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서 가장 이국적인 여행지는 단연 섬이다. 요즘 전국 각지의 여객선 터미널에 가보면 눈에 띠게 증가한 외국인 관광객들의 숫자가 그것을 증명하고 있다. 심지어 외국인들이 즐겨 찾는 덕적도 서포리해변에는 ‘한국의 마이애미 비치’라는 별칭이 붙었을 정도. 섬의 특성상 과거에는 소수의 사람들만이 알음알음 찾아가던 것과는 대조적인 풍경이다. 몽환과 신비 그리고 아름다운 풍경이 살아 숨 쉬는 이국적인 섬 여행지들을 소개한다.

   동해 심해선 밖에 떠있는 외로운 섬 울릉도

  울릉도는 이제 쾌속선을 타고 2시간 30분이면 도착할 수 있을 만큼 가까운 섬이 되었다. 청마 유치환이 그랬듯, 동해 심해선 밖의 한 점 섬 울릉도로 떠나볼까.

 

 
 
  쾌속선이 등장하기 전, 배로 10시간 이상 거친 파도를 헤치고 가야 닿을 수 있던 동해 심해선 밖의 외로운 섬. 그러나 몇 년 사이 울릉도에는 많은 변화가 있었다. 관광객들이 가장 쉽게 접근할 수 있는 행남산책로는 탐방로를 정비해 말끔해졌고 북면 천부리 바닷가에는 국내 최초의 해중전망대가 들어섰다. 또한 울릉도 부 속 섬들 중 하나인 관음도와 본섬 사이에 연도교가 완공되면서 관음도가 품은 절경을 두 눈으로 직접 볼 수 있게 되었다.

  동해안에서 유일하게 사람이 사는 섬이자 우리나라에서 일곱 번 째로 큰 섬인 울릉도 여행의 시작점은 도동항이다. 관광버스를 비롯해 노선버스와 택시 등 울릉도 대부분의 교통수단이 여객선이 도착하는 이곳 도동항을 기점으로 움직이기 때문이다.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케이블카를 타고 해발 250미터 높이의 독도전망대까지 오르는 것. 쾌청한 날에는 전망대에서 87.4km 거리 떨어진 독도가 시야에 들어온다.

  해상유람선 타고 만끽하는 울릉도의 비경 행남산책로는 울릉도에서 가장 부담 없는 트레킹 코스. 도동리 여객선터미널에서 행남등대를 거쳐 저동 촛대암까지 해안절벽을 따라 절경이 이어진다. 산책로는 2.6km 길이로 편도 1시간 30 분 정도 소요되며, 길 끝자락의 촛대암은 일출 명소이다. 요즘 뜨는 명소로는 관음도와 해중전망대를 꼽을 수 있다.

  관음도는 가파른 절벽 때문에 접근이 어려웠지만 길이 140미터의 연도교가 놓이면서 그 빼어난 절경을 두 발로 걸어 확인할 수 있게 되었다. 울릉도 북쪽 천부에 위치하는 해중전망대는 바다 속을 훤히 들여다 볼 수 있는 수중 전망대로 바다 속 수심 6미터 지점의 풍경이 펼쳐진다. 해상유람선을 타고 울릉도의 또 다른 면모를 확인해 보자.

  삼선암을 비롯해 추산, 공암 등을 제대로 감상할 수 있어서다. 물론 해상 관광에서 가장 중요한 스팟은 역시 독도이다. 바위투성이의 이 작은 섬은 괭이갈매기, 바다제비, 슴새 같은 희귀 조류가 살고 있는 천연기념물(제336호)이다. 또한 주변에 가재바위, 독립문바 위, 촛대바위 등 기묘한 형태의 섬들을 거느리고 있어 볼거리가 많다. 독도로 가는 배는 저동항과 사동항에서 매일 출항한다.

   눈부신 금모래 해변 펼쳐지는 큰물섬에서 쉬어가다 덕적도

  다도해에 뜬 빛나는 진주 같은 섬 관매도 물빛 고운 섬 덕적도는 해당화가 지천으로 피어나는 서포리해변, 송림과 어우러진 바닷가 풍경이 아름다운 밧지름해변을 품고 있는 수도권 제일의 섬 여행지다.

 

 
 
  우리말로‘큰물섬’이라는 뜻을 가진 덕적도는 인천 연안여객 터미널에서 쾌속선으로 1시간 정도면 닿을 수 있는 가까운 섬 이다. 덕적도에는 서포리, 밧지름 등 3곳의 큰 해수욕장이 있어 여름 휴가철 수도권의 대표적인 바캉스 스팟이기도 하다. 최근에는 캠핑이 붐을 이루면서 덕적면 진리에 위치한 캠핑장을 찾는 사람들도 점차 늘고 있다.

  선미도, 울도, 소야도 등 8개의 유인도와 34개의 무인도를 거느린 덕적도는 덕적군도에서 가장 큰 섬인 만큼 섬 전체를 잇는 일주도로가 개설되어 자동차를 싣고 들어가기에 좋은 환경을 갖췄다. 쾌속선보다는 느리지만 차를 실을 수 있는 카페리를 이용하면 자월도를 거쳐 1시간 40분 만에 덕적도에 도착할 수 있다. 다만 휴가철이니 만큼 사람들이 몰리기 전에 배를 타려면 아침 일찍 서둘러 길을 나서야 할 것이다.

