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학의 본고장 안동을 대표하는 공간

유학의 한 갈래인 성리학은 고려 말 중국으로부터 수입된 외래 학문이지만, 고려를 이은 새로운 왕조인 조선 왕조의 통치이념으로 채택된 이후 조선의 학자들에 의해 날로 연구의 깊이를 더해가 15-16세기에 이르러서는 종주국인 중국조차 이르지 못한 높은 수준의 학문적 성취를 이루게 된다.
이 무렵 조선의 성리학은 내용과 성격에서 중국의 성리학을 뛰어 넘는 독자적인 면모를 갖추고 있어 흔히 중국의 성리학과 구별해 ‘조선 성리학’이라 일컫기도 한다. 이 조선 성리학의 정점에서 있는 위대한 학자가 바로 퇴계 이황이다.
물론 조선 성리학이라는 큰 산맥의 줄기가 완성되기까지는 퇴계 말고도 실로 수많은 뛰어난 학자들의 공헌이 있었다는 사실은 말할 필요조차 없다. 그러나 그 어떤 이도 퇴계의 학문적 업적을 비켜 가지는 못한다. 흔히 퇴계와 쌍벽 을 이루었던 것으로 평가되고 있는 율곡 이이와 같은 빼어난 학자의 학문 세계조차 사실은 퇴계의 학설을 비판하고 극복하는 과정에서 형성되었다 해도 지나친 표현이 아니다. 이런 점에서 실로 퇴계는 15-16세기 ‘국제적 학문’으로서 조선성리학의 토대와 골격을 완성한 최대의 공로자인 것이다. 그 위대한 학자 퇴계 이황의 흔적이 가장 짙게 남아있는 고장이 그의 고향이기도 한 경상북도 안동이다. 안동에는 이황의 숨결이 서린종택이 있고, 어릴적 학문을 연마했다는 조용한 사찰 봉정사가 있는가 하면 후학을 가리키던 서당이 있고 그가 잠들어있는 묘소도 있다. 그러나 그 중에서도 퇴계의 고결한 생애를 되살려 주는 가장 상징적인 유적은 아마도 안동시 도산면 토계리에 자리 잡은 도산서원일 것이다.
 
주변명소 

하회마을

안동은 유학으로 대표되는 한국 정신문화의 큰 지류가 면면히 보존되어 이어 내려오고 있는 문화의 고장이자, 이를 데 없이 수려한 풍광을 자랑하는 휴양의 고장이기도 하다. 경상북도 ‘안동’하면 유명한 민속마을 ‘하회마을’을 떠올리게 마련이다. 실제로 하회마을은 연간 1 백만 명에 가까운 관광객들이 몰려드는 영남권 제일의 명소이다.

Point▶ 중앙고속도로 서안동 I.C - 34번국도 - 풍산읍 소재지 - 안교사거리에서 하회마을 방면으로 좌회전 - 하회삼거리에서 하회마을 방면 좌회전 - 하회마을 / 어른 2천원, 어린이 7백원, 소형차 2천원 / 054-852-3558(하회마을 관광안내) www.hahoe.or.kr

병산서원 

서애 유성룡을 배향하는 병산서원은 수려한 자연경관, 그리고 아름다운 주변풍경과 완벽하게 조화를 이룬 탁월한 조형감각으로 건축이나 역사를 전공하는 전문가들로부터 가장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귀중한 문화유산이다.

Point▶ 하회마을에서 나와 병산서원 방면으로 우회전 - 비포장길 따라 약 2.5km 진행 - 병산서원 / 054-849-5929

봉정사

신라시대 창건된 유서깊은 고찰로 안동의 불교 유적을 대표하는 문화유산이다. 규모는 작지만 경내 곳곳에서 고즈넉한 정취가 묻어나는 아름다운 절집이기도 하다. 봉정사에서 가장 눈여겨 보아야 할 것은 극락전이다. 봉정사 극락전은 현재 우리나라에 남아있는 목조건축물 가운데 가장 오래된 것으로 빛 바랜 단청에서 세월의 무게감이 느껴진다.

