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개월 전 갑의 아버님이 병원에 입원하게 되어 급한 김에 사채업자로부터 돈 1,000만 원을 빌리고 담보로 갑이 살고 있는 집에 가등기를 설정하여 주었습니다. 사채업자로부 터 돈을 빌린다는 사실이 왠지 마음에 걸려 변제기일 무렵 친구들로부터 돈을 빌려 사채업자에게 돈을 갚아 주려고 연락을 하였더니 사채업자는 ‘천천히 갚아도 된다.’고 하며 돈을 받지 않으려고 하였습니다. 사채업자의 말을 믿고 천천히 돈을 갚아도 될까요?

<해설> 차용원금과 이자를 공탁하고 가등기를 말소하면 됩니다.
  사채업자가 진정한 선의로 그와 같은 말을 하였다면 변제기일을 연장하는 내용의 약정서를 작성하고 천천히 갚아도 될 것입니다. 그렇지만 악덕 사채업자 중에는 담보로 설정하여 둔 집을 싼 값에 취득할 생각
으로 기일을 연장하여 준다고 속인 후 가등기에 기한 본등기를 하여 버리는 경우가 있으므로 주의하여야
합니다.

  이럴 경우에는 지체없이 차용원금과 이자를 가지고 채무이행지(변제하기로 한 장소, 통상 채권자의 주
소지임)를 관할하는 지방법원에 설치되어 있는 공탁소로 가서 공탁을 하여야 합니다. 공탁은 이와 같이 채
권자가 변제를 받지 아니하거나 받을 수 없는 때에 변제자가 그 채무를 면하기 위한 제도입니다(민법 제
487조).

  채무 전액에 대한 적법한 공탁이 이루어진 경우 채무는 공탁으로 인하여 소멸하고, 채무자는 공탁 이후
부터 채무불이행에 대한 책임도 지지 않습니다. 따라서 갑은 차용원금과 이자 전액을 공탁한다면 사채업
자가 돈을 받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갑의 채무는 소멸하였으므로 가등기를 말소할 수 있습니다(가등기담
보등에관한법률 제11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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