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지금 어디를 가나 눈에 먼저 들어오는 것이 있다면 그 것은 아파트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특히 도심권으로 들어서다 보면 고개를 있는 대로 뒤로 바짝 젖혀야 제일 높은 상층을 볼 수 있을 정도로 하늘로 치솟은 수직 4각의 아파트가 마치 숲을 이루듯 수 십 개 동이 솟아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이런 고층 아파트를 볼 적마다 부질없는 생각이지만, 저 아파트가 수명이 다해서 철거를 하게 된다면 거기에 살고 있던 사람들은 어디로 이주를 해야 할 것인지? 또 전국에 널려있는 그 많은 아파트의 철거 폐기물은 어떻게 어디에 버릴 것인지? 또 아파트의 삶의 공간 내의 모든 에너지의 근원은 전기와 물인데 만약에 갑작스러운 천재지변이나 전쟁으로 인한 파괴가 되어 쉽게 복구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저 고층에서 사는 사람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 어쨌거나 지금의 현실로서는 우리의 주거 문화에서 아파트를 배제할 수는 없게 되었다.

  이 많은 아파트 단지가 된 곳은 불과 몇 년 전 만해도 논이나 밭 아니면 야산 지역이었다. 그러나 아파트 단지가 되면서 도로가 개설되고 기존 대도시로 연결되며 한 생활권이 되다보니 자연 도시화 되면서 학교, 관공서, 각종 유통시설, 문화시설 등이 들어섬과 함께 자연 생활환경이 좋아 지고 그래서 인구도 늘고 따라서 집값, 땅값이 오르게 된 것이다.

  요즘도 짓느니 아파트요, 원룸이요, 오피스텔이요, 주상복합이요 하는 고층 건물들이 치솟고 있다. 도심에 그리고 그 주변에 빈 땅들이 없다보니 기존에 있던 단독 주택이나 오래된 아파들을 헐고 그 자리에 짓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인가 새로 짓는 건물일수록 40~50층 이상 고층들이다. 새로 짓는 아파일수록 내부 구조나 시설들이 더 편리하게 하게 잘 되어 있어 자연 입주자들이 경쟁을 하게 되어 집값이 오르게 된다.

  이렇게 많은 아파트 속에서도 그 아파트의 어느 계층의 사람들이 사느냐에 따라 그 아파트단지의 품격과 값의 차이가 생겨서 높은 쪽에 사는 사람들은 낮은 쪽의 사는 사람들을 경멸하는 경향이 있는 것이다. 심지어는 같은 학교에 다니는 초등학생들 간에도 하등 급의 아파트 단지 이름을 붙여가며 같이 어울리려 하지도 않는다 한다. 그리고 벽하나 사이로 위아래 양 옆 사이에 가까운 다섯 이웃 사이이면서도 층간 소음으로 인한 나쁜 감정이 싹트고 드디어는 싸움으로 번져 폭력과 살인까지 일어나는 사건이 자주 벌어지곤 한다.

  거기다가 부부 싸움 끝에 불을 질러 자신의 집은 물론 이웃집까지 졸지에 화재의 화를 입히는 경우도 본다. 이 밖에도 주차 시비, 경비원 경멸의 인권 사건 등…

  이제 아파트는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새로운 주거 환경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그 아파트 자체는 지난날의 우리의 전통 가옥보다 여러 모로 편리한 삶의 구조로 되어 있지만 앞서 사례처럼 물리적인, 심리적인 역 기능도 있다. 이런 역기능을 해소하는 데는 건축자체의 완벽함과 이웃 간에 남을 먼저 배려하려는 마음과 이해와 화해 그리고 서로 친숙해지고
인정을 쌓아가는 풍토가 조성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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