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의 이끼 내려앉은 성벽

고창고 박물관
고창고 박물관
고창 고창읍성
‘읍성’은 가장 작은 행정단위인 마을을 지키기 위해 쌓은 성으로 특히 왜구의 침입이 잦았던 고려 말 이후, 해안 지방을 중심으로 집중적으로 세워졌던 마을 방어시설이자 행정의 중심지였다. 전라남도 고창에 있는 고창읍성은 오랜 풍상을 이겨내고 오늘날까지 남아있는 10여 곳의 읍성 중 하나로 그 견고 하면서도 고색창연한 자태로 조선시대 읍성의 됨됨이를 잘 보여주고 있는 대표적인 성이다.

든든한 성벽, 조선 시대의 읍성의 전형

고창 고창읍성 ‘읍성’은 가장 작은 행정단위인 마을을 지키기 위해 쌓은 성으로 특히 왜구의 침입이 잦았던 고려 말 이후, 해안 지방을 중심으로 집중적으로 세워졌던 마을 방어시설이자 행정의 중심지였다. 전라남도 고창에 있는 고창읍성은 오랜 풍상을 이겨내고 오늘날까지 남아있는 10여 곳의 읍성 중 하나로 그 견고 하면서도 고색창연한 자태로 조선시대 읍성의 됨됨이를 잘 보여주고 있는 대표적인 성이다.
조선시대 읍성의 됨됨이 세월의 이끼 내려앉은 성벽 얼마나 실감나는 이야기일지는 모르지만, 우리나라는 예로부터 ‘성곽의 나라’라고 불릴 만큼 많은 성을 가지고 있는 나라이다. 그 옛날, 고대왕국 고구려가 당시로서는 도저히 이길 수 없는 상대로 여겨졌던 수나라, 당나라 와 같은 대제국의 침입을 거뜬히 물리칠 수 있었던 것도 많은 부분 국토의 내외곽을 요소요소 지키고 있던 든든한 성의 덕택이었다.
고대의 우리 조상들은 험준한 산에는 산성을 쌓았고, 도시 외곽에는 나성과 도성을 쌓았다. 이러한 축성(築城)의 전통은 조선 후기까지도 계속 이어져 기존의 성들을 수리 보완해 사용했는가 하면 필요에 따라 다양한 기능을 지닌 성들을 새로 쌓기도 했다. 그 중에서 읍성(邑城)은 가장 작은 행정단위인 마을(읍)을 지키기 위해 쌓은 성으로 특히 왜구의 침입이 잦았던 고려 말 이후, 해안 지방을 중심으로 집중적으로 세워져 조선시대 중엽 쯤에는 우리나라 전체 읍의 절반 이상이 읍성을 가지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나 긴 세월의 풍상을 이겨내고 지금까지 본래 모습을 유지하며 남아있는 읍성은 겨우 9개 정도에 지나지 않 는다. 그 중에서도 전라북도 고창에 있는 고창읍성은 그 견고하면서도 고색창연한 자태로 조선 시대 읍성의 됨됨이를 잘 보여주고 있는 대표적인 성이다.
고창읍성은 전라북도 고창군 고창읍 읍내리에 있는 방장산의 한 켠을 움켜쥐고 1.7킬로미터 정도나 이어진다. 높이는 낮은 곳은 4미터, 높은 곳은 6미터 정도로 현재 남아있는 어떤 읍성보다도 높고 견고하다.
동쪽과 서쪽, 그리고 북쪽에 성문이 모두 셋이 있는데, 이중 정문으로 쓰이는 문은 북문인 공북루이다.
남쪽은 산등성이로이어져 문이 없다.

 
 
세계적인 철새도래지 서산 천수만

마을 방어시설 겸 마을 행 정의 중심지 정문으로 쓰이는 공북루를 통과해 성 안으로 들어서면 우선 잘 단장된 정원과도 같은 성안의 풍경이 펼쳐진다.
그러나 여기에 현혹되지 말고, 일단 성벽 위로 올라서 성벽을 따라 한 바퀴 돌아보는 것이 답사의 옳은 순서이다.

매년 9월 9일에 열리는 모양 성축제에서는 이렇게 성벽을 밟으며 걷는 ‘답성놀이’라는 행사도 펼쳐진다.