Point▶ 중앙고속도로 서안동 I.C - 34번국도 영덕 방면 - 안동시내 못 미쳐 송야사거리에서 봉정사 방면 좌회전 - 924번 지방도 - 봉정사삼거리에서 좌회전 - 봉정사 / 054-853-4181

가송마을

봉화와 안동이 경계를 이루고 있는 안동시 도산면 가송리는 한적하고 아름다운 시골마을이다. 그림 같은 청량산을 따라 낙동강 물줄기가 휘돌아 흐르는 이 마을에서 반드시 둘러보아야 할 곳으로는 도산구곡의 일부인 단사협과 고산정, 농암종택 등이 있다.

Point▶ 도산서원 - 35번국도 청량산도립공원 방면 - 농암종택·가송마을 이정표 보고 우측으로 진입 - 가송마을 / 054-856-3013(안동관광정보센터)

 
 
조선시대 서원의 전형 보여주는 빼어난 서원

도산서원은 그를 배향하고 그의 학문이 후학들에 의해 면면히 이어진 퇴계학의 요람과도 같은 곳으로 퇴계가 세상을 떠난지 4년 후인 1574년(선조 7년), 퇴계의 후학들과 고장 유림이 중심이 되어 퇴계가 생전에 제자들을 가르치던 ‘도산서당’ 터에 지은 서원이다. 또한 조선 성리학의 우뚝한 산맥의 정신을 기리는 서 원답게 조선조 말, 대원군의 추상같은 서원철폐령에서도 끄떡없이 살아남은 47 개의 서원 가운데 하나이기도 하다. 규모도 클뿐더러 풍광도 뛰어나 여러 면에서 조선시대의 서원의 전형을 보여주고 있는 대표적인 서원이다.
도산서원은 실제로 가보지 않은 사람 에게도 썩 낯익은 곳이다. 한동안 우리가 자주 사용하는 지폐에 퇴계의 초상화와 함께 서원의 전경이 그려져 있었기 때문이다. 지폐의 그림은 도산서당의 전경을 매우 사실적으로 묘사한 것으로 실제의 모습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
도산서원이 자리잡고 있는 도산면 토 계리 일대는 안동댐에 의해 가로막힌 낙동강 물줄기가 그림처럼 휘감아 흐르는 참으로 아름다운 시골 마을이다.
서원 입구에서 차를 내려 서원으로 향하는 길은 이 낙동강 물줄기를 따라서 걷는 참으로 운치 있는 길이다.
서원을 향해 방향을 틀기 전 오른편 강줄기 쪽을 바라보면 마치 물 속에서 방금 머리를 내민 것처럼 오똑하게 솟아오른 언덕의 경관이 예사 롭지 않다. 이곳이 도산서원으로 향하는 길에서 가장 먼저 발견하게 되는 유적인 ‘시사대’이다.
퇴계의 학문을 흠모해 마 지않았던 정조대왕이 퇴계의 뜻을 기리고 지방 선비들의 사기를 북돋기 위해 과 거시험을 치렀다고 한다.

 
 
