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적으로 지키려는 자와 빼앗으려는 자간에는 항상 긴장감이 맴돈다. 미국 하버드 대학교의 케네디 스쿨 학장을 역임한 그레이엄 앨리슨은 한권의 책을 출간했다. “예정된 전쟁(Destined for War)”이란 이름의 이 책은 출간되자마자 베스트 셀러에 올랐고 한국에도 번역서가 나왔다. 

앨리슨은 미국에서 손꼽는 국가 안보와 군사정책의 전문가이며 미국 국방장관과  CIA국장의 자문위원 등 다양한 경력을 소유하고 있다. 그는 싱가포르의 지도자였던 “리콴유가 말한다”와 “핵테러리즘”등의 저서를 남겼고 예정된 전쟁도 많은 독자들을 가지고 있다. 

그는 신흥세력이 기존의 지배세력에 도전을 하게 되고 그 도전에 위협을 느낀 기존의 세력은 더 이상 신흥세력이 성장하지 못하도록 억제하게 되는데 그 결론이 전쟁이라고 분석했다. 

고대 그리스의 도시국가 연맹체와 오리엔트에 제국을 이루던 페르시아간에 기원전 499년에서 450년까지 전쟁이 벌어졌는데 이를 그리스 페르시아 전쟁이라고 한다. 이 전쟁은 페르시아의 식민지가 그리스의 지원을 받아 반란을 일으키자 이를 진압하기 위해 페르시아의 다리우스 왕이 에게해를 건너 공격하였다. 페르시아군은 아테네를 공격하였으나 유명한 마라톤 전투에서 패배하여 공격을 중지하였다. 

그러나 이후 다리우스의 아들 크세르크세스가 두 번째로 그리스를 공격하였고 초반에는 승리를 거두었으나 스파르타와 아테네의 연합군이 살라미스 해전에서 대패하였고 그리스 점령의 꿈은 사라지게 되었다. 

수십년간의 전쟁에서 그리스내에서 아테네의 세력이 점차 강성해지기 시작했다. 아테네는 페르시아와 같이 싸웠던 동맹국들을 연합하여 델로스 동맹을 만들었다. 그리고 그 세력이 점차 확대되자 원래 그리스내의 최고 패권을 가지고 있던 스파르타는 조금씩 위협을 느끼기 시작했다. 

이에 스파르타 역시 자신의 동맹들을 규합하여 펠로폰네소스 동맹을 맺었고 더 이상 아테네의 세력이 팽창하는 것을 막기 위해 아테네의 동맹국에 대한 공격을 시작했다. 아테네도 바로 반격을 시도하였고 전쟁은 걷잡을 수 없이 규모가 확대되었다. 이들 세력간의 전쟁은 초반에는 제한적이고 국지전에 머물렀으나 이제는 국가의 명운을 건 전쟁으로 비화되었다. 

결국 스파르타는 페르시아의 도움을 받아 아테네의 바다에서의 제해권을 빼앗았고 해전에서 아테네의 함대가 전멸하면서 아테네가 항복하여 펠로폰네소스 전쟁이 약 30년만에야 막을 내렸다. 

이 전쟁기간동안 그리스의 국민들의 생활은 피폐해졌고 경제는 나락으로 떨어졌으며 그리스 전체 국가들의 국력이 약화되었다. 이때 그리스의 또 다른 도시국가였던 테바이가 세력을 키워 스파르타를 패배시킴으로서 아테네와 스파르타 모두 몰락의 길을 걸었다. 

이후 테바이 역시 새롭게 힘을 키운 마케도니아에게 그 주도권을 빼앗겠다. 당시 마케도니아 왕국의 필리포스 2세가 주도권을 장악하였고 훗날 그의 아들 알렉산더 대왕이 전체 그리스를 장악하고 페르시아 등을 공격하기 위해 원정을 떠나게 된다. 

이러한 과정 중에서 그리스의 아테네와 스파르타간의 전쟁을 기록한 기록서를 투키디데스가 책으로 남겼는데 바로 “펠로폰네소스 전쟁사”이다. 그는 스스로 전쟁중에 아테네의 장군으로 참전을 했었고 전쟁에서 패배하였기 때문에 추방당하였다. 그는 이 당시의 전쟁의 상황을 객관적이고 현실주의에 입각해서 저술하였고 국가와 국가간에 가장 중요한 것은 권력이라고 지적하였다. 또한 그는 “역사는 되풀이 된다”라는 말을 남겼는데 실제 그 이후 동서양의 역사는 전쟁과 평화가 반복되고 있고 지금도 그 역사가 현재에 투영되고 있다. 미국과 중국의 관계는 그레이엄 앨리슨의 “예정된 전쟁”과 같이 긴장감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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