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택시 문인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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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이 50에 운전면허시험에 도전을 했다. 자전거도 타 본적이 없는 나에겐 큰 도전이었다. 가장 큰 문제는 너무 늦은 핸들조작에 있었다. 코너를 돌 때 조금씩 늦은 핸들조작은 무서웠다. T자는 난코스 중 최상이었다. 지도 선생님께서 가리켜 주신 것을 조금만 벗어나도 그곳을 벗어날 수가 없었다.

  첫 시험은 운전학원 벽을 들이받아 보험처리를 하고 끝이 났다. 그렇게 코스시험을 보고 나서 차를 계약을 했다. 두 번째 코스시험은 T자에서 나오지 못해 시간초과로 탈락. 3수 만에 간신히 코스를 넘기고 주행이 남았다.

  그러나 미숙한 핸들 조작이 나를 불안하게 했다. 첫 주행시험은 유턴하다 노란 선을 밟아 조용히 핸들을 빼앗기고 두 번째 주행에서 합격했다. 생각보다 빨랐다. 아직도 여전히 미숙한 핸들조작과 불가능한 주차에 연수를 신청해 충분히 했다고 생각했다. 친구들에게 받은 충고는 절대 남편에게 운전연수를 받지 말라는거다. 그래서 학원에서 받았는데 차가 출고가 안대서 마냥 기다리다 차가 나왔다. 남편은 날마다 운전을 가리켜 주는데 전혀 소리도 지르지 않고 칭찬을 쏟아냈다. ‘아! 내 남편은 다르구나.’하며 좋아했는데 일주일이 지나며 슬금슬금 잔소리가 시작되더니 운전이 늘지 않는다며 구박이다. 그러면서 젊어서 배우라고 그렇게 말해도 안 듣더니 다늙어서 배운다고 잔소리다. 난 30대 40대 차가 절실히 필요했다. 아이들이 사춘기여서 정말 절실히 필요한 시기였다. 남편도 운전면허 따면 차를 사주겠다고 했다. 하지만 뻔한 살림에 찻값은 커녕 보험료도 벅찼다. 그냥 급하면 택시타면 됐고 아니면 걸어 다녔다. 1년 동안 택시를 타고 보험료만큼도 안 나오니 그게 싸고 편하다고 생각했다. 사실 남편의 직업상 우린 봉고차만 탔다. 남편이 지금 타는 봉고차로 일을 마칠 때까지 가야한다고 하지 않았다면 난 여전히 뚜벅이로 있었을 거다. 하지만 봉고차로 출퇴근만을 원하는 남편을 위해 차를 사기로 결심을 하고 나니 마냥 세워져 있을 차에 신경이 쓰였고 ‘택시비라도 아껴야지.’하며 운전학원에 등록을 했다.

  동네 친구는 같이 시험을 봐서 먼저 합격을 하고 비상등을 켜고 출퇴근을 강행했다. 다들 사고 없이 잘 다녔다. 그래서 친구랑 식당에서 만나기로 약속을 하고 각자의 차로 가기로 했다. 골목을 시속 5킬로로 나와 도로를 40으로 달려 길치인 나를 네비 아가씨가 이끄는 대로 식당에 도착했다. 나이 50에 도전은 아직 도전으로 남아있지만 다들 시간이 해결해 준다고 말하니 기다리리라. 요즘 운전자들이 양보도 안하고 보복 운전하고 그런다고 많이 들어 무서웠다.

  그런데 초보 딱지를 보고 많이 서툰 내 운전을 다들 빵빵거리지 않았고 끼어들기를 못해 헤매도 뒤에서 기다려주신 운전자분들이 많이 고마웠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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