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종하늘도시의 한 마트에 절도 사건을 신고 받고 출동한 경찰관의 눈물이 연일 화제다. 아침과 점심을 굶어 배가 너무 고파 먹을 것을 훔쳤다는 사연에 말없이 돈 봉투를 건네고 사라진 남자의 훈훈한 미담과, 마트 주인의 배려와, “세상에 밥 굶는 사람이 어딨습니까” 라며 눈물을 보인 경찰관의 모습을 보며 삭막하게만 보였던 세상을 다시 보게 되었다.

 
오래전 보릿고개 정서가 남아 있어서인지 ‘밥은 먹고 다니나’가 어른들이 묻는 가장 최상의 관심 가득한 말씀이란 생각이 든다. 
 
오죽하면 ‘아이야 뛰지 마라 배 꺼질라’ 보릿고개 가사만 들어도 먹고 산다는 일은 생명 유지에 있어 절대 조건이다.
 
먹을 것이 넘쳐나는 시대에 맞게 사람들은 맛집을 찾아 투어하고, 먹방을 보면서 식탐을 즐긴다. 너무 먹어서 찐 살을 빼기 위해 굶는 다이어트를 하는 일도 다반사인 그런 세상인데 밥 굶는 사람이라니 눈물이 난다.
 
“당신이 가난한 자의 역을 하는 것이 신의 즐거움이라면 당신은 그 역을 잘 해내야 한다. 주어진 역이 절름발이나 지배자, 혹은 소시민의 경우라 하더라도 마찬가지다. 왜냐하면 주어진 역을 잘 해내야 하는 것이 당신이 해야 할 일이기 때문이다.”
 
인간의 본질인 삶과 죽음의 이야기를 사상적으로 다룬 아우렐리우스의<명상록>을 읽다가 벗어날 수 없는 운명과 숙명의 지배를 생각해 본다.
 
인간이란 특별하고도 아름다운 이름 앞에 가해지는 절대 빈곤이 만든 빈곤 계층은 아직도 우리 사회에 만연함을 잊지 말아야 한다.
 
잘 먹고 잘 사는 사람들은 뷰(view)가 좋은 집을 이야기하고, 삶의 질과 취미 활동에 대하여 고민한다.
 
마음만은 부자인 나는 영혼이라도 맑게 유지하며 살고 싶다. 그래서 “부지런하고, 부지런하고 또 부지런 하라.” 는 말을 새기며 (대부유천) 하늘이 내린 큰 부자가 아니어도 (소부유천) 부지런한 작은 부자의 삶을 추구하며 하루하루를 채워간다.
 
‘가장 소중한 것은 무엇인가’ 한번쯤은 생각하며 살아가길 제안해 본다.
 
지금의 안온한 생활이 영원하지 않을 수도 있다. 아니 영원한 것은 없다고 한다.
 
내가 가진 무엇이든 타인을 향해 내밀어 주는 따스한 관심이 더 필요한 계절, 문 밖에 누가 슬픈 수레를 끌고 가는지, 자신보다 조금 더 힘든 소외계층에게 말문을 열고 실천하는 사회가 되어야 함을 마지막 한 해의 뒤편에 서서 간절한 소망을 풀어 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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