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수도인 베이징에서 13차 5기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가 개최되었다. 

중국의 전인대는 일반 국가의 입법기관에 해당하는 것으로 중앙과 지방 그리고 각 직능별 대표들이 참석한다. 

매년 3월 초에 각 대표들이 베이징의 천안문 광장에 있는 인민대회당에 모여 중국의 행정부인 국무원의 정부공작 보고를 청취하고 중국 공산당이 이미 결정한 내용들을 추인한다. 

실제 전인대는 지금까지의 경험으로 보아 공산당의 명령을 충실히 이행하는 형식적인 회의에 불과했으며 이번 역시 그 테두리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그럼에도 헌법에서는 최고의 기관으로 명시되어 있으며 전인대의 주석은 중국 공산당내에서 서열이 3번째로 높은 편이다. 

올해는 3월 5일에 개최되었으며 국무원의 총리를 맡고 있는 리커창이 정부공작보고를 하였다. 그는 2022년의 경제성장목표를 5.5%로 제시했다. 

5.5%의 성장목표는 중국이 등소평의 개혁개방 이후 가장 낮은 경제성장 목표치로 중국의 경제가 그만큼 녹녹하지 않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다. 

리커창은 올해 1천100만개의 도시 일자리를 만들고 도시 실업률을 5.5%이하로 억제하며 소비자 물가지수의 상승률의 목표도 3%이내에서 관리하겠다고 제시하였다. 

자신들의 경제적 발전에 장애가 된다는 수요축소, 공급충격, 성장전망 약세에 따라 이렇게 경제목표를 설정한 것이다. 

중국 정부의 달콤한 경제계획에도 불구하고 이번에 열리는 전국인민대표대회에서 핵심은 크게 두 가지로 보아야 할 것이다. 첫째는 시진핑의 장기집권에 대한 승인과 이를 위한 확실한 토대를 구축하는 것이다. 

중국은 2018년 개헌을 통해 국가주석 3연임에 대한 규정을 삭제하였다. 이때부터 시진핑의 집권연장을 위한 계획이 차근차근 지속되었다. 공작보고에서 ‘시진핑’이라는 이름과 ‘시진핑 주석을 핵심으로 하는 당중앙’, 그리고 ‘시진핑 신시대 중국특색 사회주의 사상’이라는 단어가 지속적으로 등장했다. 

등소평이 권력을 잡았을 때 그는 모택동의 독재 경험과 그 부작용을 충분히 인식했다. 그래서 그는 권력의 집중화와 장기화는 부패와 무능 그리고 국가의 미래에 도움이 안된다는 것을 알고 이를 방지하는 정책을 만들었다. 중국 공산당내의 총서기와 국가주석, 그리고 공산당 군사위원회 주석직을 임기당 5년으로 최장 10년을 넘지 못하도록 규정하였다. 

그 원칙이 줄곧 지켜져 오다가 시진핑 시기에 와서 이를 철폐하고 장기 집권을 계획하고 있다. 

이러한 시진핑과 그의 측근들은 내부적으로 시진핑의 권력 연장을 위해 중국 사회에 대한 통제를 강화하고 조작된 민족주의를 통해 애국주의를 고취하고 있다. 중국인들이 다시금 위대해 질 수 있다는 중국의 꿈을 강조하고 이를 실현할 수 있는 지도자로 시진핑을 계속 부각시키고 있다. 이번 전인대에서 시진핑의 이름이 계속 거론되는 것도 바로 이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전략으로 보여진다. 

둘째는 국방비의 증액이다. 국내 경제의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중국은 꾸준히 국방비를 증가시켜왔다. 특히 올해는 국방예산을 전년 대비 7.1%로 증액하였는데 2019년 이후 가장 큰 규모이다. 지금도 국방예산은 미국 다음으로 세계 2위를 차지하고 있다. 

중국의 국방예산은 항상 발표한 것 보다 보이지 않는 항목들이 있어 훨씬 더 많다고 할 수 있다. 리커창은 보고에서 “새로운 1년동안 시진핑의 강군 사상을 깊이 관철하고 신시대 군사전략 방침을 관철하겠다” 라고 선언하였다. 

이렇게 증가된 중국의 국방예산은 세계 질서에 있어서 미국과 미국의 동맹 및 우방들에 대한 새로운 위협으로 등장할 수 있다. 

현재 중국은 미국을 중심으로 하는 쿼드(미국, 호주, 인도, 일본)안보협의체와 오커스(미국, 영국, 호주)안보동맹에 대한 대립각을 세우고 군사적 우위를 차지하기 위해 국방비를 증액한 것이다. 

중국의 이러한 국방에 대한 투자 확대는 장차 한국을 포함한 동북아의 안정에는 위협요소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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