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양 얼음골과 호박소
영남알프스에서 불어오는 얼음바람
 
 
  밀양시 산내면 삼양리 일대의 계곡은 영남지역의 대표적인 피서지이다. 당연히 여름에는 사람들이 몰리지만 그래도 주말을 피하면 한결 낫다. 얼음골은 이름 그대로 한여름 삼복더위에도 얼음이 어는 신비의 장소. 천황산 중턱의 해발 600미터 지점에 형성된 너덜겅지대를 중심으로 6월 중순부터 바위 틈으로 찬바람이 나오고 얼음이 얼기 시작한다.

  얼음골에서 나와 동천 줄기를 따라 조금 더 상류 방면으로 이동하면 시례 호박소 입구에 다다르게 된다. 영남알프스의 일원인 재약산과 가지산 사이의 거대한 화강암 암반지대를 따라 맑은 계수가 흘러내리는데 억겁의 세월 동안 물에 깎이면서 마치 절구의 호박 같은 모양을 하게 되어 호박소 혹은 구연(臼淵)이라 불리고 있다. 깊게 파인 소를 향해 흘러내리는 폭포수를 보고 있노라면 가슴 속까지 시원해지는 느낌이다.

  영남알프스의 고봉준령들을 한눈에 담을 수 있는‘영남알프스 얼음골 케이블카’도 반드시 타보길 권한다. 호박소와 얼음골 사이에 위치한 탑승장에서 케이블카에 오르면 해발 1,020미터 고지까지 순식간에 닿을 수 있다. 상부역사에서 약 250미터만 이동하면 사방이 탁 트인 전망대가 나오는데 이곳에서 가지산, 재약산, 신불산 등이 발아래 펼쳐진다.
경남 밀양시 산내면 얼음골1길 13-4
어른 1천원, 어린이 4백원 055-356-5640(얼음골 관리사무소)

봉화 백천계곡과 청옥산
열목어가 노니는 태백산 청정 계곡

 
 
  강원도 태백과 봉화군에 걸쳐 있는 태백산이 이제 곧 국립공원으로 지정될 예정이다. 빠르면 8월, 늦어도 10월 중에는 태백산국립공원으로 명판을 바꿔달게 된다. 사실 태백산은 오랫동안 민족의 영산이라 일컬어지며 수려한 풍경과 자연유산의 보고로 인정받아 왔다. 일각에서는 국립공원 지정이 너무 늦었다는 의견들도 있다.

  바로 이 태백산에는 아직 널리 알려지지 않은 비경들이 일일 손에 꼽기 어려울 만큼 많다. 그 중 한 곳이 바로 봉화 청옥산 자락을 따라 흘러내리는 백천계곡이다. 태백산과 청옥산 사이의 협곡을 따라 장장 40km에 걸쳐 흐르는 백천계곡은 아직 사람의 손이 타지 않은 원시의 아름다움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 그러한 환경 덕에 백천 계곡에서는 차갑고 깨끗한 물에만 서식하는 열목어를 볼 수 있다. 열목어 개체가 많이 발견되는 봉화 대현리 일대는 아예 천연기념물 74호로 지정되기도 했다.

  백천계곡은 보호구역이므로 숙박은 인근 청옥산자연휴양림에서 하면 된다. 봉화와 태백을 잇는 31번국도변에 위치한 청옥산자연휴양림에는 수령 100년이 넘어가는 소나무를 비롯해 잣나무, 낙엽송등이 울창한 숲을 이루고 있으며 숲속의 집, 휴양관 외에 야영장도 마련돼 있다. 목공체험장에서 나무목걸이, 나무피리를 만들어보는 목공체험도 인기가 좋다.
경북 봉화군 석포면 대현리 840
입장료 무료 054-673-6301(봉화군청)


합천 홍류동계곡과 가야산
유리알 같은 계수 굽이쳐 흐르는 가야산 자락

 
 
  가야산은 경상남도 합천군과 경상북도 성주군에 걸쳐 있으며 해인사와 홍류동계곡, 청량동 지구의 청량사 등 대부분의 볼거리가 합천군 쪽에 몰려있다. 특히 홍류동계곡을 따라 오르는 길이 6km에 이르는 트레킹 코스는 수백 년 세월의 풍파를 이겨낸 노송과 수려한 계곡 풍경이 어우러져 꼭 들러야 할 명소로 손꼽히고 있다.

  합천군은 바로 이 홍류동계곡을 따라 해인사에 이르는 길을‘해인사 소리길’로 지정해 탐방로와 편의시설을 마련해 놓았다. 홍류동 계곡을 따라 오르는 길은 초입부터 예사롭지 않은 풍경이 펼쳐진다. 국립공원 입구에서 해인사에 이르기까지 맑은 물이 굽이쳐 흐르는 풍경은 비교를 불허하는 절경을 품었다. 가을철에 붉게 물든 단풍잎이 물에 비친 모습 때문에 홍류(紅流)이라는 이름이 붙었지만 한여름의 홍류동계곡도 단풍철 못지 않은 자태를 자랑한다.

  해인사는 우리나라가 자랑하는 문화유산인 팔만대장경을 소장하고 있는 법보사찰로 널리 알려진 아름답고 유서 깊은 명찰이다. 더욱이 수려한 산세로 명산 중의 명산으로 꼽히고 있는 가야산 자락에 안겨 있어 사찰의 풍경이 그윽하고 아름답기로도 으뜸이다. 해인사는 이렇듯 운치 넘치는 가야산 중턱에 수채화 같이 고운 자태로 펼쳐져 있다.
경남 합천군 가야면 해인사길 122(해인사)
문화재 관람료: 어른 3천원, 어린이 7백원, 소형차 4천원
055-934-3000
www.haeinsa.or.kr

상주 오송폭포와 속리산
속리산이 부려놓은 절경 속으로 들어가다

 
 
  사람들은‘속리산’하면 우선 충청북도 보은군에 위치하는 법주사 일원을 떠올리고는 한다. 그러나 속리산국립공원은 충청북도와 경상북도의 경계에 솟아오른 고봉준령들의 집합체로 최고봉인 천황봉에서 흘러내린 물이 세 줄기로 나뉘어 각각 남한강과, 금강그리고 낙동강 상류를 이루게 된다. 이렇게 3개 시군에 걸쳐 있다 보니 법주사를 비롯해 화양구곡, 오송폭포 등 많은 볼거리와 문화유산을 품고 있기도 하다.

  그 중에서도 경북 상주시 화북면에 위치한 오송폭포 일대는 다른 지구의 명소들에 비해 인파가 덜 몰려 좋은 계곡이다. 속리산 신선대에서 발원한 계곡물이 빚어놓은 높이 15미터의 이 폭포는 규모가 크거나 화려하지는 않으나 울창한 숲 한복판에 자리 잡고 있어 그저 보는 것만으로 가슴 속까지 시원해지는 느낌이다.

  오송폭포는 문장대와 신선대, 천황봉 등으로 갈 수 있는 속리산 등산코스 초입에 위치한다. 화북분소 오송지구 주차장에서 오송폭포까지는 약 400미터 거리로 15분 가량 소요되므로 경사는 다소 가파르지만 부담스럽지는 않다. 오송폭포를 기점으로 오른쪽으로 이어지는 등산로를 따라 가면 문장대에 1시간 40분 만에 도착할 수 있다.
경북 상주시 화북면 장암리 1007
입장료 무료, 소형차(성수기) 5천원
054-533-3389(속리산 탐방지원센터) songni.knps.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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