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남도 남해군

  남해안의 계절도 어느덧 여름을 코앞에 두고 있다. 한국의 작은 유럽 독일마을에서 굽어본 물건방조어부림은 이제 완연한 성하의 빛깔로 변해가고 반짝이는 은빛 멸치는 오뉴월 제철을 맞았다. 한려해상국립공원 금산 정상에서 굽어본 바다는 또 얼마나 곱던지. 남해판 올레길이라는 바래길을 따라 걸으면 관음포에 남겨진 충무공의 흔적과 마주하게 된다.

 

 
 
  멸치회무침은 오뉴월 지금이 제철

  독일마을 바로 앞에 위치한 물건항에서 그 유명한 물미해안도로를 타고 미조항까지 달린다. 남해 청정 바다에서 잡은 싱싱한 멸치를 맛보기 위해서다. 이 무렵 남해안은 멸치잡이로 활기가 넘친다. 경상남도 남해군은 통영 그리고 부산 기장과 함께 멸치 산지로 유명한 고장. 특히 멸치회무침은 산지가 아니면 맛보기 어려운 귀한 음식이다. 성질이 급해 잡히면 곧 죽는 멸치의 고약한 특성 때문이다. 남해군에 왔다면 반드시 멸치회무침을 맛보아야 하는 이유다. 멸치회무침은 갓 잡은 멸치를 손질해 뼈와 내장을 발라내고 막걸리로 만든 식초와 고추장, 갖은 채소를 함께 무쳐낸 멸치회무침은 부드럽고 새콤달콤한 맛이 일품이다. 멸치 회무침도 맛있지만 멸치쌈밥 역시 별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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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려해산국립공원 금산의 수려한 자태

  미조면과 이웃한 상주면에는 산으로는 유일하게 한려해상국립공원에 소속된 금산과 보리암이 버티고 있다. 701미터 높이의 금산 정상 턱밑에 자리잡은 보리암에 가려면 주차장에 차를 두고 셔틀버스를 이용해 매표소까지 이동해야 한다. 주말이나 휴일에 사람이 몰리면 한참 기다려야 할 때도 있다. 매표소에서 다시 15분 정도 걸어 오르면 마침내 보리암이다. 까마득한 절벽 끝자락에서 정면을 바라보면 짙은 푸른색의 바다가 가슴을 요동치게 만든다. 보리암 곳곳에 전망이 좋은 장소가 많지만 해수관음상 앞 전망이 가장 훌륭하다. 물론 다리품을 팔아 금산 정상까지 오르면 훨씬 더 아찔한 풍광이 펼쳐진다. 정상까지는 경사가 제법 가파른 탐방로를 따라 올라야 하지만 거리가 200미터에 불과해 금세 닿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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