  또한 숙박할 곳이 한정돼 있으며 성수기에는 요금이 2배 이상 오르기도 하기 때문에 반드시 미리 예약을 하길 바란다. 국민관광지 서포리해수욕장의 황홀경이 여름에 사람들이 가장 많이 찾는다는 밧지름과 서포리 해수욕장을 찾아가 보자. 면사무소가 위치한 진리에서 서면 쪽으로 가다가 첫 번째 만나는 깨끗하고 아담한 해변이 바로 밧지름 해수욕장이다.

  해변 뒤로 노송들이 병풍처럼 둘러쳐져 있어 아늑한 느낌이다. 남쪽으로 언덕을 하나 넘으면 덕적도에서 가장 큰 해변인 서포 리에 닿게 된다. 밧지름해변에서 3km 거리에 불과한 서포리해 수욕장은 보통의 서해안 해변과 달리 물이 빠져도 뻘이 아닌 단단한 모래 해변이 속살을 드러낸다. 모래 또한 곱고 부드러워 맨발로 다녀도 부담스럽지 않다. 해변의 길이는 2km이며 폭은 물이 빠졌을 때 무려 500미터에 달할 정도로 넓다. 또한 거친 바닷바람 앞에서도 오랫동안 서포리를 지켜온 노송들이 절묘하게 조화를 이루며 아름다운 풍경을 연출한다.

   일주도로를 따라 돌며 명소들을 찾아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그 중에서도 가장 유명한 곳이 바로 덕적도 최고의 전망을 자랑하는 비조봉. 새가 날개를 퍼덕이며 날아가는 모습을 닮은 비조봉(飛鳥峰)은 덕적도를 한눈에 내려다 볼 수 있는 전망대로 유명 한 곳이다. 다도해에 뜬 빛나는 진주 같은 섬 관매도 물빛 고운 섬 덕적도는 해당화가 지천으로 피어나는 서포리해변, 송림과 어우러진 바닷가 풍경이 아름다운 밧지름해변을 품고 있는 수도권 제일의 섬 여행지다.

  다도해해상국립공원에서 가장 아름다운 섬 관매도.

  2km에 달하는 고즈넉한 해변과 곰솔숲에서 산책하고, 방아섬과 꽁돌, 하늘다리 등 기이하고 아름다운 관매8경을 만나보자.

 
 
  관매도는 진도 앞바다에 흩뿌려진 섬들의 군락인 조도군도에 속하는 섬이다. 그 모양이 마치‘새떼’같다 하여 조도(鳥道)라 불리는 어미섬 조도 주변에는 관매도를 비롯해 장죽도, 나배도, 관사도, 대마도 등 그림 같은 섬들이 숨겨져 있다. 조선시대 제주로 귀양 가던 선비가 잠시 관매도에 들렀을 때 해변에 매화가 무성 하게 핀 것을 보고 매화도라 불렀고 훗날‘매화를 볼 수 있다’ 는 뜻의 관매도(觀梅島)로 굳어졌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망망대해 한 가운데 일엽편주(一葉片舟) 같은 철부선에 몸을 맡긴 채 떠내려가기를 2시간여….“잠시 후 관매도에 도착합니다” 라는 안내방송이 무뎌진 현실감각을 일깨운다. 멀지 않은 곳에 관매도가 보이고 관매팔경의 1경에 해당하는 관매해수욕장이 시야에 들어온다. 울창한 해 송숲을 등지고 있는 길이 2km의 관매 해변은 한여름에도 한적한 편이어서 여유롭게 휴가를 즐기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알맞다.

  꽁돌과 하늘다리 보러가는 마실길 관매해수욕장은 백사장 표층이 매우 단단한 편이어서 경운기는 물론 1톤 트럭이 드나들어도 될 정도다. 이곳 주민들은 바지락, 모시, 동죽 따위의 갯것을 채취한 뒤 귀가할 때 경운기를 타고 이 해변을 지나다니고는 한다. 해변을 따라 길게 늘어선 방풍림은 곰솔이 모여 숲을 이룬 것이 다. 곰솔은 보통 소나무와 달리 겉껍질이 검고 마치 거북이 등처럼 갈라져 있는 점이 특징. 이 곰솔숲은 그 품이 깊을 뿐 아니라 나무 데크와 개수대, 화장실 등 야영하기 좋은 편의시설을 갖추어 캠퍼들 사이에 자주 회자되는 장소다.

  다른 국립공원과 달리 사계절 야영을 할 수 있어 더욱 좋다. 관매팔경을 제대로 보려면 배를 타고 섬을 한 바퀴 돌아야 한다. 그러나 관매팔경의 핵심경관으로 꼽히는 관매해변과 돌묘, 꽁돌 그리고 하늘다리 정도는 관매도판 올레길인‘마실길’을 걸어서 돌아 볼 수 있다. 섬에 들어온 외지인들이 가장 즐겨 찾는 길은 역시 관호마을을 거쳐 꽁돌과 돌묘를 지나 하늘다리까지 다녀오는 코스. 선착장에서 관호마을까지 0.7km, 관호마을에서 꽁돌까지 0.6km, 꽁돌에서 하늘다리까지 1km 거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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