜에 감사하며 더 낮아져 섬기도록 요청받은 자들이 신자들이다. 

예수 그리스도를 따르는 자들은 예수 그리스도께서 걸으셨던 길, 율법의 철폐가 아니라 율법을 완성하는 길로 가고 있는지를 자문해 보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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