높다란 성벽을 밟으며 걷다 보면 옹성을 갖춘 세 개의 문과 6곳의 ‘치’를 만날 수 있다.
옹성이란 성문을 보호하기 위해 성문 앞에 둘러친 성 벽을 말하고 ‘치’는 성곽의 일부가 바깥쪽으로 돌출된 것으 로 전투시 성벽의 상태를 감시하고 성벽을 기어오르거나 성벽 가까이에 있는 적을 옆에서 공격하기도 하는 시설이다. 그밖에 성곽의 외벽을 따라 조성된 인공 개울인 해자의 흔적도 발견할 수 있다.
옹성과 치, 해자 등의 시설들은 성곽을 답사할 때 결코 빼놓 을 수 없는 중요한 시설들이다. 또한 높다란 성벽 위에 서면 성안의 구조가 한 눈에 들어온다. 안타깝게도 본래 남아있던 성안의 시설들은 거의 없어져 옛 모습을 찾을 수 없으나, 일부 중요한 시설들을 원형에 가깝게 복원해 놓아 옛 읍성의 구조를 이해할 수 있게 해 주고 있다.
읍성은 마을의 방어시설이 기도 하지만, 그에 못지않게 중요한 기능은 행정의 중심지로서의역할이다. 즉 읍성에는 한양 궁궐에 계시는 임금님의 궐패를 모셔놓고 때맞춰 문안을 드리는 객사(客舍)를 비롯, 중요한 행정시설들이 요지에 자리 잡는 것이 보통이다.

 주변명소 

선운사
선운사
선운사
경치가 아름다울 뿐만 국 보급 유물들을 다수 보유한 명찰. 또한 봄부터 가을까지 동백, 산수유, 벚꽃, 백일홍 그리고 상사화 까지 선운산의 자연이 절집 일대에 부려놓은 꽃들로 일 년 내내 아름다운 풍경이 펼쳐진다. 경내에는 그 유명한 선운사 동백이 산자락 전체에 절집을 품어 안듯이 감싸며 펼쳐져 있다.
노랗게 꽃망울을 틔우던 산수유와 꽃비를 쏟아내던 벚꽃은 지고 없지만 계절이 겨울로 접어들면 동백이 그 붉은 꽃송이를 뚝뚝 떨어뜨려 여행자들의 마음을 울린다.
Point▶ 전북 고창군 아산면 삼인리 500 / 어른 2천5백원, 어린이 1 천원 /063-563-3450(선운산도립공원 관리사무소)

 미당시문학관
시인 서정주의 ‘질마재 신화’가 탄생한 전라북도 고창군 부안면 선운리는 미당이 태어나 자란 고향이기도 하다. 그의 생가 바로 옆에 위치하는 미당시문학관은 시인 서정주의 시와 인생과 일상이 오롯이 녹아있는 장소. 2개의 전시동으로 구성된 미당시문학관 제1전시동에는 미당의 친필 원고와 유품등을 전시하고 있다. Point▶ 전북 고창군 부안면 선운리 231 / 063-560-2760(미당시 문학관)

고창고인돌박물관
 고대 한반도의 묘제양식을 살필 수 있는 장소. 기원 전 4~5세기경 축조된 고창 고인돌군의 특징은 아주 다양한 형태의 고인돌을 한 곳에서 접할 수 있 다는데 있다. 세계적으로도 유례를 찾아보기 어려운 특성 덕분에 그 가치를 인정받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도 등록돼 있다. 박물관 안팎에선 사시대 주거양식을 알 수 있는 움막과 고인돌 축조과정을 재현해 놓았다.
 Point▶ 전북 고창군 고창읍 도산리 676 / 어른 3천 원, 어린이 1천 원 / 063-560-2576(고인돌공원관리소) www.gcdolmen.go.kr

사계절 아름다운 마법의 성

대표적인 중요 행정시설로는 읍을 다스리는 관청인 관아와 원님의 숙소인 내아(內衙), 죄수를 가두는 감옥, 관립교육기관인 향교 등이 있다. 이들 시설을 중심으로 주변에 시장과 상점, 가옥들이 위치한다.
읍성 안에는 주로 관청에 근무하는 아전들이나 상인들이 거주하고 일반 농민들은 성 밖의 농토와 가까운 곳에 거주하며 필요에 따라 읍성을 드나들게 된다. 그러나 고창읍성에는 다른 흔적들은 남아있지 않고, 객사와 동헌, 내아, 감옥 등 핵심적인 행정시설의 건물들만 복원되어 있다. 각 건물들에는 옛 상황을 재현한 마네킹과 설명을 위한 자동 녹음 시스템이 가동되어 관광객들의 이해를 돕고 있다.
그 나머 지 부분은 아름드리 나무와 울창 한 숲으로 덮여있다. 성안의 전체적인 구조는 북쪽이 낮고 남쪽과 동쪽이 산자락을 끼고 높은 언덕을 이루고 있어 성 안으로 들어갈수록 우거진 숲 길을 걷게 되어 있다.
답사도 답사지만, 아름답고 시원한 숲을 천천히 거니는 기분이 일품이다. 이 숲으로 인해 고창 읍성의 풍경은 어느 계절에 찾아와도 항상 잊을 수 없는 아름다 움을 느끼게 해 준다.
봄이면 형형색색의 봄꽃과 푸르른 신록의 조화, 여름이면 우거진 녹음, 가을이면 곱게 물든 단풍, 겨울이면 온통 하얀 눈으로 덮인 고성의 자태가 색다른 분위기를 자아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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