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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영희 평택시 문인협회  |  pa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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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2.04.27  10:4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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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들길을 지난다. 연푸른 잎들이 돋아 검은 가지를 덮고 있다.

나즈막이 핀 노란 민들레와 냉이꽃 애기똥풀이 하늘거리고 희고 붉은 영산홍과 라일락꽃 풍성하다. 시골길은 마음의 고향이라고 했다.

높고 낮음 구분 없이 조용히 제 몫의 빛을 발하는 꽃 이야기 듣는 이 밤 향기롭다.

칠흑 같은 밤이다. 겨우내 헐벗은 까치집 울타리 푸르게 단장한 낙엽송을 지나서 물을 댄 논마다 지글지글 늦은 시간까지 우는 개구리 울음 정겹다.

인위적 소리가 아닌 자연의 소리를 듣고 있자니 시골의 향수를 간직한 마음도 일렁인다.

종일 흐린 하루였다.

지고 뜨고 사라지는 만상의 일 가운데 소설가 이외수 선생님께서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전해 들었다. 그가 늘 외친 명쾌한 ‘존버 정신’의 부르짖음도 다시 들을 수 없게 되었다. 한 사람이 남긴 정신의 산물은 영원하다.

‘꿈꾸는 식물’을 읽으며 몰입하던 젊은 나의 한 때가 떠오른다. 누구나 과도기를 거치며 산다. 과도기는 늘 청춘의 한 부분에 수많은 그늘과 혼돈(chaos)을 담금질하며 청년기를 키워낸다.

새로운 생명이 사월을 채우고 사라진다. 바람에 하늘거리는 꽃과 잎의 행위는 언제보아도 아름답다.

사색을 하다보면 우주의 무엇과도 교감이 되는 뿌듯한 감정에 스며들어 자아를 들여다보는 산뜻한 창, 통로가 되어준다. 

복잡複雜하고 번잡한 일은 세상을 이루는 구성품 같다. 나아가 복잡에 머물지 않고 ‘복잡미묘’한 일도 다반사다. 말 그대로 일이나 감정 따위가 여러 가지로 얽혀 있어 뚜렷하지 않고 야릇하고 묘하다는 말이니 사는 일이 얼마나 버겁고 힘들겠는가.

여유 있는 시간이 주어졌다. 밤의 색 블랙은 암흑에서 가만히 보고 느낄 수 있는 또 하나의 촉감을 맛보게 한다. 오늘 내가 무심코 던진 말이란 돌과 칭찬, 분노, 가벼움, 기쁨과 또는 무감흥에 대한 다양한 감정들을 펼치어 내면의 자극들과 화해를 해본다.

매일 귓가에 스치는 짧은 노래를 듣고,좋은 시를 읽고, 아름다운 그림 한 점을 즐기세요.덧붙여, 가능하다면 멋들어진 말도 몇 마디 해 보세요. -괴테-

“저물어도 봄빛은 줄어들지 않는다”고 했듯 여백에 차오르는 건 다 무엇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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