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택에서 인생의 반을 살았으나 물이 부족한 것은 처음인 듯하다. 공원에 항상 출근을 하시는 어르신들의 모습이 보이질 않는다. 너무 더워 사망 사고가 있다고 뉴스에서 방송을 한다. 어르신들은 더위를 잘 이겨내야 하는데 체력이 문제다.
얼마 전에 지인의 부친상에 다녀왔다. 나이가 들어가며 주위에다 큰 고아들이 넘쳐난다. 나도 마음에 준비를 해야 한다고 말들을 하지만 그게 쉽지 않다.
누고나 가는 인생이라 말하지만 나에겐 일어나지 않을 일인 것만 같다. 그러나 자연에 섭리를 벗어나지 못할 삶이란 것 또한 알고 있다. 그럼에도 마음에 준비는 영원히 안 될 것 같다.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새벽빛 와 닿으면 스러지는
이슬 더불어 손에 손을 잡고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노을빛 함께 단 둘이서
기슭에서 놀다가 구름
손짓하면은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아름다운 이 세상 끝내는 날
가서, 아름다웠다고 말하리라
귀천/천상병
오늘도 내일도 소풍이니 이 더 위도 소풍 중 이리라. 밤에 에어컨 끄는 게 무서울 정도다. 그런데 뉴스에서 전기도 아껴야 한단다.
단전이 되는 곳이 발생한단다. 더워도 너무 더운 올해, 우리 모두 잘 이겨내야 하는데 아껴야 하는 것도 참 많다.
이 더위에 수돗물이 안 나와 샤워도 못 할 시민들이 얼마나 힘이 들겠는가.
자다가 단전이 돼서 잠자리에서 깨었을 시민들도 얼마나 힘들었을까.
그럼에도 이 모든 것들이 아름다웠다 말하는 천상병 시인처럼 더워도 너무 더운 오늘 소풍 왔다 생각하며 짜증나는 땀을 수건으로 박박 닦으며 이 또한 지나가리라 하며 보냅니다. 이 여름을 모두 건강하게 이겨내길 기원합니다.
오 향 숙
panews@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