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한번쯤은 추억의 기차 여행을 기억하고 있을 것 이다.

차창 밖으로 스치는 풍광에 흠뻑 빠져 시간가는 줄도 모르고 재잘 거리던 학창시절 여행이 지금도 기억에 남아있다. 잠깐 거슬러 올라가 보니 70년대 고등학교 시절 이야기다.  여름방학 중 임시 소집일이 있었던 8월 몹시 무더운 날 이었다.

평소 가까이 지내던 친구 넷이서 급조된 기차여행의 아찔했던 잊지 못 할 여행의 기억이 있다. 

청호, 봉열이, 상율이, 그리고 나는 즉석에서 의기투합이 되어 용돈 몇 천원씩을 갹출하여 내가 총무를 맡기로 하고 표를 끊어 무작정 호남선 기차에 올랐다.  목적지는 내장산 이었다. 진정되지 않는 기분을 만끽 하면서 즐거워했다.

그리고 우린 익히 들어 알고 있던 가락국수의 추억도 만들기로 했다.

드디어 천안역에 열차가 다다르자 우린 서둘러 차에서 내렸다. 그리고 가락국수 한 그릇씩을 비우고 막 출발 하는 기차에 뛰어 올라탔다. 그런데 불행히도 난 맨 나중에 계산을 마치고 올라타려는데 이미 기차는 서서히 출발을 하고 있었다.

힘껏 내 달려 맨 마지막 칸 뒷문을 향해 몸을 날려 손잡이를 잡았으나 가속도가 붙은 열차에 매달리지 못하고 선로 바닥에 고꾸라지고 말았다. 이를 발견한 역무원 아저씨가 급히 달려 나와 나를 데리고 역사 안으로 들어가 진정을 시켜 주시고는 다친 곳이 없는가를 세세히 묻고 큰 상처가 없음을 인지하고는 연유를 물었다.

그간의 과정을 소상히 말씀 드렸더니 그럼 다시 평택으로 가는 기차를 태워 줄테니 집으로 가 안정을 취하라 하는 것 이었다. 

그러나 갹출된 여행경비를 모두 내가 지니고 있었기에 그럴 수 없다 하였더니 친절한 역무원 아저씨는 다시 열차를 타고 친구들을 만날 수 있도록 해 주시겠다며 함께 동행을 하면서 나를 다시 기차에 태웠다. 한참을 달리다가 내가 놓친 열차는 서 대전역 에서 약 30분 정도 연착을 하니 그 차를 만날 수 있다는 것 이었다.

지체된 약 한 시간여의 시간동안 친구들은 내가 보이지 안차 열차 맨 앞 칸에서 부터 맨 뒤 칸까지 두세 번을 헤매 찾아다니다가 내가 이 차에 없다는 결론을 내리고 모두 내리기로 하고는 조치원역에서 모두 내려 다시 올라오려 플랫폼을 달리고 있었다. 마침 내가 탄 열차가 조치원역에 정차를 하였는데 차 창밖으로 내 달리는 친구들이 포착 된 것이다. 

서둘러 승무원 아저씨에게 알렸고 함께 뛰어내려 극적인 친구들과 의 상봉을 한 것 이었다. 그리고 우린 놀란 가슴을 쓸어내리며 목적지를 향해 다시 기차에 올랐고 덕분에 아찔한 추억 여행을 만들었던 것 이다. 

지난주 유난히 기차타기를 좋아하는 5살 손자가 기차를 타고 평택을 출발해 서울역을 경유 청량리까지 가서는  KTX(이음) 이라는 고속기차를 타고 제천역에 내렸다.  엄마 아빠의 손을 잡고 역사를 빠져나오기까지 손자를 기다리면서 지나간 추억 여행을 상기 했다. 험로를 선택해 긴 여정을 소화 해 낸 기특한 손자에게도 나처럼 잊혀 지지 않는 추억 여행이 될 거라 믿으면서 살며시 미소를 머금어 본다.  기차 여행은 참 스릴 있고 아찔한 매력이 있는 추억여행 이라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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