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상의 어느 지역이고 사람들이 모여 사는 곳에는 그들만이 소통이 가능한 말(언어)이 있다. 하긴 짐승들도 그들만의 소리나 몸짓을 통해서 의사소통을 한다고 한다. 

말이란 자기의 생각을 음성으로 표현하는 기능이라 본능적으로 표출하게 되는데 처음부터 되는 것은 아니고 성장 발달 과정에서 함께 사는 가족이나 이웃 사람들을 통해 자연스레 익혀지게 되는 것이다. 또한 이런 말들을 모아 글자(문자)로 나타낸 것이 글이다. 지구상에 각기 다른 여러 나라와 민족들이 살고 자기들만의 고유한 말과 글을 가지고 있지만 그렇지 못한 나라나 민족도 있다. 말은 있어도 글이 없는 나라도 많다. 우리나라도 세종대왕께서 한글(당시 훈민정음)을 창제하시고 반포하신 1446년, 그 이전에는 중국의 한자를 썼고 지금까지도 한자를 필요에 따라 일부 혼용은 하지만 지금은 거의 한글을 전용하고 있다. 우리에게는 고유의 글자가 있다는 게 얼마나 자랑스러운 일인가.

우리의 한글을 세계 언어학자들도 한글의 과학적인 짜임새와 그 우수성을 인정하고 있으며 또한 유네스코에서는 훈민정음을 세계기록문화유산으로 지정했다. 이토록 우리 한글이 인정받는 데는 한글은 24자(자음14자 모음10자)로, 영어의 ‘알파벳’ 26자, 일본어의 ‘가나’ 48자에 비해 적은 자수로서 같은 소리글자지만, 가나와 알파벳은 300여 개의 소리 정도 표현 못 하지만, 우리 한글은 11,000여 개의 소리를 낼 수 있다는 점이다. 중국의 한자는 뜻글자로 수천 개의 글자를 가지고 있지만 400여 개의 소리밖에 못 낸다. 이처럼 읽기와 쓰기에 편하고 배우기 쉬우며 많은 소리를 표현할 수 있는 글이기에 세계 어느 문자도 한글의 우수성을 따를 수 없는 것이다. 

인도네시아의 부톤섬 소수민족인 ‘찌아찌아족’은 우리 한글을 10년이나 상용해 오던 중 2010년 7월, 인도네시아 정부가 한글 사용을 공식 승인함으로서 한글이 ‘찌아찌아족’의 공식 문자가 되었다 한다. 그런가 하면 최근 영국 옥스퍼드 영어 사전에는 26개의 한국어가 새로 등재 되었다 한다. 몇 가지 들어 보면, 애교, 반찬, 불고기, 치맥, 대박, 동치미, 파이팅, 갈비, 등. 이처럼 우리나라 말이 외국의 사전에 등재 될 정도니 자랑스럽지 않은가.

한글도 처음 세종대왕께서 창제 하시고 반포하신 당시보다 그 동안에 여러 한글 학자들에 의해 오늘의 한글로 변천해 왔다. 그런데 요즘에 와서는 자연스럽게 국어사전에도 없는 말들이 생겨나서 통용되고 있다. 특히 줄임말들이다. 분명 우리 발음이고 한글로도 쉽게 표기되는데 뜻풀이를 듣지 않고는 처음 들어서는 알 수 없는 말들이다. 몇 가지 예를 들어 보면, 귀척(귀여운 척), 갠소(개인 소장), 솔까말(솔직히 까놓고 말해서), 볼매(볼수록 매력 있다) 등. 이 밖에 빼박캔트(빼도 박도 못한다), 트인낭(트위터는 인생의 낭비다), 노오력(해도 해도 안 된다) 같은 설명을 듣지 않고는 이해할 수 없는 신조어들이 마구 생겨나고 있다.

세계가 그 우수성을 인정하는 우리의 말과 글을 배우는 나라가 생겨나고 있는데 이렇게 무분별하게 마구 생겨나는 불량신조어들로 인해 오염될까봐 염려스럽다. 바른말 고운 말 쓰기 운동이라도 다시 펼쳤으면 하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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