꿩은 위급한 상황에 닥쳤을 때 머리만 풀숲에 처박고 숨는다고 한다. 아마도 제 눈만 가리면 무서운 상황을 모면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하지만 이것이 큰 착각이란 것을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평택시 공무원의 사회적 거리두기 위반에 대해 본지의 수차례 지적에도 불구하고 감사관실에서는 위반공무원들의 변명으로 일관된 진술과 시간이 많이 지나서 직접 조사할 수 없다는 핑계를 들이대며 위반사항 뭉개기에 나서는 모양새가 머리만 처박는 꿩의 모습과 다르지 않아 보인다.

사실 푸른도시사업소 산림녹지과 직원들의 사회적거리두기 위반은 담당부서장의 진정성 있는 사과와 함께 재발방지 약속을 했더라면 이렇게까지 시민들의 지탄을 받지는 않았을 것이다.

본지의 취재에는 잘못을 인정해놓고 감사관실에는 거리두기를 지켰다는 새빨간 거짓말을 일삼는 공무원의 행태는 비난받아 마땅할 것이다.

또한 감사관실을 비롯한 해당부서의 제식구감싸기는 공무원조직의 구조화된 문제점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것으로써 언젠가 반드시 문제가 되리라는 사실을 직시해야 한다. 

공무를 집행함에 있어 형평성과 공정성은 가장 중요한 덕목일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무원의 위반은 눈감아주면서 일반시민의 위반은 철저히 적발해 처벌한다면 어느 누가 수긍할 수 있겠는가.

이제는 평택시장이 나서야 한다. 철저히 조사해서 시비를 가려야한다. 그렇지 않으면 평택시 행정에 대한 시민들의 만연한 불신을 거둬드리기 어려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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