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3세 되는 엄마 같은 둘째언니 생신을 축하 하는 가족 모임이 있는 날이다.

 
나와 같은 나이의 큰딸인 조카가 정성으로 만든 음식상에 둘러앉아 오랜만에 웃음소리 담장 밖을 넘어 쟁반처럼 둥근 달빛과 어우러지는 화기애애한 시간에 맞춰 ‘사랑하는 언니의 생일 축하 합니다’ 노랫소리가 열렬하였다.
 
고진감래(苦盡甘來) “고생 끝에 낙이 온다”는 이 말은 세상의 순리이기도 하겠지만 참고 견딘 언니에게 주는 인생의 따뜻한 보상이기도 하다.
 
질병과 사고가 많은 복잡한 세상이지만 지금 우리나라는 초고령 노령인구 사회로 진입하고 있다고 한다. 노인 인구의 증가로 노인복지법을 제정하여 다양하고 전반적인 노인문제 현황에 대한 대안이 생겨나고 있다. 내게도 65세 이상 된 언니와 형부가 많다. 아직도 일을 놓지 않은 생활인으로 건강에 아무 문제없이 천성적 부지런함으로 살아가고 있다. 요즘 주변인들의 늙어가는 얼굴 표정을 보면서 씁쓸해 진다. 주름진 팔자주름 속 여간해서 웃지 않는 입술과, 소일거리나 활동 없는 무기력한 하루하루, 불평과 배려와 분별력 부동에서 오는 인색한 행동을 보며 내 자아를 명징하게 두드리는 훈련을 한다. 
 
오늘은 언니가 주인공인 만큼 그녀의 건강 비법을 전하고 싶다. 
 
음식, 운동, 심리(긍정적 마인드, 여기에는 마음가짐이 속한다. 희망, 믿음, 신념, 포용력), 크게 박수치며 웃는 연습을 하면 내 속에는 빛이 가득하게 된다. 가만히 언니의 얼굴을 들여다보니 은은하게 온유한 모습이다. 이미 그런 분별과 사리가 사리처럼 쌓이고 고여 고생을 자가 치유하는 능력자가 된 건 아닌지.
 
또한 그녀에게는 햇빛과 바람과 흙이 주는 고마움을 겸허하게 받는 아름다운 손이 있다. 각종 채소와 열매를 얻기 위해 하루 종일 호미질을 하며 흘리는 구슬 같은 땀방울, 기쁨을 느끼는 지혜로운 텃밭 일기가 언니 삶의 달빛경전이었다.
보름달이 조금 작아진 밝은 달밤이다.
노년은 젊음, 그것에 비할 바 없는 기회인 것을,
비록 차려입은 드레스만 다를 뿐,
하여 저녁 어스름이 멀어져 가면 하늘에는 별들이,
보이지 않는 낮이 가득하다네.
 
미국의 시인 헨리 워즈워드 롱펠로우는 두 아내를 잃는 비극적인 삶을 살았다. 고통의 시간에서 어떻게 아름다운 시를 쓸 수 있느냐는 질문에 그는 마당의 사과나무가 스승이라고 말했다. “늙은 가지에 해마다 꽃이 피고, 열매가 열리고 새로운 가지가 생기고, 나 자신을 늙은 가지라고 생각한 적이 없는 항상 새 가지라고 생각한다.” 는 시인의 초자연적 내면, 무병장수의 조건은 위대한 사상이 아니라 작지만 성찰과 혜안에서 오는 것이란 생각이 든다.
저작권자 © 평안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