수려한 풍광, 고아한 건물에 스민 퇴계의 숨결

이 시사대에서 방향을 틀어 산기슭을 향해 걸어가면 도산서원의 건물 일곽이 나온다. 현재의 도산서원 영역에는 퇴계가 생전에 제자들을 가르쳤다는 도산서 당도 포함되어 있다.
초등교육기관인 서 당이 단순히 학문을 가르치는 교육기관 이었다면 서원은 교육의 기능과 함께 선 현에 대한 제사의 기능까지 함께 갖추고 있는 고등사립교육기관이다. 그래서 서원에는 강당과 함께 반드시 제사 시설인 사당이 포함된다.
조선시대 서원의 일반적인 배치 형태 는 ‘전학후묘(前學後廟)’라 해서 학문에 관련된 시설을 앞에 두고 사당을 뒤에 둔 뒤 그 사이를 담장으로 막아 두 영역을 구분해 주는 것이 보통이다.
정문인 외삼 문을 들어가면 좌우에 선비들의 공부방 인 동재와 서재가 마주 보고 있고 그 뒤 로 강의실에 해당되는 강당이 자리 잡고 있으며 다시 그 뒤로 사당의 영역이 이어 지게 되어 있는 것이다.
도산서원은 이러 한 조선시대 서원 배치양식의 전형을 보여주고 있다. 다만 강당인 전교당, 사당인 상덕사, 동재와 서재 등과 같은 주요 건물 이외에 도 장서를 보관하는 장판각을 비롯, 관리 인의 거처, 그리고 도산서당에 딸린 건 물 일곽 등이 합쳐져 여느 서원보다 훨씬 규모가 크고 웅장한 느낌을 주는 것이 큰 특징이다. 서원은 선비들이 공부를 하며 심신을 수양하는 곳이기 때문에 조용하고 경관이 수려한 곳에 지어지는 것이 보통이다. 그래서 어느 서원이라 할 것도 없이 서원이 자리 잡은 곳은 경관이 매우 뛰어나다. 특히 단풍이 곱게 물든 가을철 도산 서원의 전경은 그야말로 선경이 따로 없다. 고매한 인격과 높은 학식으로 한국 성리학의 영원한 스승으로 남은 퇴계 선 생의 학 같은 기품이 절로 느껴지는 아름 다운 공간이다.

Point▶ 하회마을 - 916번 지방도 - 34번국도 영덕 방면 - 안동시내 - 35번국도 도산서원 방면 - 도산면 토계리 - 도산서원삼거리에서 우회전 - 도산서원 / 어른 1천5백원, 어린이 6백원 / 054- 840-6599 www.dosanseowon.com

맛집멋집

하동고택

하회마을 입구 하회장터에 자리하는 맛집으로 전통가옥을 그대로 식당으로 사용하고 있다. 간고등어와 헛제삿밥 그리고 안동찜닭 등 안동의 대표 먹거리들을 모두 맛볼 수 있으며 특히 사방이 트인 누마루에서 하는 식사는 매우 운치가 있다.

Point▶ 하회마을 입구 하회장터에 위치 / 간고등어정식 8천원, 헛제삿밥 8천원 / 054-853-3776 www.하회고택.kr

까치구멍집

안동호에 세워진 목재교각 월영교 앞에 위치하는 이곳 역시 간고등어와 헛제삿밥을 전문으로 하는 맛집이다. 안동호 외에도 안동시내 하회 마을에 있는 대부분의 식당에서 간고등어와 헛 제삿밥을 먹을 수 있다. 맛과 시설은 어느 곳 엘가나 대동소이하다.

Point▶ 안동시내 - 34번국도 안동댐 방면 - 월영공원 앞에 위치 / 헛제삿밥 7천원, 양반상 1만3천원 / 054-821-0006

고택민박

이왕이면 옛 정취를 살릴 겸 고택민박을 이용 해보는 것이 어떨까? 단순히 잠을 자는 곳이라는 개념을 떠나 도시에서는 맛볼 수 없는 색다른 체험을 할 수 있어 최근 들어 많은 인기를 끌고 있다.

Point▶ 054-853-3455(임청각 www.imcheonggak.com), 수애당(054-822-6661 www. suaedang.com), 지례예술촌(054-852-1913 www.jirye.com), 퇴계종택(054-855-8332)

농암종택 

낙동강변 절벽을 마주보고 있는 고택. 조선 전기의 문신 농암 이현보 선생의 종택이며 동시에 가송리를 대표하는 가장 이름난 명소이자 수백 년 역를 고스란히 간직한 문화재이기도 하다.

Point▶ 도산서원 - 35번국도 청량산도립공원 방면 - 가송마을 이정표 보고 우측으로 진입 - 가송마을 - 농암종택 / 7~15만원 / 054-843-1202 www.nong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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