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프랜차이즈 치킨가게 사장이 형편이 여의치 않은 두 형제를 도와 준 선행이 알려져 우리의 마음을 뭉클하게 했다. 편의점에서 돈이 모자라 물건 값을 치르지 못하는 아이를 위해 값을 대신 치러준 여학생의 이야기도 우리에게 봄날의 훈훈함을 느끼게 했다. 이런 사람들을 일컬어 ‘선한 사마리아인’이라고 부른다.
그러나 예수님은 그를 내치기보다 그의 영적인 수준과 지식에서부터 출발하신다. 예수님은 그에게 율법에는 뭐라고 되어 있느냐고 반문하셨다. 그는 하나님과 이웃을 사랑하는 것이 율법의 핵심이라고 옳게 짚었다. “무엇을 해라, 하지 말아라”하는 수많은 명령을 의무적으로 지키는 것이 아니라 사랑이 그 핵심임을 잘 알고 있었던 것이다.
예수님은 율법 전문가에게 그 율법의 정신에 따라 살라고 하셨다. 그런데 율법 전문가는 자기를 옳게 보이기 위해, 내가 사랑해야 할 이웃은 누구인지 그 범위를 정해달라고 하였다. 이때 예수께서 하신 비유가 선한 사마리아인 이야기이다. 이야기의 핵심은 이것이다. 강도를 만나 거의 죽은 상태로 길가에 버려진 유대인을 다 지나쳤는데, 당시 유대인들의 멸시를 받던 사마리아인은 오히려 그를 치료해 주고 주막에 데려가 값을 대신 치르고 머물도록 도와주었다는 이야기이다.
예수님은 율법 전문가에게 “누가 강도 만난 자의 이웃이 되어주었는가?”라고 물으신다. “내 이웃이 누구냐?”고 물었던 그에게 “누가 그의 이웃이 되어주었느냐?”고 하신다. 그리고 “가서 너도 그와 같이 하라”고 하신다. 예수님의 대답은 그렇게 하면 영생을 얻게 된다는 의미는 아니었다. 다만 거기서부터 출발해서 결국 우리 능력으로는 온전히 하나님과 사람을 사랑할 수 없음을 깨닫는 데까지 이르러야 할 것이다.
그런데 이 사마리아인 비유는 거꾸로 오늘날 믿음의 지식을 가지고 있어서 자신이 우월하다고 착각하는 많은 종교인들의 위선을 폭로하는 것이기도 하다. 말로만 사랑을 외치고 믿음을 외치지만 작동하지 않는 믿음에 대하여 부끄럽게 하시는 말씀이다. 성경은 믿음을 “사랑으로써 작동하는 믿음”이며, “믿음은 행함과 함께 일하는 것”이라고 정의한다(갈라디아서 5:6, 야고보서 2:22). 신앙인의 의로움은 율법을 뛰어넘는 사랑으로 열매 맺는다(마태복음 5:20, 빌레몬서 1:21). 우리들만의 천국’을 만들어서 교회 안으로 울타리 칠 것이 아니라, 이제는 그 울타리 넘어서서 누가 강도만난 자의 이웃이 되어 주었느냐는 예수님의 질문에 답해야 할 것이다. 오늘 내가 이웃이 되어주어야 할 필요가 있는 사람은 누구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