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오웰이라는 필명으로 알려진 에릭 아서 블레어는 인도에서 출생한 영국인 작가였다. 그는 ‘동물농장’과 ‘1984’라는 유명한 소설을 남겼다. 그 중에서 ‘1984’는 미래의 사회가 전체주의에 빠진 것을 상징하는 내용이 담겨있다. 

그의 상상속에서 그려진 전체주의 국가인 오세아니아에는 최고의 지도자인 ‘빅 브라더( Big Brother)’가 전체 사회를 통제한다. 빅 브라더는 개인의 모든 행동을 감시하고 언어와 사고를 통제하면서 영원히 권력을 유지하려고 한다. 

‘빅 브라더’가 자신이 통치하는 국가에서 완전한 통제를 이루기 위한 또 하나의 시스템은 바로 ‘파놉티콘’이다. 파놉티콘은 이전 로마의 콜로세움과 같은 형식을 지하에 설치하여 모든 죄수들을 통제하는 원형감옥을 말한다. 

영국의 철학자였던 제러미 벤담은 로마의 콜로세움을 모방하여 새로운 형태의 감옥의 건축양식을 제안했다. 파놉티콘(Panopticon)은 그리스어에 어원을 두고 있으며 ‘모두’를 의미하는 ‘pan’과 ‘본다’는 뜻의 ‘opticon’의 합성어이다. 

파놉티콘은 원형의 건물 안에 사람들이 수용되고 감시자들은 드러내지 않고도 사람들을 감시할 수 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사람들은 보이지는 않지만 항상 자신이 감시당하고 있음을 알고 함부로 행동하거나 반항을 하지 못하도록 하는데 지극히 효과적이다. 

프랑스의 철학자였던 미셀 푸코는 그의 저서인 ‘감시와 처벌’에서 벤담의 파놉티콘을 재조명하여 감옥에서 벗어나 전체 사회에 이를 투영하였다. 푸코는 현대의 ‘권력’ 혹은 ‘권력자’가 다양한 감시와 통제의 방식으로 일반 사회의 구성원들을 통제하고 감시할 수 있다고 지적하였다. 

이러한 일들이 컴퓨터와 인터넷, 통신망의 발달로 현실화되어 가고 있다. 우리는 21세기를 ‘정보 파놉티콘’ 시기라고 말할 수 있다. 우리가 길을 가다 자주 마주치는  CCTV는 곳곳에 설치되어 어떤 범죄자도 빠져나갈 수 없게 촘촘하게 사회를 연결하고 있다. 동시에 우리가 사용하는 스마트폰은 사용자의 위치 뿐만 아니라 통화 내역까지 들여다 봄으로서 개인의 공간이 사라지고 있다. 

또한 현대인들은 SNS를 통해 자신의 의견을 표현하고 신용카드나 스마트 폰안에 있는 어플을 통해 원하는 물건을 구매하기도 한다. 이러한 일련의 행위들은 ‘권력’이 언제든지 마음만 먹으면 한 개인에 대해 모든 것을 알 수 있는 시스템이 완벽하게 갖추어져 있다. 

이러한 국가나 권력이 개인에 대한 불법적인 통제나 엿보기를 막기위해 법률적 장치가 마련되기 시작했으며 그 기초가 개인정보 보호법이다. 민주주의를 채택한 국가에서는 개인의 인권이 중요하기 때문에 함부로 통신을 열람하거나 행동을 감시해서는 안된다. 최근 한국의 사법당국이 개인에 대한 사찰을 행한 것이 문제가 되기도 한다. 

중국은 한국보다 빠르게 핀테크를 도입했고 페이스북이나 유튜브가 아닌 중국 만의 SNS를 만들었다. 그 대표적인 것이 위챗(wechat)이다. 

위챗은 알리바바의 경쟁자인 텐센트가 만든  SNS로 중국인 뿐만 아니라 세계의 많은 이용자들을 가지고 있다. 위챗은 왓츠앱과 페이스북, 아마존을 결합한 형태로 정보와 마케팅, 금융 등을 망라하고 있다. 

세계적으로 사용되고 있는 페이스북, 유튜브, 구글 등은 중국에서 사용되지 못한다. 그 이유는 개인들이 어플을 사용하면서 얻어낸 개인정보와 관련되어 있다. 중국의 위챗은 사용자의 이용정보를 텐센트가 보관하고 있으며 정부 당국의 요청이 있을 경우에는 이를 넘겨준다고 명시하고 있다. 

한편 페이스북이나 유튜브는 미국 정부가 요구하더라도 개인의 정보를 넘겨주지 않는다. 그 이유로 이들은 중국 시장에 진출이 불가능하다. 

중국 정부는 중국내의 모든  SNS와 관련한 자료를 정부가 구축한 단일 데이터 베이스에 저장하고 정부가 필요시 언제든지 꺼내 볼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정보화사회에서 중국정부는 이미 ‘빅브라더’와 ‘정보 파놉티콘을 완성하여 국가가 사회를 통제하는 시스템이 구축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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