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혜 안에서 우리는 비로소 우리 자신을 바로 볼 수 있습니다.

  감리교의 아버지 웨슬리 목사님은 하나님이 자신을 보는 것처럼 자기 자신을 보는 것을 겸손이라고 하십니다. 은혜는 교만한 사람을 끌어 내립니다. 동시에 은혜는 수치 가운데 있는 사람을 끌어 올립니다.

  목사가 성도들의 가정을 방문하는 것을 심방이라고 합니다. 저는 해마다 대심방이면 심방대원들과 함께 성도들의 가정을 방문합니다.

  찬송을 부르고 기도를 드리고 말씀을 나누다보면 발견하게 되는 것이 있습니다. “문제가 없는 가정은 없다.”는 사실입니다. 어떤 믿음으로 어려움을 이겨냈는지를 들을 때는 많이 감동이 됩니다. 저 뿐 아니라 동참한 심방대원들도 참 많이 감동 하십니다. 내가 제일 힘든 줄 알았는데, 자신보다 더 힘든 상황 속에서 기쁨으로 상황을 이기며 살아가는 모습을 보기 때문입니다.

  지난 해에도 우리 교회 청년들과 베트남으로 5개국 연합수련회를 다녀왔습니다.  비교적 잘 사는 나라인 대한민국의 청년들은 그 곳에서 많은 도전을 받습니다.

  캄보디아 네팔 필리핀 베트남 친구들이 때로는 많은 것을 포기하고 예수를 따르려는 모습을 보기 때문입니다. 내게 있는 것이 얼마나 감사한 것들인지, 내게 주슨 것을 가지고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발견합니다. 은혜는 늘 높아진 마음을 낮은 곳으로 묶어 내고, 수치 가운데 있는 사람을 끌어 올리는 참 좋은 것임에 틀림이 없습니다.

  사도바울은 고린도 교회에 이렇게 편지합니다.

  나의 나 된 것은 하나님의 은혜로 된 것이라.

  감리교의 아버지 존 웨슬리 목사님의 별명은 ‘타다 남은 나무조각’입니다.

  웨슬리가 6살 때 웨슬리가 살던 목사관에 불이 났습니다. 당시 존의 아버지 사무엘 웨슬리는 목사님인데 정치에 관심이 많으신 분이었습니다. 지방의회 대표로 출마하여 대표연설을 하는 등 선거운동을 하고 있을 때, 반대파 사람들이 악심을 품고 웨슬리 목사의 집에 불을 지른 겁니다. 갑자기 난 불에 가족들이 뛰쳐나왔지만 어린 웨슬리는 여전히 불길에 쌓여있었습니다. 지나가던 키 큰 농부가 화염에 쌓인 집에 다가가서 어깨를 내어주고 그 어깨를 타고 올라가서 2층에 자고 있는 웨슬리를 구해냈습니다. 웨슬리 일기에는 이 일이 자세히 기록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고백하기를 나는 ‘타나 남은 나무토막’ 같은 존재입니다. 불구덩이에서 죽을 수밖에 없었던 자신을 건져 주신 하나님의 은혜를 늘 기억하였습니다. 그리고 그 은혜의 빛 아래에서 영국사회와 영국 교회를 새롭게 하기 위해 일어난 것입니다. 그 움직임이 감리교운동이 되었습니다.

  은혜 안에서 자기 자신을 보셨으면 좋겠습니다. 나를 비참함으로 구겨 넣는 각종 소리들로부터 자유로워지는 길은 내가 사랑받고 있음을 확인할 때입니다. 또한 나를 우쭐댐으로부터 겸손한 자리로 끌어내리는 길도 은혜의 빛 가운데에서만 가능합니다.

  2018년이 벌써 한 달이나 지났습니다. 은혜 안에 살아가는 복이 있으시기를 소망합니다.

 
 
한 명 준
서정교회 담임목사
감리교신학대학교 연세대학교 세인폴대학교에서 공부하였고
현재 서정감리교회 담임목사로서
감신대와 평택대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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