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화장실 이용객,“볼일 보는데 누가 쳐다 봐 수치심 들어”

- 안성시 자원순환과,“인지하지 못했다. 신속한 조치 취할 것”

- 안성시 가족여성과,“몰카 여부만 점검... 창문 인지 못해”

안성시 죽산면 죽주산성(경기도 기념물 제69호)에 위치한 공중화장실에 문마다 창문이 달려 있어 이용객들이 수치심을 느끼고 있다며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해당 화장실이 ‘여성안심화장실’로 지정됐음에도 정작 창문으로 화장실 내부가 그대로 노출된다는 점에서 담당 부서가 제대로 점검하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죽주산성 주차장에는 죽주산성 방문객을 위해 남성 1칸, 여성 2칸으로 조성된 공중화장실이 있다. 워낙 오래전에 조성되어 조성일자도 파악이 안되고 있으며 시설도 노후화 된 상태다.

이에 안성시는 올해 3차 추경을 통해 3,700만 원의 예산을 확보하여 올 하반기 대대적인 리모델링을 계획했다.  

문제는 해당 화장실 각 칸마다 대략 가로 30cm, 세로 40cm의 투명한 재질로 이뤄진 창문이 존재해 밖에서 내부를 들여다 볼 수 있는 구조라는 점이다.

이에 화장실 이용객들은 수치심과 불안을 호소하고 있다. 이용객 박 모 씨(50)는 “죽주산성을 방문하고 집으로 출발하기 전 화장실에서 볼 일을 보는데 밖에 사람과 눈이 마주쳤다”며, “같은 여성이었음에도 상당히 수치스러웠는데, 만약 밖에 있던 사람이 남성이었다고 생각하면 수치심을 넘어 불안해진다”고 말했다.

이어 “내부를 볼 수 있는 투명 창문이 달려 있는 상황인데도 불구하고, 안성시에서 부착한 ‘여성안심화장실’ 스티커를 보고 더욱 어이가 없었다. 창문이 달려 있는데 여성이 안심할 수 있는 화장실이 맞느냐”고 반문했다.

확인결과, 해당 화장실을 관리하는 부서는 자원순환과이나, 여성안심스티커를 부착한 부서는 가족여성과로 확인됐다. 다만, 두 부서 모두 창문의 존재에 대해서는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다.

본지의 취재가 들어가자 자원순환과는 서둘러 당일 특별현장점검을 진행했다.

자원순환과 담당자는 “해당 화장실이 곧 철거되고, 대대적인 리모델링이 있을 곳이기 때문에 점검 등을 진행했음에도 그러한 사실을 인지하지 못 한 것 같다”며, “확인결과 창문에 붙여놓았던 필름이 노후화되어 투명해진 것으로 확인됐다. 바로 불투명 필름을 붙여 놓는 등 후속 조치를 완료했으며, 앞으로 리모델링 전까지 주기적으로 관리하겠다”고 말했다. 

가족여성과 담당자는 “여성안심화장실 스티커는 기간제 근로자분들이 점검을 통해 부착하고 있다. 화장실에 숨겨진 몰래카메라와 시설 파손 등에 대해서 중점적으로 점검하기 때문에 창문 등에 대해서는 신경 쓰지 못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한편, 안성시는 지난 3월부터 관내 등록된 공중화장실 243개소와 불법촬영 가능성이 높은 민간 화장실을 대상으로 불법촬영기기를 점검하고 여성안심화장실을 지정한 바 있다. 

시에서 여성안심화장실을 지정한 만큼 단순 불법촬영기기 점검 외에도 실질적으로 여성이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는 화장실 조성을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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