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연수 다 놀러 가는 거죠. 그냥 돈 쓰러 가는 거 아니에요?”

  의회의 국외 연수에 대한 의견을 묻자 40대의 한 시민이 보인 반응이다. 이처럼 해마다 각종 의회 공무국외연수에 대한 비난이 거세지고 있다. 의회가 연수의 목적을 제대로 이행하지 못하고 있을뿐더러 연수의 필요성에 대해서도 의문을 가지는 시민들이 늘고 있다는 이야기다.

  무엇보다도 국외 연수 비용이 시민 세금에서 비롯된 예산으로 책정된다는 것이 비난을 가중시킨다. 국외 연수에 대한 논란은 계속해서 이어지다 작년 7월, 충북도의회가 폭우 피해가 속출하는데도 ‘외유성’ 유럽 연수를 떠나며 더 거세졌다.

  이에 강서구의회는 해외 연수에 문제점이 많다고 보고 국외연수 예산을 편성하지 않았고 부산 일부 기초의회가 올해는 단체 국외 연수를 가지 않겠다고 선언하기도 했지만 여전히 대다수의 의회에서는 국외 연수가 계속되고 있다. 당장 10월 1일에는 평택시의회의 공무 국외 연수가 열린다.

  그렇다면 평택시의회 국외 연수의 실정은 어떨까? 평택시의회 홈페이지에는 9월 7일 이뤄진 공무 국외 연수 심사위원회의 속기록이 게시되었다.
 
  ‘2018년 평택시의회 공무국외연수 심사위원회 속기록’이라는 제목으로 게시된 글에는 ‘180907 2018년 평택시의회 공무국외여행심사위원회 속기록’이라는 제목의 한글문서가 첨부되어 있었다.

  분명 공무국외 ‘연수’심사위원회의 속 기록이 첨부되어있어야 했지만 첨부된 문서는 ‘여행’심사위원회의 속기록이었다. 실제로 속기록에는 제목 외에도 ‘연수’라는 단어는 총 26번 쓰인데 반해 ‘여행’이라는 단어 또한 20번이나 쓰였다.

  그 중에도 ‘국외여행’이라는 단어가 9번 쓰이면서 ‘국외연수’라는 단어가 5번 쓰인 것 보다 4번 더 쓰일 만큼 이번 국외 연수를 국외 ‘여행’이라고 칭한 경우가 많았다.

  이번 평택시의회 자치행정위원회의 국외 연수 목적은 재난대응체계 및 민간 분야와의 협업체계 연구, 노인 공동 주거 단지 등 노인 복지 정책 사례 비교다.

  그러나 국외 연수 기간인 약 8일 중 노인 공동 주거 단지 방문과 재난대응체계와 관련된 방문 계획은 첫째 날과 마지막 날 각 1번씩일 뿐이었다.

  나머지 6일은 경관개선 우수사례 탐구를 위해 세계문화유산과 유적지 등을 탐방한다. 이마 저도 스위스에서는 융프라우와 루체른에서의 경관 개선 우수 사례 탐구 계획뿐이다. 도시 경관개선, 혹은 관광지와 문화재 관리는 매년 국외 연수 보고서에 등장하는 취지임에 걸맞게 올해도 어김없이 나왔다.

  이에 대해 속기록에서 한 위원은 “코스는 갈 때마다 거의 비슷하지 않냐“며 ”나는 대략 어디어디 가는지 아는데 대부분 비슷하다. 앉아가지고 그냥 다녀오고. 이것을 되풀이하는 것 아니냐“고 묻는다. 이에 위원장은 ”의원님들 중에서 자주 다녀보신분도 계시긴 하지만 현실적으로 우리가 크게 전문가가 있는 것도 아니“라고 답한다.

  한 위원이 “7대 때 해외 나가서 보고 들어오시면서 과연 우리 평택에 얼마나 많이 적용을 시켰는지”에 대해서도 물었는데 이에 위원장은 “반대 의견에 아직 연계 중이긴 하지만 미국 연수 후 시범적으로 시청 앞 배미지구 공원에 주차장을 설치하자는 움직임이 있는 것처럼 긍정적인 면도 있다”고 답하는 등 국외연수에 긍정적인 면이 없는 것은 아니다.

  물론 이에 한 시민은 “지금까지 잘 접목된 사례가 있다면 국외 연수가 긍정적이라고 생각하겠지만, 지금까지 접목된 사례가 있냐”고 말하는 등 이마저도 화두가 되고 있다.

  이번 연수에 의원들의 소요경비는 총 2,400만 원이다. 이는 「지방자치법시행령」 제33조 및 「평택시의회 의원 의정활동비 등 지급에 관한 조례」 제4조에 의해 지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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