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심은 글자의 뜻 그대로 ‘착한 마음’이다. 국어사전에도 ‘남을 도우는 마음’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이렇듯 남을 돕고 베푸는 후한 마음이기에 선심을 행할 때는 조금이라도 가식이나 어떤 사욕도 숨어있어서는 안 될 것이다. 그리고 내 것으로 해야지 남의 것으로 베풀어서도 안 될 것이다.

우리 사회에는 사기를 하거나 남의 것을 강제 탈취하는 악심을 가진 사람도 있어 삭막한 사회 분위기를 조성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재산을 사회에 환원하는 기업인들도 있다. 또 시장에서 노점상을 하며 어렵게 평생을 모은 돈을 대학에 장학금으로, 어려운 이웃을 위해 아낌없이 기부하는 이름 없는 서민들도 있다. 또 아무도 모르게 매년 정해진 장소에 돈 뭉치를 놓고 가는 무명의 선심을 베푸는 사람도 있다.

그리고 선거 때만 되면 입후보자들의 각종 선심 공약이 쏟아지기도 한다. 언론에서도 일부 대선 후보자들의 선심 공약을 보도하고 있기에 전 국민들이 알고 있을 것이다. 그 보도 내용대로 보면, “모든 신생아가 사회 초년생이 되었을 때 20년 적립 형으로 1억 원 지원“을, “대학에 진학하지 못하는 청년들에게 세계여행비 1000만 원을,” “군대 가산점 대신 제대할 때 3000만 원을”지원하겠다는 등의 공약을 제시 했다. 물론 베푼다는 뜻이 있기에 선심으로 볼 수는 있겠지만 이 돈은 한 두 사람에게 주는 돈도 아니거늘 입후보자 개인 돈은 아닐 것이다. 공약이기에 당선이 되면 실행하겠다는 뜻인데 그 돈은 국가 예산이 아니겠는가. 이렇게 개개인에게 액수로 정해서까지 돈을 주겠다는 것, 이것은 개인이 아닌 국가의 선심으로 보아야겠지만, 그래도 선거에 앞서 내놓는 것이기에 표심을 얻기 위한 선심으로 밖에 들리지 않는다.

우리는 건국 초기부터 대통령, 국회의원, 시 도의원 등 여러 선거를 경험하면서 입후보자들이 유권자들의 표심을 얻기 위해 내 놓는 여러 가지 선심공약을 많이 봐왔고 받기도 했다. 초기에는 고무신도 받았고 돈 봉투도 받았고 회식과 관광 선심도 받았다. 물론 선거법에는 위반되지만 다 알게 모르게 이뤄진 사실들이다. 그래도 이런 사례들은 어찌되었던 입후보자들의 돈에서 나온 것들이다. 그랬기에 몇 번 선거에서 낙방하고 나면 파산지경에 이른 사람들도 있었다.

우리나라는 대한민국이라는 국호로 수립된 지도 70년이 넘게, 사회주의 국가도 아닌 자유민주주의국가로 지금껏 이어오고 있다. 지금은 국민들의 의식 수준도 높아졌고 그동안의 수많은 선거를 통해 터득한 바도 많고 그래서 전에 비해 부정 선거도 많이 사라졌다. 지나간 얘기지만 한 때 “먹고 보자 00당, 찍고 보자 00당”이란 말도 등장하지 않았던가. 그러나 아직도 이런저런 명분으로 선거 때만 되면 현금살포가 자행되어 선거가 끝나면 선거법 위반으로 재판을 받고 당선 무효 처분을 받기도 한다. 이젠 선거 때만 되면 등장하는 여러 가지 표심을 의식한 선심공약이나 현금살포는 없어질 때도 되지 않았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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