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현종과 양귀비가 사랑을 나눌 때 또 한명의 인물이 있었으니 중국의 시의 신선으로 불리우는 이태백이다. 원래의 이름은 이백이었고 호는 청련거사, 자는 태백이었다. 한국에서는 이태백으로 더 알려져 있는 인물이다. 

 
한국의 노래 중에 “달아 달아 밝은 달아, 이태백이 놀던 달아!”라는 노래가 있을 만큼 당나라 시대의 한 세상을 풍미했던 이태백은 술과 달을 노래하는 낭만주의자로 널리 알려져 있다. 그러나 그 배경을 보면 당시에 점차 여색에 빠져 타락해가는 황제와 고통에 신음하는 백성들을 보면서 점차 속세를 떠나 자연과 일체가 되고자 했다.  
 
그의 유명한 산중문답(山中問答)이란 시는 “어째서 푸른 산속에 사느냐고 물어도, 대답없이 빙그레 마음이 한가하다. 복숭아 꽃이 물에 흘러 어디론가 가버리는 모습이, 인간세상 아닌 별천지에 있구나(問餘何意栖碧山, 笑而不答心自閑, 挑花流水窅然去,別有天地非人間)”를 담고 있는데 그의 도교적인 색채를 읽을 수 있다.  
 
이태백과 어깨를 나란히 했던 시성으로 알려진 두보는 이태백을 가리켜 “술 한말에 백 편의 시를 짓는다”고 할 정도로 술을 좋아했던 애주가임에는 틀림이 없어 보인다. 그럼 중국의 술 문화는 언제부터 시작된 것일까? 
 
중국의 기록에 따르면 4000년의 역사라고 하는 설과 6000년이라는 설이 있으나, 그 연도에 상관없이 중국에서의 술의 역사는 오래된 것은 사실이다. 술을 나타내는 주(酒)의 한자도 물과 그릇이 합쳐져서 만들어진 단어이다.  
 
이태백은 현종과 양귀비 앞에서 이들을 비난하는 풍자시를 쓰다가 쫓겨나 정처없이 자연을 벗삼아 떠돌다가 자신이 사랑하는 술을 마시고 꿈을 쫓던 호수에 비친 달을 껴안으려다 죽었다는 설화가 있다. 
 
이태백이 사랑하던 술은 지금도 중국 사람들의 생활에 없어서는 안될 중요한 문화 중의 하나이다. 술의 종류도 많고 예법도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더 복잡하다. 예를 들어 우리는 술잔을 돌리는 습관이 있고, 다 마신 후에 술을 따르지만 중국인들은 술잔을 돌리지 않으며 첨잔도 가능하다. 
 
그리고 중국 사람들과 술을 마시다 보면 가끔 중지와 식지를 구부쳐 탁자를 두드리는 모습을 보곤한다. 우리는 잘못 이해하면 좀 건방져 보이지만 이것도 역사적 배경이 있다. 청나라때 민간인 복장으로 순시하는 것을 좋아했던 건륭황제가 하루는 중국의 남쪽 지역을 돌다가 신하에게 차를 권하였다. 당시의 예절은 황제가 하사한 것에 대해 머리를 조아리고 받아야 했으나 그럴 수 없자 손가락을 구부려 예를 갖추었다. 그 관습이 지금도 내려와 중국 사람들은 술을 마실 때 누군가 술을 부어주면 탁자를 치곤한다. 
 
중국의 술은 그 역사도 길고 땅도 넓어 종류도 다양하며 약 4,500 종류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크게 나누면 우리가 중국 식당이나 양꼬치를 먹으면서 마시는 백주(白酒)가 있고, 또 황주(黃酒), 약미주(藥味酒)가 있다. 백주는 증류주로 밀이나 보리로 만든 누룩에 수수나 쌀을 원료로 하여 만들어진다. 그 도수가 약 40도에서 70도까지 있으며, 보통 52도에서 56도의 술을 최고로 친다. 그 대표적인 것이 귀주성의 마오타이와 사천성의 우량에이다. 50도 이상의 백주를 마시면 목구멍에서 가슴까지 마치 전기가 오듯이 찌릿한 자극을 맛볼 수 있다. 
 
이태백을 취하게 하고 낭만에 빠지게 했던 것은 당시의 상황과 여기에 그가 사랑하는 술이었다. 중국의 많은 술과 그 특징에 대해 조금 더 살펴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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