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우리의 국회는 정쟁만 벌이는 모습으로 비쳐 왔다. 말로만 협치(協治)를 내세웠지 협치의 모습은 좀처럼 볼 수가 없다. 여와 야가 서로 정당의 이념이 다르다 보니 이견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그 이견을 잘 조율하여 하나로 만들어야 하는 것이 정치가 아니겠는가. 국민을 대변한다며 국회에 모인 국회의원들이 과연 국민의 뜻을 얼마나 대변했으며 국민의 뜻이 무엇인지,

국민이 자신들을 어떻게 보고 있는지 제대로 인식이나 하고 있는 지 모르겠다. 그러면서도 툭하면 국민의 뜻이라며 자신들의 주장만을 내 세운다.

새로 국회의원을 뽑고 원 구성을 하는 것을 보아도 적기에 원만하게 구성하는 것을 보기가 쉽지 않았다. 또 나라 살림살이하는데 가장 중요한 예산안이 법정기일 안에 여유 있게 통과되는 예가 거의 없었다. 거기다 여는 여대로, 야는 야대로, 피켓을 들고 어깨띠를 하고 시위하는 모습도 국민 앞에 자주 보여 주었다.

의사당 안에서 난투극을 벌이고 최루탄을 터트리고 해머로 문짝을 때려 부수고 공중 비양을 하는 모습은 국회 선진화법을 만들었기 때문에 사라졌지만, 이법은 의원 과반수가 아닌 3/5의 동의가 있어야 법안이 통과되게 된 법이므로 여건 야건 어느 쪽이던 3/5 이상의 의석수를 가져야 하게 되어 지난 19대 국회에선 여당의 의석수가 통과선 미달로 인하여 여당이 제출된 법안이 쉽게 통과를 할 수가 없는 상황이 되었다.

그러나 20대 국회에서는 처음부터 협치를 들고 나왔기에 기대를 해 본다. 더구나 대통령 탄핵에 이어 문재인정부가 탄생하는 과정에서 국회는 5당 체제에 여소 야대 상황이 되어 협치는 불가피하게 되었다. 문재인 대통령이 새로 취임하면서 각 당을 순방하며 대표들을 만나 협치를 약속하는 모습은 보기에도 좋았다.

그리고 대통령이 지명한 새 정부 총리의 국회 청문회도 잘 통과되어 정식으로 임명됨으로써 비교적 빨리 집무를 시작하게 된 것도 지난 정권에서 보지 못한 좋은 예이다.

그렇지만 앞으로 청문회를 거쳐야 할 장관들 그 외 고위 공직자들은 예측 불허다. 벌써부터 야당에서는 불허 방침을 강력히 내세우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공약으로 내세운 5대 배제 조건에 저촉됨이 드러난 때문이다.  지난 정권에서 이런 조건에 저촉되어 야당의 적극 반대로 낙마한 총리와 장관들이 여럿 있었지 않았던가.

정권이 바뀌어 야가 여가 되고 여가 야로 입장이 바뀌다 보면 이런 현상이 연출되는 것을 국민모두가 보아왔다. 그래서 ‘내가 하면 로맨스요, 남이 하면 불륜’이라는 말이 나오게 된 것이다.  물론 야당은 견제의 역할도 해야 한다. 그러나 반대를 위한 반대, 무조건 발목잡기 같은 행태가 여·야의 정권이 바뀔 때마다 마치 복수라도 하듯 되풀이 하는 것은 이젠 지양해야 한다. 더구나 20대 국회는 여소 야대 다당체제로 구성되었기에 협치가 안되고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을 것이다. 싸우는 국회, 막말하는 국회, 거리로 나가 데모하는 국회를 국민들은 원치 않는다. 20대 국회는 가장 모범적인 선진화된 국회로서의 협치의 전통을 세워 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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