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6일 전국 기초의회로는 처음으로 평택시의회가 '지방의회 의원 정당공천제 폐지 촉구 결의안'을 채택해 발표했다.
평택시의회 의원들은 “현행 정당 공천제는 정당 의사가 우선시 되는 바람에 주민 자율권이 침해당하고 있다”며 “바람직한 정책인데도 반대 정당은 무조건 비판을 하는 경우가 발생하는 등 지방행정이 중앙 정쟁에 편승한 다툼으로 변질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들은 정당공천은 자율권 침해는 물론 참봉사·참정치 폐해, 재력· 학력·공천헌금·계보 등을 우선시하는 부정부패의 온상, 지역 화합과 발전저해, 지역주민 이념경쟁으로 이어지는 폐해를 낳고 있다고 지적했다.
최근에는 기초자치단체장, 의원 정당공천제가 국회의원들 스스로 폐지 법안을 만들려는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 이처럼 이들 시의원들이 공천제 폐지를 주장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선거에서 드러난 정당 공천제 폐 해는 우선 공천비리를 들 수 있다.
기초의원 선거 출마자들은 정당공 천을 따내기 위해 유권자보다는 자신이 소속된 정당의 눈치와 공천 책임자들에게 줄을 서야 하는 공천 사슬로 잡음과 비리가 수없이 발생 되고 있다.
공천과정에서 기득권을 움켜쥐고 있는 지역 국회의원과 당원협의회 위원장들은 공천권을 무기로 전문 성 보다는 당과 자신에 대한 충성 심을 강요하면서 ‘자기사람 심기’ 와 ‘줄 세우기’로 지방선거를 좌지 우지하기도 한다. 이처럼 지방선거가 중앙정치에 예 속되면서 대부분의 후보자들은 유권자들의 표심을 잡기위한 선거전략 보다는 당선 가능성이 높은 정당의 공천을 받기 위한 공천 뒷거래에 대한 잡음이 끊이질 않았다. 공천을 받기 위해 수천에서 수억의 공천자금을 제공한 사실이 드러나 검찰의 수사를 받는 등 정치인들의 도덕 불감증이 그대로 나타나고 있다.
지역에서 시장, 도의원, 기초의원, 비례대표 등으로 당선되었지만 모두 걱정거리가 남아 있다.
올해 대선을 앞두고 공천에 대한 고마움을 표시해야 되는데 특별당비를 얼마나 내야 할지 고민이기 때문이다. 기업으로부터 돈을 받아 정치하는 정경유착이 정치자금법으로 단절 되자 정당은 공천제라는 돌파구를 마련, 지역 정치인들로부터 특별당 비 명목으로 돈을 긁어모으는 수작 으로 볼 수밖에 없다. 이런 형편에 지역 국회의원은 공 천을 낙점할 때 선거를 치를 자금이 넉넉한 후보를 선택 할 수 밖에 없고, 특별당비를 원만히 낼 수 있는 사람을 선호하는 것이다.
정치인으로 갖추어야 할 도덕, 청 렴성, 지역주민들의 지지등은 뒷 전이고 어떻게 돈을 모았든 돈이 많은 후보에게 공천을 주기 마련이다. 이에 참신하고 유능한 젊은이는 정치입문은 사실 어려울 뿐이다. 부정한 방법의 사슬에 걸려들어 지방선거에 당선된 의원도, 아쉽게 낙선한 후보자도, 이를 지켜보는 시민들도 애처롭기는 모두가 마찬가지라 작금의 세상이 서글프기까지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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