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런 이해관계나 원한관계도 없는 생면부지의 지나가는 사람을, 또는 남의 집을 무단히 침입해서 젊은 주부를 흉기를 휘두르고 때려 무참히 살해한 이른바 묻지 마 살인 사건이 요즘 며칠간 연속해서 발생하고 있다.
이중에는 과거 성폭력으로 여러 차례 전과의 기록을 갖고 전자발찌를 찬 범인도 있어 더욱 놀랍게 한다. 어떤 경우는 직장의 동료들로부터 따돌림을 받은 앙갚음으로 작심하고 퇴근하는 직장동료를 대기하고 있다가 달려가서 칼을 휘두른 자도 있다.
또 여대생 알바를 강제로 성폭행을 수차례하며 계속되는 협박에 못 견뎌 자살에 이르게 한 업주도 있었다. 그 동안에도 한 동네 사는 초등학생 여아를 납치하여 성폭행을 하고 살해하여 암매장한 사건도 여러 건 있지 않았던가.
퇴근하는 처녀를 흉기로 위협하여 강제로 자신의 집으로 데리고 가서 성폭행하고 잔인하게 살해해서 내다 버린 사건도 있었다. 또 편의점이나 마트에 난입해서 카운터 있는 주인이나 알바 생을 흉기를 휘둘러 살해하거나 상해를 입혀가며 돈을 빼앗아가는 강도 행위, 이렇듯 사람의 생명을 파리 모숨처럼 여기며 제 욕구만을 충족시키는 야수와 같은 인간들이 우리 곁에 낯모를 얼굴로 활보하며 살아가고 있으니 전쟁터도 아니고 어찌 마음 놓고 살 수 있겠는가.
사건이 나면 이들은 결국 체포되어 처벌을 받고 나온다. 그러나 개과천선하여 새 사람이 되는 경우는 보기 드물다. 전과의 기록을 안고 여전히 범행을 저지른다. 이들은 이미 사람이기를 포기한 사람이다.
하긴 이렇게 변질된 가슴 속에 무슨 뜨거운 피가 흐르겠는가? 닥치는 대로 다 해치고 잡히면 다시 감옥에 가면 그만이라고 생각하는 것 밖에는 아무 것도 없는 사람들이다. 이들을 ‘사회 불만자’, ‘사회적 외톨이’라고 한다. 이들이 이렇게 되기까지는 다 그럴만한 이유가 있었을 게다. 
물론, 원인을 찾아 그에 따른 치유대책을 세워 체계적으로 관리해 가면 되겠지만, 이는 우선 국가에서 할 일이고 일반 시민들도 일상생활 속에서 지나치게 내 취향대로만 살 게 아니라 남을 의식하고 남을 배려하며 남을 자극하지 않는 사회 풍토 조성도 필요할 것 같다.
무엇보다도 학교에서부터 인성교육을 바탕으로 한 교육이 이뤄져야 할 것이다. 요즘의 학교 교육이란 입시 위주의 교과 성적 올리기에만 치중했지 인성 교육이나 덕성 교육은 형식적이나 다름없다.
가정에서도 부모가 자녀들과 여유롭게 대화다운 대화를 할 시간도 별로 없다. 맞벌이 부부나 하루하루 생활에 급급한 가정 실태인데다 아이들은 학교 수업 외에 과외 수업에 내몰리거나 컴퓨터 게임에 몰두하거나 외톨이로 떠돌기도 한다. 게다가 청년 실업자가 늘다 보니 사회에 대한 불만만 쌓여 가고 자포자기한 심정에서 묻지 마적인 난동과 살인까지 벌이며 삭막하게 자신을 망가트린다.
이런 묻지 마의 폭행에 당하는 당사자나 그 가족의 울부짖는 처참한 상황을 보는 이웃과 국민들도 분하고 참담한 심정이다. 이런 일이 일어날 때마다 관계당국에서는 다시는 이런 일이 없게 하겠다고는 하지만, 다시 또 일어나니 말이다.  사람 되기를 포기한 사람들, 제발  사람으로 되돌아오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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